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교회와 총신, 내일로 힘차게 나가자”

예장합동 제 58회 전국목사장로기도회

“주여. 울게 하소서. 우리의 눈물 강물처럼 흘러 어둠 지나가고 아침 오게 하소서.”

헨델의 오페라 ‘리날도’에 나오는 아리아 ‘울게 하소서’가 경기도 용인 새에덴교회 예배당에 울려 퍼졌다. 라틴어의 원곡과 달리 한국어로 개사한 울게 하소서였다. 웅장한 오케스트라의 선율에 간절한 목소리가 더해졌다. 음을 붙인 노래지만 하나의 기도문과 같았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은 제58회 전국목사장로기도회 둘째 날인 1일 갈라콘서트 ‘불의 연대기’를 무대에 올렸다. 예장합동은 총회 역사를 불의 연대기라는 서사시로 정리했는데 여기에 곡을 붙였다. 독창과 코러스 등 총 11곡으로 구성됐고, 개혁보수신학의 불꽃을 지키기 위해 힘썼던 몸부림들이 담겼다.

곡이 끝날 때마다 예배당에 모인 참석자들은 환호와 큰 박수로 화답했다. 합동 교단의 시간을 함께한 이들은 그들이 지나온 시간들이 무대 위에서 재현되자 회상에 잠겼다. 일부는 눈을 감고 음악에 몸을 맡겼다.

직접 대본과 작사 작업에 참여하고 이번 콘서트의 총감독을 맡은 소강석 예장합동 총회장은 “이 서사시는 과거를 정리했지만 우리 교회와 교단 그리고 총신의 미래를 지향하게 한다”며 “오늘을 사는 우리가 현재 우리를 묶고 있는 줄을 끊고 내일로 힘차게 나가기를 다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날 이번 목사장로기도회 주제기도 한 ‘울게 하소서’라는 제목으로 설교 말씀을 전했던 소 총회장은 “선진들이 흘린 피와 땀과 눈물의 헌신과 기도의 역사를 잊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합동은 오직 순혈적인 보수신학 하나 지키려고 분리되는 아픔을 겪었다. 교단의 적통성과 법통성을 우리가 가졌음에도 우리 교단 선진들은 현실적으로는 허허벌판 황무지로 나와야 했다”며 “그럼에도 기도의 눈물을 뿌리며 교단을 일궜다”고 전했다.

소 총회장은 “그러나 오늘날 우리의 모습은 어떻느냐”며 “어느 때부턴가 희생과 헌신의 역사를 잊어버리고 기도와 영성 운동보다는 정치가 앞서게 된, 교조적인 교단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인식은 기도회 설교자로 선 이들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첫째 날 저녁집회 말씀을 전한 오정호 대전 새로남교회 목사는 “코로나 시대를 지나면서 이 자리에 함께한 모든 분의 교회가 잘못된 거품을 빼기를 원한다”며 “오직 예수님의 신실한 제자의 모습으로 드러나길 소원한다. 비본질에서 본질로 나아가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둘째 날 저녁집회 설교자로 선 한기승 광주중앙교회 목사는 “우리 총회에 소리는 많은데 진짜 소리가 많지 않다. 어느 소리가 진실인지를 분간하기 어려워졌다”며 “교회 본질 가운데 하나는 바른 말씀의 선포다. 우리 총회가 하늘 소리로 채워지길 축복한다”고 말했다.

예장합동은 1964년부터 매년 목사장로기도회를 열어왔다. 올해 역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상황에서 방역 수칙을 준수한 채 진행됐다. 사전 등록한 700여명의 참석자는 ‘코로나19 신속 자가진단 키트’ 검사를 통해 검사 결과가 음성이 나와야만 입장이 가능했다. 합동 측은 실제 참석자 중 한 명이 양성이 나와 그대로 인근 보건소로 안내 조치했다고 밝혔다.

06.12.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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