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위기인 동시에 기회로 보고 한국교회에 중장기적 처방을 제시하기 위한 ‘코로나19 이후 직면할 위기 분석과 한국교회 세움 세미나’가 27일 경기도 용인 새에덴교회(소강석 목사)에서 열렸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부총회장인 소강석 목사는 환경적 요인과 신앙적 요인으로 나눠 변화상을 짚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를 지나며 확산된 반기독교 정서, 출석 성도수와 교회재정 감소 등으로 이 시대는 교회를 세우는 환경이 아닌 교회를 파괴하는 환경이 됐다”고 진단했다. 또 “성도들이 현장예배를 드리지 못하면서 영적 태만이 체질화되고, 교회에는 안 오면서 백화점 식당 카페는 자주 가는 세속화에 물들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소 목사는 “한국교회가 새로운 포맷, 사람, 마인드를 바탕으로 교회를 다시 개척하는 ‘다시 교회세움 운동’(처치 플랜팅 church planting)에 나서야 한다”며 최우선순위로 집회의 회복을 꼽았다. 그는 “한국교회 연합기관과 각 교단이 논의해 예배의 자리로 돌아오는 디데이(D-day)를 선포하고 그날을 ‘한국교회 새 출발의 날’ ‘슈퍼 선데이’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어 “다음 달 6일부터 적용될 예정인 ‘생활 속 거리 두기’를 고려해 10일이나 17일을 디데이로 준비하고 한국교회 성도들이 교회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독려하자”고 덧붙였다.
중장기적 처치 플랜팅 전략도 소개했다. 소 목사는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 말들이 사이버상에 난무하는 게 현실”이라며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 한국교회가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가 ‘코로나19 이후 정부 권력이 더 강화될 것’이라고 예견한 것에 주목해 한국교회 연합기관이 위기대응위원회(가칭)를 조직해 선제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두현 21C목회연구소장은 “회복의 골든타임을 놓치면 오는 9-10월 많게는 1만5000여 교회가 문을 닫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며 “대변화만이 한국교회가 사는 길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게 포스트 코로나 대책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성도들은 믿음의 역량이 드러났다며 “코로나 이후 한국교회엔 ‘예배 사수자’ ‘가상 예배자’ ‘교회 이탈자’로 성도들이 분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목회는 결국 믿음을 자라게 하는 일이며 목회자는 성도를 큰 믿음의 사람이 되도록 격려해야 한다”며 ‘믿음 목회’로 교회를 리플랜팅(replanting)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처치 플랜팅의 관건을 ‘목사가 바라보는 교회에 대한 관점’이라고 봤다. 김 소장은 “처치 플랜팅을 기피하는 교회의 특징은 익숙해진 목회 환경에 변화를 주기 싫어한다는 점”이라며 “목회자 스스로 비전의 청지기이자 번식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코로나19 7대 방역수칙을 지키는 가운데 800여명의 성도가 참석했으며 새에덴교회 유튜브 채널로 생중계됐다.
05.02.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