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2019년 4월 형법상 낙태죄가 임신부의 자기 결정권을 침해한다며 헌법불합치 판결을 했다. 그러나 국회는 낙태죄 관련 법안의 입법 시한인 지난해 연말까지 법을 개정하지 않았고 지난 1월 1일부터 입법 공백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이를 틈타 무분별한 낙태가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생명존중운동이 곳곳에서 진행 중이다.
국제적인 낙태반대 기도운동 단체 ‘생명을 위한 40일 기도(40 days for life)’는 한국에선 처음으로 다음 달 22일부터 개신교, 천주교계와 함께 ‘생명을 위한 40일 기도 캠페인’을 펼친다.
개신교 대표로 행사를 진행하는 서윤화 아름다운피켓 대표(목사)는 4일 “‘생명을 위한 40일 기도’는 금식과 기도로 오직 하나님만을 의지해 낙태 종식과 낙태산업 종사자들의 프로라이프(낙태반대) 전향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는 단체”라며 “지금까지 64개국, 900여 도시에서 10만여명의 봉사자와 2만여 교회가 참여해 8000번 넘는 기도 캠페인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캠페인은 10월 31일까지 40일간 매일 오전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서울 마포구 동교동 경의선숲길 인근에서 진행된다. 개신교는 수요일과 토요일 기도회를 진행하며, 나머지 요일은 천주교에서 진행한다.
서 대표는 “이번 기도 캠페인에선 준비된 팻말과 기도문을 낭독하며 기도와 금식 등 오직 평화적인 방법으로 태아 생명의 소중함을 알릴 것”이라며 “한국교회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헌법재판소가 정한 법조항 개정 기한이 8개월 넘게 지났음에도 국회에선 여전히 개정안 마련이 답보상태다. 종교계, 학부모단체, 여성단체, 미혼모단체, 입양단체 등 64개 시민단체가 연합해 낙태죄 전면폐지 반대운동을 펼치는 행동하는프로라이프(상임대표 이봉화)는 국회에 낙태죄 개정안 심의를 촉구하는 의미로 지난달 28일부터 ‘생명 트럭’ 운행을 시작했다. ‘생명 트럭’은 낙태 반대와 생명 존중 문구를 트럭에 부착하고 매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일대를 돌며 국민에게 한 생명이라도 더 살리고 지키자는 염원을 전한다.
행동하는프로라이프는 지난 2일 낸 성명에서 “지난 6월 낙태죄 형법 개정안 심의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 안건으로 상정됐지만 순위가 뒤로 밀려 심의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면서 “국민의 생명을 지켜줘야 할 정부의 속 보이는 지연 전략과 국회의 무책임이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 줄 법의 공백 상태를 만들어 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국회나 정부의 눈치 보기 행태는 실망을 넘어 정부와 국회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면서 “동물보호법을 강화하는 법안까지 나온 상황에서 태아의 생명을 보호해줄 장치는 아무것도 마련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통탄스러울 뿐”이라고 덧붙였다.
08.14.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