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구(77·한국칼빈주의연구원장) 박사가 지난 24일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총회장 이승희 목사) 총회역사관에 스코틀랜드 장로교회 언약도들의 서명이 있는 ‘신앙고백(The confession of faith) 문서’를 기증했다.
문서기증 자리에서 정성구 박사는 “언약도(言約徒)운동 같은 진리투쟁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가짜 크리스천, 가면을 쓴 크리스천이 아니라 ‘진짜 크리스천’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가슴에 언약도를 새겼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제2의 교회개혁운동이라 불리는 ‘언약도운동’은 스코틀랜드 장로교 성도들이 성경적 진리를 수호하기 위해 투쟁했던 역사다. 국왕 찰스 1세가 ‘국왕은 국가의 머리인 동시에 교회의 머리’라는 칙령을 내리자 성도들은 “국왕이나 교황은 교회의 머리가 될 수 없고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만이 교회의 머리”라며 맞서다 박해를 받았다. 역사가들은 핍박받은 성도들을 ‘언약도’라 불렀고 1638년 이후 50년간 계속된 박해로 언약도 1만8000여명이 순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박사가 이번에 기증한 문서는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대, 자유교회 신학교, 영국의 대표적 종교 개혁자 존 낙스(John Knox)가 목회하던 성자일레스교회에도 없는 자료다. 그레이프라이어스교회에 보관된 원본을 그대로 담은 사본으로선 세계에서 유일한 것으로 경기도 성남 칼빈박물관에 소장하고 있다가 지난해 10월 처음 공개됐다.
이번 기증을 위해 특수지를 활용한 사본 제작 기법이 사용됐다. 덕분에 박물관에 소장된 문서와 동일한 크기(가로 70㎝, 세로 90㎝)와 질감을 구현할 수 있었다. 정 박사는 “한국교회 강단에서 좌로나 우로 치우치지 않는 선지자적 메시지가 성도들에게 전달돼야 하는데 그런 강단이 현저하게 줄고 있어 안타깝다”며 “여전히 ‘행복론’과 ‘개교회 성장 부흥’에만 초점을 맞추는 현실 속에서 언약도운동이 주는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스코틀랜드 장로교회 성도들의 신앙고백은 1776년 미국 권리장전의 기초가 됐을 만큼 사회적·역사적으로 큰 영향을 미쳤다”면서 “사회 문제를 관조적으로만 보지 말고 자신이 알고 있는 성경적 진리를 주변에 알리고자 하는 적극적 자세를 갖는 게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예장합동 총회역사관에서 진행된 기증식에는 총회 임원과 총회역사위원회 위원, 한국칼빈주의연구원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08.03.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