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 선교전략 연구소)
“좋은 세상이 되려면 교회가 건강해야 되고 이러한 교회를 위해서는 목회자가 훌륭해야 하고 이러한 목회자를 위해서는 신학교가 좋아야 된다”는 말이 있다. 이는 튼튼한 국방을 위해서는 출중한 인재들을 배출하는 좋은 사관학교가 있어야 된다는 말과 같다. 현재 한인 세계선교는 170여 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중 여러 나라에서 현지인 지도자 양성을 위해 한인 선교사가 주도하는 신학교들이 운영되고 있다. 이들 신학교 중 극소수를 빼고 대다수는 학교라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그 실상이 열악하다. 뭔가 혁신적이 변화가 필요하다. 이런 상태로 지속 된다면 그리스도의 일꾼들을 제대로 양산할 수 없을 뿐더러 현지 나라에서도 배척받을 수밖에 없다. 우리는 더 늦기 전에 하나님 나라 차원에서 마음을 비우고 개혁을 해야 한다. 그래서 정말 어디에 내어놓아도 손색없는 선교지의 대표적 신학교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1. 선교지의 신학교 실태
세계 여러 곳에 필요이상으로 한인 선교사들이 세운 신학교들이 우후죽순(雨後竹筍)처럼 있다. 각 선교부마다 신학교육을 주력 사역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성경학교 수준의 신학교들이 난립함으로 여러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좋은 학교가 되려면 훌륭한 선생, 잠재력 있는 학생들, 적절한 환경이 맞아 떨어져야 한다.
사실 선교지에서 신실하고 실력 있으며 사표가 될 만한 선생들을 찾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한국이나 미국 등에서 강사를 초청하고 통역을 붙여 강의를 진행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렇게 운영하다보니 교육 목표에 따른 체계적이고 일관성 있는 내용보다 시시때때로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학사 일정을 맞추게 된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소명과 역량 있는 목회자 후보생을 확보하는 것이다. 여기저기에서 볼썽사나운 사람 뺏기 경쟁이 일어나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신학교에는 소명은 커녕 학문적 소양과 성품 등 신학생으로서 자격이 되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사실 자질이 되지 않는 사람을 교육할 때 서로 힘만 들며 결과가 좋지 않다. 나아가 학교의 교육환경은 어떠한가? 열악하기 그지없다. 특히 창의적 접근 지역에서는 보안 때문 수시로 교육환경을 바꾸어야 한다. 불안하고 산만함으로 질 높은 교육을 하기가 어렵다. 이밖에도 현지실정에 맞지 않은 커리큘럼, 교육 기자제와 도서, 재정 등 넘어서야 할 문제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2. 개혁적 대안
선교지의 신학교 실태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된단 말인가? 첫째, 선교사들이 소속교단이나 파송기관을 초월해 신앙과 신학의 색깔이 유사하다면 신학교들을 과감히 통폐합해야 한다. 개인 혹은 집단 이기주의를 내려놓고 아름다운 연합을 추구할 때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것이며 현지나라에서도 박수를 받게 될 것이다. 만일 신학교들이 정리되면 교수 수급과 학생 선발 문제까지도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다. 나아가 선교지에서 나타나는 많은 부작용들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각개 전투식의 사역은 힘만 들고 효과도 없음을 우리는 다 알고 있다.
둘째, 교육내용을 서구신학이 깔아놓은 사변적인 교리(Dogma) 중심을 탈피해야 한다. 성경과 실천신학 중심의 커리큘럼으로 배정해야 한다. 여기서 배출되는 사람들은 학자가 아니라 교회를 책임질 전도자와 목회자들이 아닌가? 그들 중 학문에 자질이 있고 더 키울만한 사람들은 장차 유학의 길로 나가도록 도우면 된다.
셋째, 질 좋은 교육을 위해서는 해외 기관들과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학교는 크든 작든 학교이다. 한두 사람의 힘으로 운영될 수 없다. 따라서 한인세계선교사회(KWMF) 산하 신학분과 차원에서 서로 정보와 매뉴얼을 공유하며 당면문제들을 연구하고 같이 향상을 모색해야 한다.
넷째, 재교육의 기회를 얻지 못하는 많은 이들을 위하여 신학교 차원에서 ‘찾아가는 재교육 시스템, 통신을 통한 재교육 시스템’을 만들어간다면 현지 사역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장의 필요에 의하여 연장신학교제도(Theological Education by Extension)에서부터 사이버교육(Cyber Education System)이란 초현대적인 방법을 모색할 때가 되었다.
3. 신학교 운영
학교의 목표와 운영철학은 너무나 중요하다. 공장의 제품생산과 비교하면 이 목표와 철학에 따라 제품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목표(Objectives)를 먼저 분명히 하고 그에 따라 교과과정(Curriculum)을 설정해야 한다. 사람중심으로 형편에 따라 운영하면 배가 산으로 가기 쉽다. 신학교육은 영적인 요소(Spirituality)와 함께 지식과 기술과 선생들의 인격과 열정이 어우러져야 한다. 이런 면이 일반교육과 다른 점이다.
신학교육을 기능적인 측면에서 접근할 때에 교과과정에서, 성경신학(Biblical Theology)을 근간으로 하고 그 위에 조직신학(Systematic Theology), 역사신학(Historical Theology), 실천신학(Practical Theology)을 안배하는 것이 바르다. 방법론적으로도 자칫하면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 갇히기 쉽다.
예수께서는 제자들을 가르칠 때 공식적인 학교교육(Formal)보다는 비형식(In-formal) 교육과 생활 속에서 비공식(Non-formal) 교육으로 본을 보이셨다. 교육의 효과가 더 크기 때문이다. 우리 신학교도 의도적으로 계획하고 시작하는 공식 훈련 프로그램 외에 비공식 훈련과 생활 가운데 교육이 함께 어우러져야 한다. 이 세 가지 모델들은 적절히 하되 항상 예수님의 멘토링(Mentoring) 같은 방법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한 신학교에서 정규교육 외에도 과외활동을 통하여 선교운동에 접하는 훈련에 임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방학을 이용하여 학생들의 선교여행 등 선교활동을 권장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해서 동급생들이 공동체 의식을 강조함으로서 그들이 서로 동역자가 되도록 이끌어야 한다. 이후 선교지 신학교가 선교사로부터 현지인에게 리더십이 이양된 후에라도 현지인 리더십이 공고하게 될 수 있도록 사랑의 관심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맺음 말
선교지에서 “선교사 열 명보다도 현지인 지도자 한 명이 더 효과적”이라는 말이 있다. 선교사가 아무리 특출하다 할지라도 선교지에서는 그 한계성을 벗어날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눈앞의 산술적 수치에 연연하지 말고 교육의 100년 대계를 내다보며 사역에 힘써야 한다. 그것은 영혼구원을 위해 주님처럼 대중적 사역을 하되 초점은 가르칠만한 소수를 선발해 지도자로 키우는 것이다. 역사는 다수의 대중들이 아닌 창조적 소수에 의해 전개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인 세계선교의 미래는 간성(干城)을 양성하는 현지 신학교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과업을 위해서는 우리의 조급한 마음과 자기중심적인 사고의 틀을 벗고 힘을 합쳐야 한다.
우리 선교사들은 하나님뿐만 아니라 현지 나라와 역사 속에서 평가를 받게 됨을 항시 잊지 말아야 한다. 젊음을 송두리째 바치며 헌신했음에도 불구하고 칭찬은커녕 부끄러운 판단을 받는 다면 이보다 더 억울한 일이 있겠는가?
jrsong007@hanmail.net
04.06.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