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국가 간 이동이 어려워지면서 국내 체류 외국인 수는 줄었지만, 결혼이민이나 영주권을 취득하는 외국인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선교 전문가들은 한국 사회가 다민족, 다문화 사회로 전환하는 현상을 코로나19가 앞당겼다며 국내 거주 외국인에 대한 선교 전략에 변화가 필요한 때라고 진단했다.
통계청이 지난 11일 발간한 ‘한국의 사회동향 2020’에는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정기선 교수의 ‘코로나19 이후 내·외국인 출입국 및 외국인의 국내 체류 현황 변화’ 보고서가 포함돼 있다. 매년 발표되는 ‘한국의 사회동향’은 국민의 생활과 사회의 변화양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서술한 종합사회보고서다.
정 교수의 보고서를 보면 매년 늘던 장기 체류 외국인은 지난해 12월 252만명에서 올해 4월 현재 218만명으로 감소했다. 유학과 단순기능직 부문 외국인의 감소폭이 가장 컸다. 유학이나 연수로 한국을 찾은 외국인은 지난해 12월 18만1945명에 비해 올해 4월 현재 16만7449명으로 8.0% 감소했다. 비전문취업비자(E9)·선원비자(E10)를 받은 외국인과 방문취업비자(H2)를 받은 외국인도 같은 기간 각각 4.2%, 5.1% 줄었다.
반대로 결혼이민자는 지난 4월 현재 13만2998명으로 1.5% 증가했고 영주권을 취득했거나 영주자격을 받기 위해 장기체류하려는 외국인도 1.5% 늘었다.
최근 선교 기관들이 국내 거주 외국인 선교로 눈을 돌리는 상황에서 보고서 내용은 향후 선교 계획을 짜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미션파트너스 한철호 대표는 16일 “통계청 자료는 우리 사회가 다문화·다인종 시대로 가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한국교회와 선교단체도 이 같은 변화에 대비해야 하는데 준비가 부족한 상태”라고 전했다. 한 대표는 “그동안 국내 체류 외국인 선교를 타문화 선교로 봤지만, 한국 국적을 취득한 외국인도 한국인이라는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교회는 해외에서 활동하는 선교사처럼 국내 이주민 사역을 하는 선교사도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세아연합신학대학 김한성 교수는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은 자국민들끼리 네트워크를 형성한다”면서 “기존 한국교회와 선교단체가 외국인 대상으로 진행하던 복지 구제 등의 사역을 스스로 해결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법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찾아 도와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예를 들어 한국에 온 자녀가 제대로 교육을 못 받는 경우 기독교 대안학교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면서 “교회와 선교기관이 연합해 이들을 보호하는 법적 울타리를 만드는 데도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12.26.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