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 비대면…교단 ‘9월 총회’ 깊은 고민

거리두기 격상으로 총회 준비에 비상 걸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수도권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하자 오는 9월 열리는 정기총회를 준비하던 교단들의 고민도 커졌다. 교단의 정기총회에는 최대 1500명 넘는 총회 대의원과 직원, 취재진이 참여한다. 회무도 오전 8시 경건회를 시작으로 밤 9시까지 진행되는 게 보통이다. 총회 기간 중 대의원들은 매끼 함께 식사하고 2명 이상이 숙소를 사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교단들은 대면총회 유지와 비대면 전환 사이에서 깊은 고민에 빠졌다.

예장합동(총회장 소강석 목사) 총회는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끝나는 시점까지 총회 준비를 잠시 멈추기로 했다. 애초 예장합동은 9월 13일부터 사나흘 동안 울산 우정교회(예동열 목사)에서 총회를 열 계획이었다. 예장합동 총회의 한 관계자는 “백신을 맞은 사람은 집합금지 인원 제한에서 제외된다고 해 이에 맞춰 총회를 준비했다”며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하면서 앞으로의 상황을 누구도 예측 못 하게 돼 총회 준비를 잠시 중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총회장 신정호 목사) 총회는 대면총회를 염두에 두고 있다. 오는 9월 28일부터 3일 동안 경기도 한소망교회(류영모 목사)에서 총회를 여는 예장통합은 인근의 거룩한빛광성교회(곽승현 목사)로 총대들을 분산해 거리두기를 지키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변창배 사무총장은 13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현재로서는 대면 총회를 연다는 기존의 결정에는 변함이 없다”며 “총회 주요 부서 부서장 인선도 해야 하는 등 여러 상황을 검토했을 때 모이는 총회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장백석(총회장 장종현 목사) 총회도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임원회를 열고 회의 형태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총회는 지난해 화상회의 플랫폼 줌을 활용해 비대면 총회를 개최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감독회장 이철 목사)는 오는 10월 말 제34회 총회 입법의회를 연다. 교단 헌법인 교리와 장정을 개정하는 입법의회에는 입법위원만 500명 참석한다. 기감은 직원과 취재진을 포함하면 참석자가 600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감 본부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한데 올가을에는 상황이 호전되길 바라고 있다”며 “입법의회가 열리지 못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는 아직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해와 같은 온라인 총회를 권했다. 이 교수는 “지금과 같은 추세가 그때까지 이어지진 않더라도 1단계로 떨어질 가능성은 극히 낮은 게 현실인 만큼 많은 인원이 밀폐된 공간에 모이는 총회는 지양하고 온라인 총회 같은 대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전국에서 많은 분이 한곳에 모였다 다시 전국으로 흩어지는 것 자체가 아직 매우 위험하다”고 우려했다.

07.24.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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