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종록 목사 (대학선교, Ph.D)
사람은 누구나 존귀하다. 하나님의 형상을 덧입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아래 사람 없다. 모두가 평등하며 더불어 살아야 할 존재들이다. 하나님은 인류에게 모두가 먹고 살 수 있는 자원을 주셨다. 그러나 현실은 어디 그러한가? 부가 힘 있는 소수에게 치우침으로 이 땅에 기아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유엔의 한 통계에 따르면 연간 사망하는 사람의 수가 5천900만 명이라고 한다. 이 숫자는 매일16만 명에 해당된다. 이중 기아로 사망한 자는 연간 1,800만 명이다. 매일 약 5만 명이 굶어 죽어간다. worldometers.info/kr에 의하면 현재 기아 가운데 있는 자는 7억5천만 명이다. 이에 반해 세계의 과체중인 사람은 16억3천만이며 비만인 사람은 6억7천만이다. 이를 합산하면 약 23억 정도이다. 이는 기아로 고통 받는 사람의 3배에 해당한다. 누군가는 너무 먹어 문제가 되고 한편에서는 먹을 것이 없어 문제가 된다. 이 지구촌에서 10명도 아니고 매일 5만 명이 죽어가고 있는데 세상이 침묵하고 있다. 정권자도, 언론도, 교회도 잠잠하다. 아예 아픔도 없다. 인류애는커녕 집단 이기주의적 경쟁만 치열하다. 함께 공존하며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는 없는 것인가? 교회와 민족을 초월한 글로벌한 건설과 사랑의 실천은 요원하단 말인가?
식품 낭비의 실태 경향신문 인터넷 자료에 의하면 전세계 식량생산의 3분의1인 13억 톤의 음식물이 낭비되거나 손실되고 있다. 이것은 유럽, 북아메리카 그리고 중국이나 한국 등 세계 도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제이다. 이는 매년 한 명의 소비자가 95-115킬로그램의 음식을 낭비하고 있는 셈이다. 영국에서 매년 400만개의 사과, 120여만의 개소시지, 토마토는 280만 여개가 멀쩡한 상태인데도 버려지고 있다. 영국이 이 정도이면 미국은 어떠할까? 상상이 안 된다. 수퍼마켓이나 그로서리 스토어들은 팔 상품이 조금만 상해면 통째로 버린다. 뿐만 아니라 못생긴 식품(Ugly food)도 다량 버려진다. 그런 것은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하기 때문이다. 유통기한에 따른 이유 때문에 약 40%의 식품이 개봉도 하기 전에 버려지고 있다. 왜 이렇게 버리는가? 만의 하나 조금 오래된 식품을 누군가가 사서 먹고 병이 들었다고 치자. 그때 들어올 소송을 누가 감당할 것인가? 그러므로 가장 쉬운 방법은 골치 아픈 일을 미연에 방지하자는 것이다.
근검절약의 효과 식품 낭비의 주범은 어디일까? 식품의 생산지나 유통 마켓이 아니다. 버려지는 쓰레기의 주범은 식탁에 남겨진 음식물이다. 사실 가정이나 식당에서 사람들은 필요이상으로 준비하고 과감히 버린다. The Science times에 의하면 미국의 경우 일단 식탁에 올랐다가 버려지는 쓰레기는 40%에 달한다. 연방환경보호청(EPA)의 비교적 최근 연구보고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연간 대략 3,000만 톤의 식품을 낭비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체 쓰레기의 12%에 이르는 분량이다. 연방농무부에 따르면 버려진 식품의 5%만 수거해도 하루에 400만 명을 먹일 수 있다는 것이다. 호세 그라지아노 실바(José Graziano da Silva) FAO 소장은 “우리가 음식 낭비를 줄이면 20억 명을 구제할 수 있는 음식이 생기다”라고 말한다. 선진국에서 버리는 식품이면 후진국의 식량위기를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음식 낭비를 줄이기 위해 새로운 국제협약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아무튼 식품을 마구 버린다는 것은 누가 보아도 좋지 못한 일이다. 그러나 지난 수십 년 동안 이 같은 식품낭비는 그냥 방치돼왔다. 식품을 절약하면 어려운 이웃도 살리고 환경오염도 줄일 수 있다. 쓰레기 매립지에 폐기된 음식들은 독성 온실가스인 메탄을 배출하는데 이것은 지구온난화의 원인이기도 한다.
가나안 농군학교의 근검절약 '한 손에는 성경을, 한 손에는 호미를!'이란 모토로 각계각층의 교육생들을 일깨운 가나안 농군학교는 우리 시대 근검절약의 한 모델이다. 그 실천 항목은 다음과 같다. 첫째, 밥을 먹을 때는 한 알의 밥풀도 버리지 말라. 밥 한 그릇 쌀 5,000알, 한 수저 250알이다. 김평일 교장은 “5천만 한국인이 식사 한 끼에 쌀을 한 톨씩만 모으면 1만 명이 먹을 수 있고 한 수저를 모으면 125만 명이 먹고 살 수 있다”고 한다. 둘째, 반찬도 먹을 만큼만 가져다 먹고 남기지 말라. 남기면 낭비가 될 뿐 아니라 쓰레기가 되어 환경을 오염시키는 주범이 된다. 셋째, 물을 적당히 써라. 세수할 때는 대야의 70%만 떠서 사용하고, 설거지나 샤워할 때 물을 계속 틀어놓고 사용하지 말라. 그뿐 아니라 비누를 사용할 때는 남자는 두 번만, 여자는 세 번만 문지르라고 한다. 치약은 3mm, 튜브의 입구가 큰 것은 2mm만 사용하라는 실천항목도 있다. 어찌 보면 지나치다 싶지만 이런 근검절약의 정신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키워낸 밑바탕이 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맺음 말 “절약은 제1의 수익이다”라는 말이 있다. 오늘 물질 만능 시대에 식품낭비는 더 심해지고 있다. 더욱이 미국인보다 한인과 중국인의 소비심리가 커지고 있다. 아이에게 접시에 남겨진 음식을 끝까지 다 먹으라고 강요하는 부모가 얼마나 있나? 쌀 한 톨, 물 한 방울은 미미하다. 그러나 5천 만 명이 참여하고 세계 교회가 동참하면 어마어마한 양이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단 일푼이라도 아껴서 나보다 더 어려운 이를 살펴야 한다.
크리스천은 검약하며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자이다. 우리의 모델이신 예수님이 그러했다. 세례 요한은 약대 털옷을 입고 메뚜기와 석청을 먹으며 하나님 나라를 선포했다. 오병이어의 기적에도 보면 오천 명을 다 먹이시고 남은 조각을 버린 것이 아니라 거두었다. 나 먹기도 힘든 세상에 누구를 돕는단 말인가? 그것은 부자들의 과업이지? 아니다. 이웃을 돕는 일에 귀천이 따로 없다. 가진 자는 많이 할 것이요 없는 자는 조금하면 된다. 사실 풍족하게 살아온 자들은 배고픈 사람의 한을 모른다. 그래서 독일시인 괴테(L. V. Goethe)는 “눈물 젖은 빵을 먹지 않고는 인생을 논하지 마라이웃을 향한 긍휼함이 있느냐”고 말했다. 근검절약! 베풀 줄 아는 사람은 $1을 아껴도 멋있다. jrsong00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