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협력자 적극 돕되 유럽을 반면교사로”

유해석 교수 등 이슬람 전문가들 조언

정부가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들을 국내로 이송하면서 환영과 함께 무슬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교계 이슬람 전문가들은 환란당한 이들을 위한 인도적 지원은 해야 하지만 무분별한 무슬림의 입국은 조심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유해석 총신대 교수는 1일 “정부는 특별기여자들을 돕되 앞으로의 이슬람 난민 정책을 신중하게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슬람은 일반 종교가 아니다. 원리주의자들이 전 세계 인구를 무슬림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로 군대를 운영하는 조직”이라며 “이슬람 난민 정책에 실패한 유럽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2015년 시리아 난민을 받아들였던 유럽 국가들에서 수많은 테러가 발생했고, 무슬림끼리 모여 살며 그들만의 ‘샤리아법’으로 통치하는 지역들이 생겨났다”고 전했다.

유 박사는 원리주의자들이 점령한 곳에서 살 수 없는 온건한 무슬림들은 비슷한 문화권의 인근 국가로 가고,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재정적 지원을 하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아프간 난민도 같은 종교를 가진 파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지로 간다면 훗날 아프간이 안정됐을 때 나라 재건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순 아신대 중동연구원 수석연구원 역시 극단적인 이슬람 포비아(공포)에 휩싸이면 안 되지만 대책 없이 무슬림을 받아들이는 것도 위험하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아프간 특별기여자들은 대체로 온건한 무슬림이고 엘리트이며 어린아이들이 많다”면서도 “영국의 경우 1980년대 한두 개에 불과했던 모스크가 현재 1800여개에 달할 정도로 이슬람의 전파 속도는 엄청나다. 난민을 안타깝다는 감정으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냉정한 판단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연구원은 한국교회가 이슬람에 대해 배타적이고 무례하게 행동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무슬림 입국 제한이나 모스크 건축 반대 등은 시민사회 단체에 맡기고, 한국교회는 무슬림에게 사랑을 베풀고 복음을 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지혜롭다”며 “한국교회가 무슬림을 반대하고 나서면 기독교가 자기중심적인 종교로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슬림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은 어렵지만 가능하다. 국내 이주 노동자들과 예배를 드리고 있는 노규석 온누리M센터 목사는 “2017년부터 19년까지 3년간 온누리M센터에서만 20명의 무슬림에게 세례를 줬다”면서 “만약 특별기여자들이 한국에 남는다면 대다수가 이슬람 및 탈레반에 실망했을 가능성이 커 복음이 들어갈 기회가 상대적으로 더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18년 입국했던 예멘 난민들이 한국교회가 도와줬던 사례를 기억하고 감사해하며 본국으로 돌아갔다. 무슬림들이 완전히 개종하지는 않더라도, 기독교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하는 것만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09.11.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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