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를 계기로 ‘맨땅에 헤딩’하던 사역에서 벗어나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선교’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스마트 선교의 선결과제는 선교사와 선교단체, 교회 간 전략적 삼각 협력관계 구축이다.
선교공동체인 선교한국은 지난달 22-23일 서울 서초구 주님의영광교회(신승훈 목사)에서 선교사대회를 열었다. 선교한국은 선교사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선교한국은 지난해 7-8월 회원 선교단체 소속 파송 선교사 103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브리지- 선교사 인식 조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선교사들은 코로나19로 갑작스레 귀국했거나 어려운 현지 상황으로 혼란을 겪고 있었다. 한국교회엔 ‘선교사와 소통을 통한 현지 사역 이해’(32.6%)를 바랐고 선교단체엔 ‘훈련과 재교육’(40.1%)을 요청했다.
대회 첫날엔 코로나19 시대 선교사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했다. 인터서브코리아 대표 조샘 선교사가 제시한 단어는 ‘벗’(Buddy)이다. 조 선교사는 “전환의 시기 선교사에게 가장 어려운 건 재정보다 자기정체성의 혼란”이라며 “한국교회와 단체는 선교사가 자기 정체성을 회복하는 데 벗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둘째 날은 코로나19 이후 선교사와 선교단체, 한국교회가 함께 가야 할 방향을 논의했다. 한국침례신학대 선교대학원 이현모 교수는 영상 강의를 통해 전략적 네트워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선교환경이 코로나19로 예상보다 빨리 ‘4기 시대’를 맞았다고 설명했다. 세계적 선교학자인 랄프 윈터 박사는 선교를 시대별로 3기까지 구분했다. 1기 땐 유럽 문화와 맞닿은 해변 지역에서 사역했고, 2기엔 내지로 확장했다. 3기는 미전도종족 선교에 초점을 뒀다.
이 교수는 “4기 개념은 아직 세워지지 않았지만 지리적 거리감, 문화적 장벽, 언어 인종적 간극을 넘어서는 토털 선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4기 선교시대에 맞춰 선교정책의 변화도 필요하다. 이 교수는 “‘맨땅에 헤딩’하듯 선교하는 게 아니라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하게 선교해야 한다”며 “한국교회와 단체는 온라인 강의, 플랫폼 구축 등으로 최전방에 있는 선교사를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누리교회 2000선교본부장 김홍주 목사는 코로나19 이후 진행한 선교 정책을 소개했다. 김 목사는 “우리교회는 이 교수가 말씀하신 걸 현실화하는 중”이라며 “한국에서도 선교 현장을 볼 수 있는 가상현실(VR) 기술을 도입하거나 미디어 선교사를 훈련하는 프로그램 등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04.10.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