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영상예배, 드라이브스루 심방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교회가 활용한 새로운 콘텐츠들이 사회 전반에서 활용되고 있다. 온라인 강의를 위해 목회자를 초청해 강연을 듣고 드라이브스루 방식으로 과제를 전달하는 교사도 있다. 기독교 콘텐츠의 파급력을 확인한 만큼 코로나19를 계기로 교회가 이들 콘텐츠를 적극 활용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태훈 한주교회 목사는 예배 영상 실시간 중계 방법을 유튜브에 소개했다가 초등학교 온라인 교육 강사로 초청받았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장 김종준 목사) 총회미래자립개발원 교육팀장인 그는 지난달 18일부터 유튜브와 총회 홈페이지에 온라인을 활용한 예배와 소그룹 활동을 설명하는 영상을 올려왔다.
얼마 후 초등학교 6곳에서 강의를 요청하는 연락이 왔다. 그중 3곳을 직접 방문해 실시간 온라인 강의 방법을 설명했다. 교사들의 반응은 좋았다. 질문이 이어지면서 예정된 시간보다 1시간 가까이 강의가 연장됐다. 서울 노원구 화랑초등학교는 강의를 토대로 온라인 교육을 진행한 뒤 모범사례로 꼽혀 20여개 언론사가 취재를 하러 왔다.
김 목사는 “교회의 교육 방식과 콘텐츠를 보여줬을 뿐인데 교사들 모두 놀라워하고 그 방식을 인정하며 존중해줬다”며 “교회의 교육과 콘텐츠의 질이 높으면 사회에서 얼마든지 본받고 활용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교회에서 활용한 ‘드라이브스루 심방’이 그대로 적용된 교육 방식도 등장했다. 학생이나 학부모가 학교로 오는 게 아니라 교사가 직접 학생의 집으로 찾아가는 방식이다. 서울 관악구 영락의료과학고는 지난 21일부터 드라이브스루 면담을 진행한다. 교사들이 차량으로 학생들 집 앞을 찾아가 짧게 인사를 나눈 후 비타민과 과자, 편지 등이 담긴 선물꾸러미를 전달한다.
경기도 안양 새중앙교회(황덕영 목사) 등이 해온 드라이브스루 심방과 같은 방법이다. 새중앙교회는 지난달 22일부터 교역자들이 직접 학생 성도들의 집 앞으로 찾아가 선물꾸러미와 기도 제목을 나눠왔다. 이후 여러 교회가 이 방식을 빌려 심방에 활용해왔는데 교회를 넘어 학교까지 퍼진 셈이다.
김윤민 부목사는 “시기적으로 조금 더 먼저 고민하며 시도했던 사역이 다음세대를 아끼는 마음과 맞아떨어지면서 널리 활용되는 것 같다”며 “온라인을 통해 정보가 빠르게 공유되는 만큼 다양한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사역에 접목해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목회자들은 여기서 안주하지 말고 교회 콘텐츠를 더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태훈 목사는 “과거에는 교회의 문화적 콘텐츠를 사회에서 많이 차용할 정도로 교회가 앞서갔지만, 최근에는 부족한 점이 많았다”며 “이 시대의 소통 방식이자 언어인 온라인을 충분히 활용해 복음을 전하는 게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는 교회의 자세일 것”이라고 말했다.
05.09.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