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장병들의 평일 외출이 가능해졌다. 다음 달부터는 부대 내에서 휴대전화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병영문화가 급변함에 따라 주일예배 출석률이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은 가운데 새로운 군선교 전략을 모색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강원도에서 활동하는 한 민간인 군 사역자는 13일 “장병들이 다음 달부터 휴대전화가 허용되면 입대 전에 출석하던 교회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주일예배를 드리겠다고 해 깜짝 놀랐다”면서 “영내 교회에 아예 나오지 않을 것 같아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장병들은 지난달부터 평일에도 한 달에 두 차례 오후 5시30분부터 9시30분까지 외출할 수 있다. 평일 외출은 휴가자를 포함해 부대 전체 병력의 최대 35%까지만 허용된다. 다음 달부터는 평일 오후 6-10시, 휴일 오전 7시-오후 10시 개인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다. 현재 일부 부대에서 이 제도를 시범 운용 중이다.
경기도의 한 해병부대 A군목은 “교회에 잘 나오던 한 장병이 수요예배에 나오지 않아 알아보니 동료들과 부대 앞 피시방에 다녀왔더라”면서 “갑작스레 확대된 자율이 신앙의 단절로 이어질까 두렵다”고 말했다. 이어 “초코파이를 먹겠다고 교회에 나오는 장병은 이제 많지 않다”면서 “장병들이 교회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선교 프로그램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앞으로 장병 심방 횟수를 늘리고 양육모임을 강화하는 등 ‘찾아가는 목회’에 집중하려 한다”고 밝혔다.
경기도의 한 육군 부대에서 복무하는 B군목은 “지난달부터 장병들의 평일 외출이 시행됐는데 초창기여서인지 아직은 큰 변화가 느껴지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4월부터 휴대전화 자율 사용이 허용되면 교회 출석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달부터 장병들에게 카톡으로 복음의 메시지를 담은 동영상을 전달하는 ‘휴대전화 심방’을 시작한다”면서 “신세대 장병들과 접점을 넓힐 기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군선교 정책 담당자들도 ‘양육’에 방점을 찍고 있다. 문장옥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 군경교정선교부 총무는 “장병들에게 여러 선택지가 생겼기 때문에 종교활동이 우선순위에서 밀릴 가능성이 있다”면서 “군선교의 무게중심을 양육으로 옮겨 소그룹 모임을 활성화하고 전문적인 상담을 늘리는 등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군종병 훈련도 강화해 이들이 내무반에서 ‘생활 심방’을 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대덕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 총무는 “군선교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등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면서 “장병들 단톡방을 만들어 양육을 위한 번개모임도 하고 온라인 심방도 하는 등 순기능을 선용하는 방안을 찾자”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