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발표한 학생 자살 통계에 폭력과 집단 괴롭힘으로 인한 자살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학생 자살을 예방하고 폭력과 집단 괴롭힘을 막으려면 철저한 자살 원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근 기독교사들 모임인 좋은교사운동(좋은교사)은 교육부와 통계청 등에서 발표한 ‘학생 자살 현황’ 통계 자료를 토대로 지난해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학생이 148명이라고 밝혔다.
이어 교육부 통계에 오류가 있어 청소년 자살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고 비판했다.
좋은교사에 따르면 교육부의 학생 자살 통계는 통계청에서 발표한 연령별 자살 통계 자료와 큰 차이를 보였다. 2019년 교육부 조사에선 6~18세 연령의 학생 중 140명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지만, 같은 해 통계청의 연령별 자살통계에서 10~19세는 298명이었다. 좋은교사는 교육부 통계에 학교 밖 청소년과 조사 대상 연령, 재외국민 등이 포함돼 있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도 2배 이상 차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 자료의 허술함도 꼬집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권인숙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통계를 보면 폭력과 집단 괴롭힘으로 인한 자살은 2016년부터 5년 동안 단 한 명도 없었다.
좋은교사는 “초기 ‘원인 미상’으로 보고된 사건들은 이후 원인이 밝혀져도 자살 원인에 반영되지 않았다. 심지어 폭력, 집단 괴롭힘에 따른 자살로 밝혀져 언론에 보도된 경우도 원인 미상으로 잡혔다”면서 “원인 미상에 포함된 상당수는 폭력, 집단 괴롭힘으로 자살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좋은교사는 청소년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라는 현실을 개선하려면 교육부가 통계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학생들의 자살 원인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먼저 학교가 사건 초기 교육부 등에 학생 자살 사안을 보고할 때 원인 미상으로 보고했더라도 추후 원인이 확인되면 수정할 수 있어야 한다. 학교에서 명확한 원인을 확인하지 못하면 교육부가 경찰 등의 협조를 받아 파악하는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교육부에 요청했다.
10.02.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