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 좋으면 총살 운 나쁘면 수용소”

한국미래이니셔티브, 북한내 종교자유침해실태 발표

A씨는 중국 장춘 철북감옥에서 심각한 고문을 당했다. 기독교를 믿었다는 이유였다. 그는 철판 등받이가 있는 통나무 의자에 앉아 얼굴 앞에 쇠 기름대를 대고 있어야 했다. 간수들은 그를 3일 동안 잠을 재우지 않았고, 그 상태로 머리에 종이 봉지를 씌워 백산 감옥으로 이송했다. 그는 철사에 발목이 묶인 채 한 달 동안 그곳에 구금됐다.

비영리 인권단체 한국미래이니셔티브(대표 마이클 글렌디닝)가 지난 27일 국제종교자유의 날을 맞아 공개한 보고서에는 ‘북한 내 종교의 자유 침해 실태’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해당 보고서에는 2019년부터 7개월 간 진행된 북한이탈주민과의 인터뷰 117건의 내용이 기록돼 있다. 이들의 인터뷰로 확인된 피해자만 273명이었다. 그리고 그들 중 다수(215명)가 기독교인이었다.

A씨 얘기도 여기 수록됐다. A씨 얘기를 전한 응답자는 “A씨가 ‘자신은 하나님이 다른 계획이 있어서 북송될 수도 있겠다’고 했다”며 “‘33년 밖에 못 살았지만 이제 천국에 간다’고 했다”고 밝혔다. 응답자는 A씨를 북송된 후 양강도 혜산 도보위부 구류장에서 다시 만났다. 당시 A씨는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로 척추가 구부러진 채 쪼그려 앉아있었다고 한다. 그는 특정 날짜에 형을 선고받고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졌다.

한국미래이니셔티브에 따르면 A씨의 경우처럼 종교적 행위 혐의를 받고 중국에서 강제 북송되는 일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었다. 북한 당국이 피해자들에 대한 범죄 혐의로 적시한 내용 중 중국 내 종교 활동(110건)이 두 번째로 많았다. 이번 조사로 드러난 중국 내 북한 구금시설도 10개나 됐다.

11.07.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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