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선교지역으로 변해가는 유럽

송종록 목사

(크로스 선교전략 연구소)

“유럽교회가 죽어가고 있다.” 이는 여러 선교학자들과 교회 지도자들이 걱정하며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유럽교회는 지난 2천년간 기독교의 중심적 위치에 서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힘을 잃고 고목나무처럼 변해가고 있다. 선교학자 레슬리 뉴비긴(Lesslie Newbigin)이 말한 대로 기독교는 지금 서구세계에 더 이상 아무런 매력을 주지 못하는 종교로 인식되고 있다. 오랫동안 세속화되어 온 유럽에서 교회는 생존을 염려해야 할 만큼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 어떤 사람들은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아 몰락할 것이라고도 한다. 유럽이 선교적으로 이바지하기는커녕 피선교지역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아무튼 이대로 방치할 경우 유럽의 미래가 암담하다. 이제 세계교회는 유럽교회가 더 나락으로 떨어지기 전에 대책을 세우고 일으켜 세워야 한다. 그렇지 아니할 때에 유럽은 물론 세계선교 차원에서 큰 위기에 봉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1. 영적 현황과 전망

 

유럽은 10,180,000km²으로서 지구 표면의 2%, 육지의 약 6.8%에 해당된다. 그 땅에 현재 약 50개국이 있으며 세계 인구의 약 9.8%인 7억4천만 명이 있다. Operation World 통계에 의하면 유럽 인구의 72.2%는 기독교인인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이는 문화적 기독교인을 의미한다. 실제로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한 비율은 4.2%에 불과하다는 안타까운 통계가  있다. 

여기서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기독교가 급속히 쇠퇴되고 있는 유럽에서 무슬림 인구가 급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30년 동안 유럽의 무슬림 인구 성장은 무려 300%에 달한다. 퓨 포럼의 연구에 의하면 현재 유럽에는 3천8백만의 무슬림이 있는데 이는 유럽 인구의 5%에 달하는 것이다. 프랑스에서는 이미 무슬림 인구가 전체 인구의 10%에 육박하고 있고, 네덜란드 6%, 오스트리아 5%, 독일 4.9%, 스위스 4.3%, 벨기에 4%, 영국 3%로 모두 성장 추세에 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20년 후에는 무슬림이 프랑스 인구의 약 25-30%를 차지하게 되고 39년 후에 프랑스가 이슬람 국가가 된다는 보고가 있다.  

 

2. 기독교의 쇠퇴 이유

   

현대선교의 아버지 윌리엄 캐리가 목회했던 교회당이 힌두교 종파인 제인교 사원이 되었다. 1910년 역사적인 세계최초의 에딘버러 선교대회가 열렸던 교회는 공연장과 에딘버러 페스티벌 매표소로 바뀌었다. 이는 유럽 교회의 쇠락을 단면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렇게 되기까지 주된 원인은 무엇인가? 

첫째는 세계 1, 2차 대전 이후 찾아온 “성경을 비신화화” 해야 한다는 자유주의 신학의 영향이 크다. 이는 인간 이성을 중시한 나머지 기독교의 초자연적인 세계를 부정하고 신을 인간의 범주 안에 가두는 오류를 낳았다. 초월적이며 절대성을 상실한 기독교는 생명력이 나타날 수가 없다. 

둘째는 세속화(Secularization)의 영향이다. 이는 인본주의 또는 합리주의로 표출된다. 바로 다원주의(pluralization), 맘모니즘, 동성애, 낙태 등 전통적인 윤리와 기독교 가치관마저 뿌리 채 흔들리고 있다. 

셋째는 국가 종교라는 획일화된 기독교 문화의 영향이다. 유럽교회는 국교(國敎)이기에 신앙의 순수한 면보다는 사회적, 문화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보니 교회나 성당은 생동감이 떨어지고 성장하려는 열정이 없다. 

