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성경학교 수련회 등 교회학교의 여름사역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규모를 축소하거나 대안을 모색하는 교회들도 있고 여름사역을 아예 준비하지 못하는 곳들도 있었다.
주일학교사역자연구소(대표 고상범 목사)는 지난 1일부터 약 2주간 전국 62개 교회의 담당 교사와 교역자를 대상으로 주일학교 여름사역에 관한 온라인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여름사역을 계획하거나 준비하고 있느냐는 물음에 21.7%가 ‘아니요’라고 답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보인다. 여름사역을 준비한다는 답변은 71.7%였다.
여름사역을 준비하는 교회의 10곳 중 7곳이 사역을 작년보다 축소하거나 다른 계획으로 대체할 것이라고 답했다. 축소한다는 답변이 45.8%로 가장 높았고 작년과 같이 진행한다는 답변은 27.1%였다.
고상범 목사는 “어려운 상황에도 많은 교회가 여름사역을 준비하는 건 고무적인 일”이라며 “주로 개척교회나 작은 교회들이 계획을 세우는 것조차 어려워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교회들은 숙박 형태의 기존 수련회 방식은 지양하고 온·오프라인 교육을 병행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준비하고 있었다. 수도권의 한 대형교회 고등부 담당 부목사는 “중고등부는 소규모로 모이더라도 유아·유치부 등 아이들 부서는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현장성을 살리면서 가정 내에서 신앙적으로 도움을 주는 등 온·오프라인을 병행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예 온라인으로만 진행하는 성경학교를 준비하는 교회도 있었다. 주일학교 성도가 20여명인 A교회 목사는 “화상회의프로그램인 줌(ZOOM)을 활용해 아이들이 가정에서도 실시간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개척교회의 경우 고민이 더 깊다. 서울의 한 개척교회 목사는 “최근 수도권 일부 개척교회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서 개척교회에 관심이 쏠려 원래 세우던 계획도 멈추고 결정을 못 하고 있다”며 “상황을 더 지켜본 뒤 최대한 조심스럽게 진행하려 한다”고 전했다.
고 목사는 “상황이 어렵더라도 아이들의 믿음이 성장하는 중요한 기회를 포기해선 안 된다”며 여름사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목회자들이 지레 포기하기보다 어떻게든 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전문 사역기관이나 교단들이 가정에서도 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으니 각 교회에 맞는 방법을 선택해서 활용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06.27.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