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사이비 경계...봉사활동 속 검은 손길

신천지 등 이미지 세탁과 포교 노린 구호사업, 무료봉사

본래 목적은 자신들의 교리 전파임에도 이를 숨기고 봉사활동이 주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악용하려는 사이비·이단 종교 단체들이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사이비·이단종교문제 연구소 현대종교(소장 탁지원)는 최근 이런 내용을 담아 ‘이단들의 봉사활동 천태만상(千態萬象)’이란 제목의 카드뉴스를 제작했다.

현대종교에 따르면 사이비·이단이 펼치는 봉사활동 유형은 주로 다섯 가지로 정리된다.

먼저 구호사업형이다. 이단들은 코로나19와 같은 국가 재난과 비상 상황 시 기부나 구호물품 등을 지원하며 단체의 이미지 개선을 꾀한다. 대표적으로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써달라며 120억원의 기부금을 조성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에 전달하려 했다. 하지만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향후 신천지에 대한 정부의 구상권 청구 등 법적 분쟁이 벌어질 것을 고려해 이를 거부했다.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단들은 대부분 봉사 자체에 의미를 두기보단 봉사를 통해 얻는 이익을 활용할 목적이 더 크다. 때론 자신들의 봉사활동 내용을 정리해 관련 포상을 하는 정부 기관 등에 직접 추천해 수상을 노리기도 한다. 이른바 수상요구형이다.

한국교회가 이단으로 규정한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옛 안상홍증인회)가 독보적이다. 탁지원 소장은 21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이들은 지역사회나 국가적 재난현장에서 활동해오며 직접 관련 관공서 등에 연락해 수상을 요청하기도 한다”면서 “언론사에 광고비 등을 지원하며 해당 사례를 기사화하게 한 뒤 나중에 이를 이단 시비 관련 재판에 활용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스펙쌓기형도 있다. 이단은 벽화 그리기 봉사 등에 나서면 봉사점수를 채울 수 있다며 소속 청소년과 청년들을 미혹하기도 한다. 신천지는 마을정화 봉사에 나선다며 경기도 파주시의 한 담벼락에 벽화를 그렸다. 탁 소장은 미술대학 진학을 목표로 한 일부 학생 신도들의 경우 이를 입시용 포트폴리오로 제출하기도 한다고 했다.

상대적으로 의료 혜택을 받기 어려운 시골지역 노인들에게 마사지 등 무료 봉사를 해준다며 접근하는 의료건강형도 있다. 탁 소장은 “어르신들에게 좋은 인상을 보이면 그 가족과 자녀들에게도 이야기가 전해지니 상대적으로 젊은 층도 포섭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해외봉사형이다. 기쁜소식선교회(대표 박옥수)는 최근까지도 남미 지역에서 현지 청소년을 대상으로 ‘리더스캠프’ 등을 열었다. 국제봉사단원을 모집한다는 명목을 내세우지만 결국은 박옥수 대표의 성경 세미나에 참석하도록 이끌거나 자신들의 교리를 교육하려는 목적이 다분하다.

탁 소장은 “봉사단체일지라도 검증에 예외를 두지 말고 정체를 정확히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05.01.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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