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총회장 류영모 목사)가 세계교회협의회(WCC)를 둘러싼 논란에 대한 교단의 공식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28일 경기도 한소망교회에서 열린 106회 정기총회에서 채택한 ‘복음과 에큐메니칼 신앙’을 통해서다. 책의 부제는 ‘대한예수교장로회의 뿌리와 정체성’으로 교단의 정체성이 복음적 에큐메니컬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최근 들어 교단 일부에서 WCC의 신학이 종교 다원주의를 지향한다 등의 우려를 제기하며 교단의 분명한 입장을 밝혀 달라는 요구가 이어졌다.
류영모 총회장은 책 머리말에서 “우리 교단이 WCC 등 세계교회와 함께하다 절충주의와 혼합주의, 타협주의 신앙에 오염되지 않을까 염려하는 분들이 계신 걸 잘 알고 있지만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며 “만약 WCC가 동성애를 따르거나 종교 다원주의를 결의한다면 우리보다 더 보수적 신앙을 가진 정교회나 아프리카교회가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고 우리 교단도 몸을 던져 이런 사조를 막아 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물론 WCC 안에 급진적 내용의 연구와 보고서들이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연구의 영역으로 공식 결의된 일이 없다”며 “우리 교단이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는 든든한 기둥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WCC 선교국장을 지낸 금주섭 세계선교협의회(CWM) 총무도 ‘WCC에 대한 올바른 이해’라는 제목의 글에서 WCC의 정체성을 설명했다. 금 총무는 “세계교회협의회는 성경에 따라 주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이자 구주로 고백하며, 이에 따라 한 분 하나님이신 성부와 성자, 성령의 영광을 위해 공동의 소명을 함께 성취하고자 노력하는 교회들의 교제이다”라는 내용의 WCC 헌장 1조 1항부터 소개했다.
이어 “WCC는 용공이 아니며 종교 간 대화를 지향할 뿐 종교 다원주의를 지지하는 건 아니다”며 “WCC가 1989년 미국 샌안토니오에서 연 세계선교대회에서도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 외에 다른 구원의 길이 있다고 인정할 수 없다. 동시에 우리는 하나님의 구원하시는 능력에 어떠한 한계를 둘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며 무분별한 오해에 분명한 선을 그었다.
WCC에는 전 세계 110개국의 350개 주류 교단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또한 5억7000만명의 성도를 포함, 개신교의 80%를 대표한다. 교회의 협의체인 WCC에는 개인과 단체, 다른 종교는 회원이 될 수 없다. 우리나라에 복음을 전한 미국장로교회(PCUSA) 미국감리교회(UMC) 캐나다장로교회(PCC) 캐나다연합교회(UCC) 호주연합교회(UCA) 스코틀랜드장로교회(COS) 영국성공회(COE) 독일개신교교회협의회(EKD) 등이 WCC의 핵심 교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10.16.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