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선교의 5대 지향점

송종록 목사 (대학선교, Ph.D)

오늘 기독교 선교는 안, 밖으로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다. 선교사 수가 줄어들며 교회의 선교열기도 식어가고 있다. 선교의 주도세력이었던 유럽은 이제 피선교지로 바뀌었다. 미국교회도 19세기 후반에 시작된 SVM 운동으로 선교가 활화산처럼 타 올랐던 그 때가 아니다. 한인교회는 어떠한가? 한인 세계선교는 20세기 후반부터 서서히 그 얼굴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지난 사반세기 짧은 선교역사임에도 불국하고 한인 세계선교는 기독교 역사에 자타가 공인할 만한 발전과 성과를 드러냈다. 그러나 이제는 한인선교를 바라보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가시적 성과 뒤에 가려진 심각한 문제들이 노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더 건강하고 파괴력 있는 한인 선교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1. 본부 사역 강화

선교는 영적 전쟁이다. 전쟁에서 전략본부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효과적인 선교사역을 위해서는 파송체로서 선교사들과 그들의 사역을 관리할 유능한 선교회가 필요하다. 이 본부사역은 거룩한 삼각관계 구도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것은 선교회가 선교사와 후원교회 사이에서 교량역할을 하며 행정적 뒷받침을 하는 것이다. 전략 본부가 없거나 취약할 때 그 선교는 중구난방이 되기 쉽다. 본부 업무는 특수성, 전문성, 과중성이란 성격을 띠고 있다. 이를테면 신임 선교사 발굴 및 훈련과 파송, 선교사 후원금 관리 및 모금, 선교사 관리 및 지원, 선교 전략 기획, 선교 회보 및 자료정리, 단기선교 팀 기획 및 진행, 선교 세미나와 선교대회를 통한 선교동원, 선교사역을 위한 중보기도 등이다. 유감스럽게도 한인선교는 본부행정 사역이 너무나 취약하다. 그저 후원금 모아 선교사에게 보내주기 급급하고 있다. 또한 많은 이들이 개인이나 개 교회차원에서 나갔기에 아예 본부가 없기도 하다. 따라서 앞으로 관건은 본부 행정사역을 선교사 파송 이상으로 비중을 두고 지원하며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2. 선교의 주력부대

서구단체의 선교는 주류가 각 분야의 전문인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에 비해 한인선교는 목회자중심 인력구조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한인교회의 선교패턴은 어떠해야 하는가? 그것은 전문인과 목회자가 팀을 이룬 복합적 사역이다. 각각의 은사를 존중하며 팀 사역을 이룰 때 사역의 극대화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전체적 선교흐름은 자비량 전문인 선교위주가 되어야 한다. 그들은 어느 사회에 가도 신분위장을 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자비량이기에 재정적으로 부담이 덜하다. 이들은 창의적 접근지역에 보내도 쉽게 뿌리를 내릴 수 있다. 또한 다수를 단기간에 훈련시켜 보낼 수 있다. 단 전문인 선교사란 선교를 위해 자기 직업이나 전문성을 수단화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이러한 전략은 현지인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3. 사람 중심의 선교

선교사역을 하다보면 자칫 자기왕국을 만들기 쉽다. 한곳에 정착하여 피 선교지민들로 하여금 종신토록 자기를 의존하며 돕는 역할만을 하도록 안배하기 쉽다. 선교사는 자기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주의 일을 하는 자이다. 그러므로 성경의 원리와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사역해야 한다. 최초이자 최고의 선교사였던 바울을 통해서 선교의 원리가 사도행전에 잘 기록되어 있다. 바울선교의 특징은 결코 한곳에 정착하여 자기왕국을 세우지 않았다. 그는 말씀으로 주의 제자들을 양육하며 그들 중심으로 교회를 세웠다. 그리고 때가 되면 과감히 위임해주고 새로운 개척지를 향해 나아갔다. 바울 선교사역을 현대 선교에 맞게 잘 정리한 사람은 랄프 윈터이다. 그는 선교사역원리를 4단계로 설명해 놓았다. 그 단계는 개척(Pioneer), 양육(Parent), 협력(Partner), 참가(Participant)이다. 이러한 패턴을 따를 때, 피 선교지만이 발 빠른 성장을 하게 되고 사역의 부흥을 기대할 수 있다. 이 원리는 프로젝트가 아니라 철저히 사람 중심의 사역이다. 사람을 얻어, 사람을 길러, 사람을 남기는 사역이 될 때 가장 건실한 선교가 된다.

