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법안 반대”지역교계도 한목소리

교단 이어...본질상 포괄적 차별금지법과 같다

한국교회 주요 교단 등 기독교계가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평등에 관한 법률안’(평등법안)에 대해 잇따라 반대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이들은 평등법안이 포괄적 차별금지법과 궤를 같이한다며 즉각 폐기할 것을 촉구했다. 사회 분열과 역차별을 조장하고 신앙 양심 등을 해칠 소지가 크다는 것이다. 반대 움직임은 교계 연합기관과 지역교회 단체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고신과 예장대신, 예장합신은 최근 공동으로 낸 성명을 통해 평등법안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들은 “평등법안은 본질상 위장된 포괄적 차별금지법과 같다”며 “구별과 차별을 오해해 국가의 근본 체계와 병역제도 등의 법질서를 혼란하게 하는 법안”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 등이 발의한 평등법안은 모든 영역에 있어서 정당한 이유 없이 어떠한 사유로도 차별을 받지 않는 것을 골자로 한다. 동성애와 양성애를 포함하는 성적지향과 스스로 성별 결정을 가능하게 하는 성별 정체성에 대한 비판을 차별금지 사유로 규정하고 있고, 이에 대한 도덕적·종교적·의학적·과학적 평가와 가치 판단을 차별 행위로 간주한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발의한 포괄적 차별금지법과 비슷하지만 차별 영역에 제한이 없고, 차별 금지 사유도 더욱 광범위해 일각에선 ‘비정상적 구조를 가진 신전제주의 독재법’이란 말도 나온다.

이 때문에 예장합동 예장통합 예장백석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등 주요 교단들 역시 그동안 계속해서 평등법안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해왔다. 이들은 공통으로 “평등법은 평등을 앞세우고 소수 보호의 명분을 주장하지만, 도리어 다수의 권리를 제한하고 차별을 조장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이미 발효 중인 30여 가지의 개별적 차별금지법을 잘 시행하는 것이 차별을 막고 평등을 높이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평등법안에 대한 반대 목소리는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나오고 있다.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1일 대전시 기독교계 긴급대책회의에 참석해 평등법안에 대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는 “민주당이 소수자나 약자에 대한 보호와 같은 가치를 표방하고는 있지만, 성소수자에 대한 건 명확하게 돼 있지 않다”며 “당 대표적인 분들이 동참하고 있어서 당이 이 법 제정을 지향한다는 뉘앙스는 느낄 수 있지만 당론은 아니다”고 말했다.

교단 중심으로 진행됐던 평등법안 반대 운동은 교계 연합 기관과 지역교회 연합 중심으로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교회총연합이 지난달 22일 ‘위장된 차별금지법 반대와 철회를 위한 한국교회기도회’를 연 데 이어, 광주기독교교단협의회는 지난 22일 광주 본향교회에서 ‘평등법 독소조항 철폐를 위한 목사·장로·지도자 연합기도회’를 개최했다. 대전시 기독교계는 지역 1500여 교회들이 참여하는 구국기도회를 열기로 결의했다. 이들은 다음 달 15일 포괄적 차별금지법안과 평등법안에 반대하는 설교를 전할 계획이다.

07.31.2021

Leave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