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혼출산, 생명윤리 파괴·가족 해체 부를 수도”

기독교생명윤리협 등 ‘긴급진단’ 포럼…다양 관점서 분석

‘비혼출산’은 생식의료 상업화, 여성의 임신도구화 등 심각한 생명윤리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비혼출산 논란은 방송인 사유리씨가 일본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아들을 출산한 사실을 알린 뒤 본격화됐다.

성산생명윤리연구소와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는 11일 서울 중국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비혼출산 문제점 긴급 진단’ 포럼을 진행했다. 이날 포럼은 비혼출산의 문제점을 신학, 법률, 여성 등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했다.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공동대표인 총신대 신학대학원 이상원 교수는 신학적 측면에서 접근했다. 이 교수는 “사유리씨가 개인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택한 시험관 수정방식은 윤리적 함정이 숨어 있다”고 밝혔다. 함정으로 꼽은 건 시험관 수정의 높은 실패율이다. 시험관 수정의 실패는 생명인 배아 파괴를 의미하는데 기독교생명윤리 관점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얘기다. 난자채취과정에서 여성의 신체에 피해를 줄 수도 있다.

이 교수는 또 “결혼에 대한 오해, 가족 해체를 초래하고 정자와 난자, 아기를 매매의 대상으로 전락시킬 수 있다”며 “비혼출산을 허용하면 발생할 심각한 문제를 진지한 토의도 거치지 않고 법제화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재진 교수는 법률적 측면에서 발제했다. 명 교수는 “‘생명윤리및안전에관한법률’은 상업적인 생식세포의 거래를 금지하고 형사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면서 “‘모자보건법’도 부부의 난임치료를 위해 난임시술 의료기관을 정하도록 했다. 비혼의 보조생식술은 국내법이 허용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한산부인과학회 보조생식술 윤리지침’은 비혼여성에 대한 보조생식술을 규제하고 있다”면서 “여성의 임신도구화로 인한 인격권 침해, 대리모 등의 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현재의 규제가 유지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생명윤리학회 고문인 박상은 샘병원 미션원장은 생식의료의 상업화를 우려했다. 정자와 난자는 거래되고 유전자 편집과 조작을 통해 소위 ‘맞춤 아기’를 가지려는 비혼 남녀도 많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원장은 “사유리씨 사정은 안타깝지만 생명의 존엄성과 가정 해체 등을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른인권여성연합 연구소장인 현숙경 침례신학대학교 교수는 “젠더 이데올로기는 남녀 결합으로 이뤄지는 가족의 형태를 전면 부정하게 만들었다”면서 “저출산 해결책으로 비혼출산을 제시하는 상황까지 연출했다”고 비판했다.

12.9.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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