4. 자립적 선교

중국 선교사였던 존 리빙스턴 네비우스(John L. Nevius)는 1890년 내한하여 당시 한국에 와 있던 미국인 젊은 선교사들에게 선교원리를 특강하였다. 그 내용이란 자치(Self-government), 자전(Self-propagation), 자급(Self-support)이다. 이 삼자 원칙은 한국인의 마음속에 있는 독립정신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으며 스스로 나아가는 자세를 취하게 하였다. 이 3자 원리는 한국교회에 적용되었으며 교회 성장에 지대한 공헌을 하였다. 이 이론의 원래 주창자는 헨리 벤(Henry Venn)과 루퍼스 앤더슨(Rufus Anderson)이다. 그러나 네비우스가 중국에서 21년간 선교한 경험을 토대로 자체 소화한 선교신학이라 할 수 있다. 선교사는 현지인을 도울 때 이러한 자립적 정신을 심어주어야 한다. 특히 물질은 현지인의 눈을 어둡게 하며 독이 될 수 있다. 많은 경우 현지 사역자에게 사례비를 주며 고용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열악한 현지사정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3자 정신 같은 자립원칙이 없을 때 현지인은 성장하지 못하고 종속적이게 된다. 나아가 선교의 재생산이나 부흥을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나 선교사가 불의의 사건사고로 유고 시가 될 경우 선교사역은 닫혀 질 수도 있다. 세상의 전쟁은 문명을 따라 발달해왔다. 고대시대에는 평면 위에서 싸우는 2차원의 전쟁이었다. 근대 사업화 이후에는 3차원의 전쟁으로 바뀌었다. 오늘 정보사회는 4차원의 전쟁 개념이다. 현대전은 람보 같은 1인다역이 아니다. 다인1역으로 철저히 분업화, 전문화, 조직화로서 팀 작전을 이루어야 승산이 있다. 영적 전쟁은 더 말할 나위 없다. 이것은 시작부터 시, 공간을 뛰어 넘어왔다. 더욱이 현대는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인하여 국가개념이 큰 의미가 없어졌다. 사람들은 실시간 세계의 뉴스를 접하고 있으며 하루 안에 지구 어디든지 갈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지구촌이 하나의 글로벌한 선교지가 된 것이다. 미국에서 한 사람을 전도하면 그가 본국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가 10명은 된다. 따라서 선교지의 개념도 이제는 지역에서 사람중심으로 빠른 인식전환이 되어야 한다. 급변하는 이 시대에 지역과 국가를 초월하여 연합적인 팀 사역이 아니고서는 영적 전투에서 승리하기 어렵다.

맺는 말

어떻게 하면 한인 세계선교가 세속의 도전에 휘둘리지 않고 속도감 있게 전진할 수 있을까? 위에서 언급한바 이제는 각개전투가 아니라 본부를 중심으로 선교사와 교회가 거룩한 삼각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그리고 주력부대를 다수의 자비량 전문인으로 하자는 것이다. 사역에 있어서는 금권이 많이 드는 프로젝트 사역을 지양하고 사람중심의 일꾼을 키워는 것이다. 그러하기 위해서는 네비우스 자립정신이 필수적이다. 끝으로 우리는 예수 안에서 지역과 국가 단체를 넘어서 가능한 선에서 협력을 해야 한다. 이제는 1인다역의 사역을 끝내야 한다. 그렇게 해서는 텐트밖에 칠 수 없다. 현지는 100개의 텐트보다 100층짜리 빌딩 하나를 요구한다. jrsong00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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