넷째는 힌두교, 불교 이슬람 등 동양종교 거센 도전이다. 최근 유럽인 동양의 신비종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섯째는 가정이 붕괴되고 결혼과 출산을 꺼려하는 문화가 팽배하고 있다. 이에 교회가 노쇠화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3. 유럽 선교의 당위성

   

왜 유럽을 다시 복음으로 일으켜 세워야 하는가? 유럽의 교회가 자생 능력을 상실했다고 보는 사람들이 있지만 아직 회복의 희망은 있다. 따라서 유럽 교회가 살아나면 세계 선교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유럽에는 7억 이상의 인구가 있다. 이들에게는 뿌리 깊은 신앙 전통이 많이 남아 있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정치와 경제, 문화적으로 유럽이 세계에서 차지하는 역할과 영향력이 엄청나다. 특히 유럽의 국가들은 식민통치를 했던 나라들과도 비교적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유럽이 재복음화 된다면 세계 선교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또한 현재 유럽에는 수많은 난민들이 몰려들고 있다. 이들은 주로 이슬람권 사람들이다. 물설고 낯설은 땅에 온 저들은 생사가 달려있다. 홈그라운드로 오는 저들에게는 이슬람권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절호의 선교 기회가 온 것이다. 전략적으로 저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훈련시켜 장차 역으로 이슬람권 선교사로 파송하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

 

4. 유럽 선교 전략

   

이 단락에서는 전 둘로스 선교회 단장을 역임했고 유럽선교에 일가견을 가지고 있는 최종상 선교사의 견해에 살을 붙여 기술한다. 그는 “유럽에서 기독교가 소수종교로 전락한다면 영적 도미노현상이 북미와 아시아에도  미칠 것이다. 이로서 상황이 더 악화되기 전에 유럽 외부로부터 새로운 영적 지원과 개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첫째,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유럽이 기독교 대륙이라고 생각하는 성도들에게 그 곳의 영적 실상을 알리며 계몽해야 한다. 유럽이 피 선교지라는 인식이 자리 잡게 될 때 기도하며 헌신자가 생겨나게 될 것이다. 

둘째, 피터 와그너가 말한 것처럼 교회개척은 하늘 아래에서 가장 효과적인 전도방법이다. 교회개척은 유럽교회 성장을 위한 해결책이 될 것이다. 많은 고목이 쓰러져 갈 때 산을 다시 푸르게 하는 방법은 작은 나무를 많이 심고 잘 가꾸는 것이다. 

셋째, 유럽선교 네트워크 및 파트너십 구축이다. 유럽선교에 관심을 가진 국내외 한인교회들과 선교기관들이 교파를 초월하여 서로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비전과 전략을 나누며 연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처럼 교회와 선교단체 간의 긴밀한 협력이 이루어진다면 한국교회의 선교적 잠재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유럽선교의 열매도 극대화할 수 있다. 

넷째, 선교사를 파송해야 한다. 유색인종이 유럽에서 독단적으로 선교하기는 쉽지 않다. 자존심과 냉소주의로 가득 찬 저들의 콧대는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파송된 선교사가 현지 나라 교회의 일원이 되어 그들과 함께 하면 얼마든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맺음 말

   

유럽교회가 회복되어야 한다. 이유인즉, 유럽교회는 엄청난 저력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유럽교회의 선교적 헌신이 없이 북미주권과 제3세계 교회와 힘만으로는 세계선교를 감당할 수가 없다. 헌데 안타깝게도 지금 유럽교회가 신음하며 쇠락해가고 있다. 교회는 그리스도를 머리로 한 신비적 공동체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형제된 아픔을 나누며 넘어져가는 친구를 일으켜 세워야 한다. “와서 우리를 도우라”는 마케도니아인의 간절한 부름에 응답해 사도 바울은 선교 향로를 유럽으로 바꾸었다(행16:9). 이제 우리도 바울처럼 유럽을 낭만적으로 보기보다는 영적 시각으로 ‘新마케도니아 환상’을 볼 수 있어야 하겠다. 

jrsong00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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