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이 클럽을 돌며 밤새 춤을 추는 서울 마포구 홍익대 앞 거리에서도 교회가 개척되고 있다. 유튜브 채널을 통해 존재하거나 카페와 문화 사역이 결합된 형태의 교회 등 이전엔 없던 새로운 개척 사례가 나왔다.
한국교회생태운동(대표 정영택 목사)과 크로스로드(대표 정성진 목사)는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총회창립100주년기념관에서 ‘제1회 개척교회 아이디어 공모전 최종 심사 발표회’를 열었다. 창의적이고 특성 있는 교회 개척을 독려하고 다양한 교회의 생태 숲을 만들어가자는 취지 아래 개척 2년 차 이하의 새로운 교회 사례를 공모했다. 1차 사전심사로 본선 4팀을 선발했고 이날 2차로 각자 10분간 발표회를 진행해 최우수 1곳을 선정했다. 한국교회사와 함께한 서울 남대문교회 새문안교회 연동교회 영락교회 목회자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홍대 앞 ‘움직이는교회’ 김상인 목사가 최우수상을 받았다. 김 목사는 “성전 문밖에 앉아 교회로 들어오지 않는 다음세대를 직접 찾아 나서기 위해 홍대 앞 거리에서 교회를 개척했다”고 말했다. 교회는 사랑을 남기는 선한 사마리아인이 되는 동시에 지속성이 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거리의 청년들에게 접근했다. 춤을 추며 밤을 새우는 10대들에게 “너희들 뭐가 필요하니” 물었더니 “춥고 배고파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래서 거리에 천막을 치고 떡국을 나누며 난로를 가져와 몸을 녹이게 했다. 금요일 밤부터 토요일 새벽까지 이른바 ‘불금’마다 매주 찾아오길 1년 6개월. 이제는 공간을 빌려 예배를 드리고 집 없는 청년들과 함께 공동 숙소를 운영하는 규모로 성장했다. 김 목사는 “교회 안에는 다음세대가 적지만, 교회 밖에는 10대들이 너무도 많았다”면서 “그들의 필요를 채우며 예수님 사랑으로 동행하는 게 전략이라면 전략이었다”고 말했다.
골목의 주목받지 못하는 작은 교회를 찾아가 목회자를 인터뷰하고 사역을 소개하는 ‘골목교회’는 유튜브 채널로 운영되고 있다. 허유빈 목사를 포함해 3명의 젊은 목회자가 함께하는데 모두 동네 작은 교회 목회자들의 자녀다. 허 목사는 “출석 성도 150명 미만의 언론에 소개되지 않은 교회를 찾아가 영상으로 인터뷰함으로써 지치고 위축된 목회자를 위로하고 다른 교회들과 연결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성도의 절반이 알코올 중독증 치료를 받는 상가교회, 농아인 성도를 이끄는 농아인 목회자 등을 소개하며 위로와 연결의 사역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동작구 숭실대와 중앙대 사이에 있는 ‘더주님의교회’ 신성운 목사는 지난해 9월 개척과 동시에 생면부지의 카페와 함께 성장해온 이야기를 전했다. 신 목사는 “카페에서 예배를 드림으로 개척 초기 재정적 부담인 고정 임대료를 아껴 사역전환에 힘쓰고, 카페는 교회모임으로 운영에 도움을 받으며 상생하는 형태”라고 소개했다. 공유워십센터를 만들어 문화사역을 교회와 연결하는 형태를 준비하는 박범 목사는 “지역교회의 주일학교를 연합해 진행하는 형태로 플랫폼이 되는 교회를 꿈꾸고 있다”고 발표했다.
심사위원들은 목회자로서 ‘개척’이란 말에 가슴이 뜨거워진다고 입을 모았다. 김운성 영락교회 목사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교회의 지평을 넓히는 모습에서 한국교회 희망을 발견한다”고 했다.
05.16.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