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가 감독회장과 연회 감독을 제비뽑기로 선출하는 선거제도 개혁안을 검토 중이다. 제비뽑기 선거제가 통과될 경우 감독회장 및 감독 선거 과열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감은 ‘4년 전임감독회장’ 제도를 ‘2년 겸임제’나 ‘2년 전임제’로 전환해 감독회장에 집중되는 막강한 권한을 축소하는 방안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교단 내부에서는 제비뽑기 선거제와 임기 축소 방안이 함께 통과될 경우 감독회장 선거를 둘러싼 잡음이 상당 부분 줄어들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기감은 감독회장 선거 때마다 금권선거 의혹이 불거지면서 사회법에 따른 소송과 감독회장 직무정지 가처분 등이 반복되고 있다.
제비뽑기 제도는 지난 5-6일 열린 장정개정위원회(장개위) 공청회에서 공개됐다. 기감은 다음 달 29-30일 안산 꿈의교회에서 입법의회를 열고 교단 헌법인 ‘교리와 장정’을 개정한다. 장개위는 입법의회에서 다룰 안건들을 검토하는 위원회다.
공청회에서 공개된 안건들은 큰 변수가 없는 한 입법의회에 모두 상정된다. 입법의회에서는 토의 후 표결을 통해 헌법 개정을 결정한다.
기감 입법의원은 500명이다. 연회 감독과 지역 감리사, 평신도 대표 등이 입법의원으로 참여한다. 제비뽑기 제도의 경우 입법의원 재적 3분의 2가 찬성해야 통과된다. 몇 명이 참석하든 상관없이 최소 334명의 찬성표가 필요한 셈이다.
기감에선 전통적으로 제비뽑기에 대한 거부감이 크지 않다. 감리교를 창설한 존 웨슬리 목사가 제비뽑기를 통해 중요한 안건을 결정한 일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7년 입법의회 등을 포함해 몇 차례 제비뽑기 선거제도가 상정됐지만 번번이 부결됐다.
남재영(빈들감리교회) 목사는 최근 한 언론 기고문에서 “장개위가 공개한 개정안 가운데 백미는 감독회장과 감독 선거에 제비뽑기 제도를 도입한 점”이라면서 “입법의회 전까지 금권선거를 완전하게 차단하기 위해 더욱 정교하게 안건을 가다듬어 완성된 선거제도를 통과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09.21.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