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24일 전국 곳곳에서 기념예배를 드리며 3·1운동의 원동력인 기독교 신앙 계승을 다짐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은 서울 종로구 서대문교회에서 ‘3·1운동 100주년 기념 감사예배’를 드리고 3·1운동 정신 계승과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승희 총회장은 “우리 신앙선배들은 조국의 주권을 빼앗기고 우리 언어와 문화를 누리지 못하는 현실 앞에 침묵하거나 외면하지 않았다”면서 “우리도 느헤미야의 자세로 조국을 가슴에 품고 헌신하고 결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최근 반기독교적·반성경적 분위기가 팽배하다”면서 “신앙과 윤리, 도덕이 무너지는 상황을 막기 위해 신앙선배처럼 무너진 조국의 현장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배에서 사와 마사유키 일본 그리스도교회 규슈노회장이 일제의 만행에 대한 사죄선언을 했다. 총회는 3·1운동에 참여한 왕십리교회에 현판을 증정하고 독립운동가 최재화(1892~1962) 목사의 유족인 최성구 장로에게 유공자패를 전달했다.
예장통합은 이날 전국 교회별로 ‘3·1운동 100주년 기념 공동예배’를 드렸다. 림형석 총회장이 시무하는 안양 평촌교회에선 성도들이 “우리는 이에 우리 조선이 독립한 나라임과 조선 사람이 자주적 민족임을 선언하노라”로 시작하는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태극기를 흔들며 애국가를 제창했다. 림 총회장은 “73년 전 하나님은 일본 제국주의를 물리치고 우리 민족에 해방을 주셨다”면서 “우리도 하나님보다 더 의지하는 것이 없는지 회개하며 민족의 통일을 위해, 영적 부흥을 위해 기도하는 성도들이 되자”고 당부했다.
부산 교계도 이날 부전교회(박성규 목사)와 동래시장 만세거리에서 ‘나라사랑기도회’와 ‘만세운동 재현’ 행사를 가졌다. 부산기독교총연합회와 부산성시화운동본부가 개최한 이날 행사에는 6000여명이 참석했다. 이덕주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장은 ‘죽어서 사는 생명의 길’이라는 설교에서 “나라사랑을 위해 기도할 때”라고 강조했으며, 특강 후 성도들은 동래시장 만세거리에서 ‘만세운동 재현행사’를 가졌다. 박성규 부전교회 목사는 “부산이 69년 전 풍전등화의 위기에 빠진 낙동강의 최후 방어선이 됐듯이 이번 기도회는 잠든 애국심을 일깨우고 신앙 안에서 애국애족의 정신이 계승되도록 간구하는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대전기독교연합회와 대전성시화운동본부도 이날 대전 새로남교회에서 ‘3·1절 기념예배’를 드렸다. 강사로 나선 박용규 총신대 총장직무대행은 ‘기독교와 민족’이라는 설교에서 “일제의 침략이 노골화될 때 기독교인은 독립협회, 독립신문, 독립군, 국채보상운동, 애국애족운동, 3·1운동을 통해 민족애를 발휘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00년 전 우리 민족이 위기를 만났을 때 기독교인들은 침묵하지 않고 독립운동의 횃불을 높이 들었다”면서 “우리도 민족과 교회를 책임지는 신앙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행사를 준비한 오정호 퍼스트코리아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연합 대표회장은 “대한독립만세운동은 조선의 1%에 불과한, 부활신앙을 가진 하나님의 사람들이 주도한 운동”이라면서 “기독교를 적폐시하는 분위기가 팽배한 시대, 하나님의 권위에 도전하는 세력에 맞서 믿음의 선배들처럼 나라를 위해 연합하며 기도할 때”라고 강조했다.
독립운동가를 다수 배출한 서울 중구 남대문교회(손윤탁 목사)도 ‘3·1운동 100주년 기념예배’를 드렸다. 이날 손윤탁 목사가 ‘찬송가와 함께 부르는 애국가’를 주제로 설교했으며 독립운동 때처럼 ‘올드 랭 사인’ 곡에 맞춰 온 성도가 애국가를 합창했다. 서울 마포구 신촌성결교회(박노훈 목사)도 이날 오후예배 때 ‘3·1절 구국기도회’를 특별순서로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