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 선교전략 연구소)
송종록 목사 (대학선교, Ph.D)
오늘 우리 기독교의 선교는 심각한 병목현상 가운데 있다. 선교사들은 모두가 하나 같이 도움의 손길을 바라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후방의 교회는 그래도 많은 영적, 인적, 물적 선교자원을 가지고 있다. 허나 어찌된 일인지 서로 간에 소통이 잘 안되고 꽉 막혀 있다. 이러한 역사는 초대교회 300년을 빼고 지난 2천년 간 지속해왔다. 그것은 교회의 관제적 시스템과 무관하지 않다. 교회 안에 계급이 생기면서 사역자와 평신도라는 이원론이 정착하게 되었다. 이로서 교회는 선교를 위해 선교사라는 대표선수 몇 명을 보내고 느긋하게 뒷짐을 지고 왔다. 그 결과 선교의 확장성을 더디었으며 복음화율도 인구증가율을 따라잡지 못했다. 주님의 지상명령! 이 사명완수를 위해서는 교회가 근본적으로 체질 변화를 해야 한다. 선교는 결코 교회의 여러 기능 중 하나가 아니라 존재론적 사명이다. 그러므로 미래선교의 관건은 교회와 선교지간의 병목현상을 뚫고 성도들을 얼마나 선교적으로 동원되느냐에 달려있다.
1. 병목현상(Bottleneck)의 선교적 실제
병목현상이란 전체 시스템의 성능이나 용량이 하나의 구성 요소로 인해 제한을 받는 현상을 말한다. "병목"이라는 용어는 "지니고 있는 것이 물"이라는 비유에서 가져온 것이다. 물이 병 밖으로 빠져나갈 때 흐르는 속도는 빠져나가는 관의 너비에 비례한다. 병은 일반적으로 목 부분이 좁아 물이나 액체를 따를 때 갑자기 쏟아지는 것을 방지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아무리 병의 크기가 커도 목 부분이 작으면 흘러나오는 액체는 제한을 받게 된다. 병목현상이 일어나면 효율의 저하를 초래하며 사람들로 하여금 짜증나게 한다. 병목 현상의 대표적 사례는 교통에서 나타난다. 이를테면 좁은 다리나 터널, 도로 공사, 톨게이트 등으로 인해 차로가 특정 부분부터 대폭 줄어들어 발생하는 교통체증이 일어난다. 이러한 현상을 선교적으로 대비해볼 수 있다. 전 세계 5대양 6대륙에서는 수많은 선교적 요청이 있다. 모든 분야에 모든 사람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다. 그러나 후방의 막대한 선교자원이 현장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선교한국을 주도해왔던 관계자의 집계에 의하면 현재 한국교회 중 15%정도만인 실제적으로 선교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지역교회와 선교지 사이에 심각한 병목현상이 세계선교를 가로막고 있다.
2. 선교적 병목현상의 주된 원인
교회의 선교동원은 목사의 목회철학에 따라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다. 목회자들은 신학교를 통해 배출된다. 문제는 신학교의 학습내용이다. 일반적으로 신학교의 커리큘럼을 보면 선교학의 자리는 실천신학의 한 끝부분에 있다. 미국의 모 신학교 M.Div 과정을 보면 필수과목 70학점과 선택과목 18학점으로 구성되어 있다. 선교학은 필수 과목이되 오직 3학점뿐이다. 이렇게 선교학은 그 비중이 작을 뿐만 아니라 강의도 대부분 현장 경험이 없는 교수들에 의해 사변적으로 진행되었다. 따라서 바른 선교신학의 부재는 오늘날 필연적으로 교회 안에 비정상적인 선교구조를 만들어 왔다. 현재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교회 중심의 선교(church-centered mission)에서 선교 중심의 교회(mission-centered church)로 전환하는 일이다. 선교는 교회의 하나의 프로그램이 아니라 선교는 교회의 존재 이유이다. 우리는 교회와 선교(church and mission)를 이야기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의 선교(mission of church)에 대해서 이야기해야 한다.
