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만능주의와 인본주의에 물든 기독교를 어느 곳에도 전파하지 말 것.’
‘우리가 생각하는 교회 전통과 다른 형태의 교회가 생기더라도 제 역할을 다 하도록 기도할 것.’
밥 페더린 오엠에스선교회(OMS) 총재가 14일 ‘성결교회 통일선교 서밋’에서 ‘북한을 위해 기독교인이 해야 할 일’로 제안한 내용 중 일부다. 이날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행사는 OMS와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총회장 윤성원 목사)가 공동 주최했다. 페더린 총재는 이 행사의 ‘비전 메시지’ 강연자로 나섰다.
OMS는 1907년 세워진 한국성결교회의 모체가 된 미국 선교단체다. 현재 기성 총회와 서울신학대와 협력해 탈북민 신학생 장학금 및 영어훈련 등을 지원하며 통일선교에 나서고 있다.
페더린 총재는 강연에서 “남한은 복음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곳이지만 북한은 그렇지 않다”며 “통일선교를 준비하는 이들은 북한 사람이 복음을 접할 수 있는 가장 쉽고 효과적인 방법이 무언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북녘에 복음을 전할 때 우리는 물질만능주의와 인본주의에 물든 ‘잘못된 기독교’를 수출해선 안 된다”며 “이런 ‘거짓 복음’은 나중에 이를 받아들인 사람에게 공허감과 좌절감을 심어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예민한 말일 수 있겠지만 북한에 맞는 교회는 전통적 교회 구조와 다를 수 있다”며 “우리가 의도한 방식과 전혀 다른 형태의 교회가 생기더라도 그곳이 교회 자체의 모습을 찾아가도록 기도로 지혜를 간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선교지에서 ‘선교 대국’이 된 한국처럼 훗날 북녘 그리스도인이 세계에 선교사를 파송하는 그날을 위해 미리 기도로 준비하자고도 했다. 그는 “북한이 복음에 문을 개방할 경우 교회와 사역자가 생기는 것은 물론 스스로 세계에 선교사를 파송하는 운동도 펼칠 것”이라며 “반드시 올 그날을 위해 전략적으로 생각하고 기도로 준비하는 그리스도인이 되자”고 당부했다.
강연에 이어 기성 총회의 ‘통일선교 정책간담회’가 이어졌다. ‘교단 통일선교 정책 및 비전’을 강연한 김진호 총무는 “북한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 협력해 영양쌀과 의약품을 지원하는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통일선교 물꼬를 트려 한다”며 “이러한 지원뿐 아니라 통일 이후 북한 성결교회 복원과 그곳에서 섬길 목회자 양성을 위해서도 지속적으로 기도해 달라”고 말했다.
기성 소속 목회자인 쥬빌리 통일구국기도회 사무총장 오성훈 목사와 북한사역목회자협의회 사무총장 구윤회 목사는 교단 통일선교 정책에 대한 제언을 전했다. 오 목사는 “북한과의 교류·협력 확대로 점진적 통일선교가 가능해지면 교단 간 협력이 중요해지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며 “이를 감안해 타 교단 및 통일선교단체와 연합해 효과적으로 통일선교를 준비하자”고 제안했다. 또 “특별위원회인 북한선교위원회를 항존위원회로 격상해 교단 안팎에서 통일선교에 힘쓰는 인재들의 플랫폼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일 이후 북한에 세워질 교회를 ‘어린이센터’나 ‘방과후학교’ 형식으로 세우자는 제안도 나왔다. 구 목사는 “올해 말쯤 한국컴패션과 협약을 맺고 국내 탈북민 밀집 지역에 ‘어린이 센터형 교회’를 세우는 일을 준비하고 있다”며 “탈북민과 우리 자녀가 함께 자라나며 통일을 이뤄가는 이러한 형태의 교회가 향후 북한에 세워질 성결교회의 모델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05.18.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