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에서 열리고 있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올림픽’을 현지 한인 선교사들도 경험하고 있다. 선교사들은 그동안 올림픽이 선교의 장이었지만 도쿄올림픽에선 사실상 선교의 길이 막혔다고 전했다.
재일한국기독교연합회장인 요코하마의 김경환 선교사는 28일 SNS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지난해 도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한국의 20여개 단체 찬양팀과 연합해 일본 현지에서 찬양전도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었는데 코로나19로 미뤘다”면서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올해는 올림픽과 관련해 새로운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도쿄도에선 27일 기준 2848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역대 최고치다.
선교에 어려움이 많은 이유가 비단 코로나19 때문만은 아니라는 게 선교사들의 얘기다.
24년째 후쿠오카에서 사역하는 황석천 선교사는 “일본 사람들은 한국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올림픽 개최에 부정적이다.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대회인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면서 “올림픽에 맞춰 선교를 할 수 없는 분위기”라고 했다.
반한 감정도 한인 선교사의 선교 활동을 위축시켰다. 최근 미국 남침례회선교부(IMB)가 도쿄올림픽 전도에 시동을 걸었다는 소식이 와 닿지 않을 정도다.
일본 현지 찬양집회와 대면선교도 막혀
신생선교단 제작 전도지로 소극적 선교
미 남침례교 신문인 ‘뱁티스트프레스’에 따르면 IMB 소속 동아시아 선교사들이 일본교회 기독교인들과 함께 지하철을 타고 기도하고, 전도자료 교환이나 영어 회화 등의 방법으로 일본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있다.
도쿄에서 사역 중인 김광현 선교사는 “미국 선교사들이야 올림픽 끝나고 돌아가면 그만이지만 현지에 있는 선교사들은 사정이 다르다”면서 “특히 한국인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아 대면선교 자체가 힘들다”고 설명했다.
대신 소극적인 방식으로 선교하고 있다. 일본의 선교단체가 올림픽 기간에 맞춰 제작한 전도지를 성도와 지역 주민들이 가져갈 수 있도록 교회에 비치해 놓는 방식이다.
김광현 선교사는 “1954년 일본에 세워진 초교파 문서선교단체 신생선교단이 전도지를 만들었다. 하나님의 응답을 받지 못하는 이들에게 ‘성경’에 답이 있다는 메시지를 담았다”며 “교회 문에 신생선교단 전도지와 마스크를 편하게 가져가도록 걸어 놨다”고 말했다.
신생선교단은 창립 이후 일본 교회 등에 성경과 전도지를 전하고 있다. 최근 한인 선교사, 한인교회 등과 연합 사역도 하고 있다.
08.07.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