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공동대표회장 김태영 류정호 문수석)이 12일 “국회가 종교집회 자체 촉구 결의안을 발표하며 교회에 예배 자제를 촉구한 건 교회의 고뇌는 생각하지 않는 가볍고 안이한 결정”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분열을 멈추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해결에 함께 나설 것도 독려했다.
한교총은 이날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그레이스홀에서 긴급 상임회장회의를 갖고 이같은 뜻을 밝혔다. 회의에는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한교총의 김태영 류정호 문수석 공동대표회장을 비롯해 주요 상임회장단이 참석했다.
한교총 상임회장들은 이 자리에서 한목소리로 한국교회가 자발적으로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나서며 정부 등 방역 당국에 최대한 협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태영 대표회장은 “전국적인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한국교회도 초유의 사건을 맞이했다”면서 “경각심을 갖고 최선을 다해 정부의 방역 방침에 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7일 국회가 통과시킨 ‘종교 집회 자체 촉구 결의안’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했다.
김 회장은 “종교의 자유성과 교회의 구조를 모르고 그러는 것 같다”면서 “기독교계는 수직 구조의 의사결정체가 아니기에 개교회에 지침을 제시하는 방법 외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박 장관에게 “전 기독교계가 아낌없이 물자 지원 등을 하며 최선을 다해 돕고 있는데 공권력 동원 등의 얘기가 나오니 속상할 따름”이라며 “정부에서 교회와 신천지를 같은 집단으로 보지 않길 바란다. 교계가 자발적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자리에 참석한 각 교단 상임회장들도 코로나19 종식을 위한 한국교회의 자발적 참여를 존중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박 장관은 “그동안 기독교계에서 보여주신 방역 당국에 대한 협조와 지원은 잘 알고 있다. 감사하다”면서 “정부는 기독교뿐 아니라 모든 종교에 대해 강압적으로 간섭하려는 것이 아니다. 12일 아침에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국무위원들과 지자체장들에게 이 점 유의해달라는 협조의 말을 전했다”고 답했다. 박 장관은 해당 회의에서 일부 지자체가 보인 행정 명령에 대해 적절치 못하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장관은 또 “집단감염 예방 차원에서 교계가 앞장서 본을 보여주심에 국민도 감사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모든 예배와 종교 활동이 복구되고 다시 활성화돼 어려운 이들이 힘을 얻을 수 있도록 코로나19 종식에 함께 나서자”며 교계의 협조를 당부했다.
한교총은 회의 후 한국교회에 “변치 않는 하나님 말씀을 우리의 나침반으로 삼고 더욱 굳세게 앞으로 나아가자”면서 “겸손하게 우리의 죄와 허물을 돌아보며 하나님 앞에 엎드려 눈물의 회개 기도로 하나님의 지혜를 구하자”고 독려하는 내용의 목회 서신을 띄웠다.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과 교회 주변의 취약한 이들을 찾아 사랑과 용기를 줄 것 그리고 각자의 자리에서 예배자로 사는 삶에 충실할 것도 요청했다.
한교총은 오는 22일 오후 5시 주요 교단 대표들이 참여하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한국교회 특별기도회’를 갖는다.
03.21.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