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단절을 느꼈고 수업은 수업 같지 않았습니다. 혼란스러웠고 모든 게 뒤집힌 느낌이었습니다.”
경기도 광명 구름산초등학교 교사 최경희씨는 기독교사연합 좋은교사운동이 3-5일 사흘간 온라인으로 개최한 ‘특별한 기독교사대회’에 참석하기 전까지만 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 수업을 진행한 올 상반기를 이렇게 기억했다.
기독교사대회 마지막 날인 5일 최씨는 “강의와 소모임을 통해 기독교사의 역할과 정체성을 고민했고 모든 기독교사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며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하겠다고 고백한 예레미야처럼 기독교사도 아이들을 위해 헌신해야 할 때임을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좋은교사운동은 시대 문제와 교육 회복에 필요한 교사의 역할을 고민하고 해법을 제시하기 위해 1998년부터 2년마다 기독교사대회를 진행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충남 천안 백석대에서 열려던 ‘2020기독교사대회’를 대신해 ‘특별한 기독교사대회’로 열었다. 사흘간 200여명의 초·중·고 교사들이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을 통해 설교와 강의를 듣고 소모임을 가졌다.
3-4일 이틀간 장동민 백석대 교수가 ‘여전히, 함께’라는 주제로 메시지를 전했고 5일에는 좋은교사운동 김영식 공동대표가 주제강연에 나섰다. 김 대표는 기독교사들에게 감사의 인사부터 전했다.
그는 “기독교사는 코로나19 상황에도 교육을 이어가기 위해 앞장섰다. 전화와 온라인으로 가정방문을 하며 아이, 학부모와 신뢰를 유지했고 저학년 학생들에게 학습 꾸러미를 보냈다”면서 “이 같은 노하우를 동료교사와도 공유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달라진 교육환경도 언급했다. 비대면 사회가 되면서 학생들은 인간관계와 공동체 속에서 자신의 삶이 자라는 경험을 할 수 없게 됐고 소득 격차는 학습 격차로 이어졌다. 김 대표는 “코로나19로 기존 교육체계가 갖고 있던 약한 고리들이 두드러졌을 뿐”이라며 “이미 오래전부터 있었던 문제”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달라진 교육환경에서 교사의 역할도 제시했다. 김 대표는 “교사는 단순 지식 전달자에서 학습 큐레이터로 역할을 바꿔야 한다. 학습을 기획하고 안내하고 지원하는 게 학습 큐레이터”라며 “나아가 아이들이 학습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 진단과 처방을 내리는 학습닥터의 역할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교사는 학생을 위해 부름받았고 학생을 지키는 자다. 기독교사라면 교육, 학교, 수업, 교사의 본질과 정체성을 지키고 이를 위협하는 것들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08.15.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