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대표총회장 이영훈 목사)가 11일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의 부적절한 정치적 발언에 반발, 한기총에 대한 행정보류를 단행했다. 행정보류는 탈퇴와 함께 교단이 연합기관에 취할 수 있는 강력한 조치 중 하나다. 모든 활동의 일시중지를 뜻한다. 기하성이 한기총 회원 교단 중 가장 규모가 크다는 점에서 한기총 입지는 더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기하성은 이날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정기실행위원회를 열어 한기총 행정보류 안건을 통과시켰다. 기하성은 “한기총의 현 지도부가 지나치게 편향된 정치적 시각과 관점으로 (한기총) 정관 전문에 표명한 설립 목적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사실에 심히 우려를 표한다”며 “한기총이 순수한 복음주의 운동으로서 본연의 모습을 회복할 때까지 한기총 회원교단으로서의 자격 및 의무와 관련된 모든 사항에 대해 행정보류를 결정하였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한기총 정관의 전문에 따르면 한기총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한국교회에 주신 사명에 충실하기 위해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으면서 연합과 일치를 이뤄 교회 본연의 사명을 다하는 데 일체가 될 것을 다짐한다고 명시돼 있다.
기하성은 “안타깝게도 한기총의 현 지도부는 지나치게 편향된 정치적인 시각과 관점으로 얼룩진 여러 가지 시국선언 및 각종 성명서들을 통해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단체로서 정관 전문에 표명한 설립 목적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한기총 회원 교단으로서 심히 우려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전 대표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 정부에 대한 색깔론을 제기하며 ‘문재인 대통령 하야’를 거듭 주장했다. 그는 “기도 중에 ‘이러다가는 대한민국이 없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각계각층과 대화를 나눈 뒤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며 “선언문 발표 후 찬반 논란이 일었지만, 기독교계 내부 특히 목회자의 90%는 선언 내용을 지지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해서는 문 대통령이 올해 말까지 스스로 청와대에서 나오는 방법밖에 없다”며 “하나님이 문 대통령의 지각을 열어주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청와대 앞에서 1일 단식 릴레이 기도회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문 대통령 하야’를 주제로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려 연말까지 1000만명이 동참하면 대통령직을 내려놔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전 대표회장은 미국 트럼프정부에까지 협조를 요청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드리는 공개서한’에서 “문 대통령은 북한의 김정은과 동조해 대한민국을 공산화하려는 위험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한국교회가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데 도움을 준다면 대한민국은 미국과 더불어 중국 복음화를 돕고 세계를 선교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기총이 이날 조선일보 광고란에 실은 ‘시국선언 지지 성명’도 파문을 일으켰다.
06.22.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