‘교회와 선교’를 이야기 할 때는 교회 전체가 선교에 참여하지 않아도 되지만 ‘교회의 선교’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는 교회 전체가 선교에 참여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선교는 교회 안에 몇몇 사람의 열심이나 교회 부흥을 유도하기 위한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 되어서는 아니 된다. 또 다른 측면에서 병목현상의 원인을 보면 선교 동원과 과정에서 문제가 있어 왔다. 크고 작은 선교대회와 선교여행 등을 통해 작지 않는 수의 헌신자들이 나왔다. 그러나 동원된 자원들이 지속적으로 관리되고 사후양육 될 수 있는 2차, 3차 동원이 부재하였다. 대부분 집회가 일회적이고 선동적이었다. 산모가 아기를 낳기만 하고 키우지 아니하면 어떻게 되는가? 그간 한인 교회는 헌신된 선교자원들을 구체적으로 돌보고 훈련하며 파송하기까지 세밀한 역할을 소홀히 했다. 또한 선교동원과 관련된 교회, 학생단체, 선교단체 각 구조 간의 이해 부족과 상호 존중 및 연합의식의 결여되어 있었다. 그 결과 여러 가지 상황에서 하나님의 간섭으로 선교에 일생을 드리기로 헌신했던 많은 이들이 시간이 지나가면서 그 헌신을 포기해 버리는 깔때기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3. 새로운 대안
첫째, 신학교 안에서 건강한 선교신학이 발전되고 강조되어야 한다. 선교학이 헬라어나 히브리어 같은 수준의 학점 안배로는 장차 교회의 지도자들이 된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줄 수가 없다. 선교학을 실천신학에서 떼어 독립적 영적으로 확보하고 강사진도 선교사 출신의 실력자들로 재배치해야 한다. 둘째, 교회가 선교적 교회 구조로 갱신되어야 한다. 이것을 위해서는 먼저 선교에 신학적 재정립이 시급하다. 선교에 대한 성경적 가르침이 너무 부재하다. 선교가 성경 전체에서 말하는 하나님이 세상을 향한 목적으로 가르쳐지는 것이 아니라 몇몇 선교 명령에 해당되는 성경 구절을 통해서만 소개됨으로서 선교가 하나의 부수적인 요소로만 이해되고 있다. 이렇게 선교신학의 재정립과 병행해 선교가 주일학교에서부터 모든 교회의 구성원들에게 가르쳐지고 실제적으로 동원되어야 한다. 셋째, 평신도들을 전문인 선교사로 헌신하도록 독려하고 훈련하여 파송하는 것이다. 물론 예우도 목회자 출신 선교사와 대등한 자격으로 하는 것이다. 한인교회는 그동안 목회자 출신 선교사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왔다. 선교현장에서도 평신도 선교사들은 왠지 기가 죽고 열등의식이 있어왔다. 이러한 선교 패러다임을 통째로 바꾸어야 한다. 실제 서구 선교 기관에서는 평신도 전문인 선교사 비율이 70% 이상이다. 리더십은 목회자 선교사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구를 막론하고 선교 경력이 많은 자들에게 주어진다. 한국 선교가 살아나려면 이제 평신도 전문인 선교사를 주력부대로 해서 목회자 출신 선교사와 팀워크를 이루게 해야 한다.
맺음 말
2030년까지 10만 정병, 100만 자비량 선교사! 이(Catchphrase)는 KWMA가 한민족 교회 앞에 내건 당찬 구호이다. 과연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까? 지금의 한인교회 정황으로는 아무래도 회의적이다. 그러나 우리는 실망할 필요가 없다. 선교의 주최인 성령께서 개입하시면 교회들을 선교적으로 뒤집을 것이다. 단지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선교전략이나 이론보다는 영적각성과 기도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1848년 영국의 캠임 브리지 대학생들의 기도모임과 1806년 미국의 건초더미 기도회(Haystack Prayer Meeting)가 선교의 출발점이 되었던 것처럼 마음을 비우고 믿음으로 도전하는 것이다. 그래서 전 세계 6만여 한인교회가 오랜 동안 관행으로 문제의식 없이 내려온 선교적 병목현상을 떨쳐내고 하나님의 군대로 일어서야 한다. 이는 바로 사도행전적 교회를 지향함이다 jrsong00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