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인구절벽’ ‘인공지능 시대’ 등 급변하는 문화 환경 속에서 교회는 세상과 어떻게 소통하고 지역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목회자들은 한국교회의 과제와 공공성 역할, 문화선교 등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국민일보와 문화선교연구원이 25일 서울 종로구 이화장길 동숭교회에서 공동 개최한 ‘2019 문화선교콘퍼런스’에서다. ‘교회, 문화, 그리고 미래’란 주제로 열린 콘퍼런스에 200여명이 참석했다. 콘퍼런스는 기조강의, 전체강의뿐 아니라 ‘지역사회와 공공성’ ‘새로운 처치플랜팅’ ‘교회공동체를 세우는 문화선교’라는 3가지 선택강의로 진행됐다.
콘퍼런스가 열린 교회 대예배실이 시작부터 가득 채워지는 등 뜨거운 열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 교단 내에서 ‘마을목회’가 화두가 된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고신 외에도 예장 합동·백석, 기독교한국침례회, 한국기독교장로회, 기독교대한감리회 등 교단과 지역을 초월해 참여한 목회자들이 많았다. ‘셀목회’ ‘전도 폭발’ 등의 주제가 아닌 문화목회를 주제로 한 콘퍼런스에 많은 목회자들이 모인 점은 현재 한국교회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남부은샘교회 내동교회 영신교회 전주제자교회 등 14개 교회는 담임목사와 부교역자 등 여러 명이 참석했다. 부교역자들과 함께 참석한 강진국(60) 청주 남부은샘교회 목사는 “지역에서 갤러리카페, 음악회 등 문화선교를 하고 있는데 그것을 더 체계화하고 사역자들과 비전을 공유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참석자 중 절반 이상은 중견 목회자였다. 오기정(57) 천안 좋은교회 목사는 “지역사회로 파고드는 교회 역할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했다. 변화를 줄 수 있는 사역 방법을 배우길 기대한다”고 했다.
젊은 사역자들은 노트북으로 강의를 메모하고 휴대전화로 촬영하는 등 열정적인 모습이었다. 배기훈(44) 서울 세상의소금염산교회 부목사는 “교회 문화위원회 담당 사역자로서 문화를 통해 다음세대와 소통하는 방향 등을 알고 싶다”고 말했다. 김성인(29) 안산광림교회 전도사도 “청년들의 일상과 삶이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해 고민이 많다. 다음세대와 소통하는 방법 등을 알고 싶다”고 밝혔다.
선택강의에서 9개 교회 목회자들은 카페와 도서관, 복지관, 음악회 등 문화의 다양한 이름으로 지역에서 주민과 소통하며 하나님 나라를 구현하는 사례를 소개했다. 서울 성암교회는 맞벌이 부부의 돌봄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방과후교실, 적은 비용으로 주민이 소통하는 ‘바오밥나무카페’, 청소년 자살을 막기 위해 만든 비영리단체 ‘좋은학교만들기네트워크’ 등을 열었다. “작은 교회가 이 같은 사역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조주희 성암교회 목사는 “지역사회를 자세히 살피면 지역의 아픔과 부족함, 요구하는 부분이 보인다. 작은 교회가 지자체의 여러 사역에 협업하기 쉽다”고 답했다.
임명진 서울 북악하늘교회 목사는 평소 책을 좋아하는 점을 활용해 도서관과 카페 사역을 목회에 접목했다. 임 목사는 “무조건 도서관과 카페를 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목회자 자신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것, 그리고 지역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야 한다”면서 “어떤 사역이든 진정성이 발현되기 위해선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03.30.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