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과 트럼프 정권을 향한 선교적 기대

송종록 목사 (대학선교, Ph.D)

지난 11월 8일 미국 제 45대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1년 8개월에 해당하는 597일의 긴 레이스였다. 이번 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 더 경쟁이 치열했다. CNN를 비롯 중심 방송사들은 대선 기사를 연일 탑 뉴스로 다루었다. 결과는 너무나 의외였다. 정치의 아웃사이더인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가 이긴 것이다. 이는 정치적 지진에 해당될 만큼 놀라운 일이었다. 그간 수많은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힐러리를 이긴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뉴욕타임스는 힐러리가 선거에서 질 확률은 미식축구 선수가 36야드(약33m) 앞에서 골을 넣지 못할 만큼 낮다고 했다. 이렇게 승리를 확신했던 힐러리 클린턴(Hillary Clinton) 진영에서는 그 충격이 얼마나 클까? 승부의 세계는 냉엄하다. 이제 세계는 트럼프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고 있다. 그를 바라보는 시각이 곱지만은 않다. 우려반기대반이다. 이 정권이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 앞으로 4년은 미국뿐만 아니라 한반도와 세계에 너무나 중요한 시기이다. 우리 크리스천들이 눈을 부릅뜨고 이 정권을 주시해야 한다. 그리고 하늘 뜻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도록 기도 줄을 놓지 말아야 한다.

세상을 달군 선거판

본시 정치란 사악성이 있다. 도박하고 비슷하다. 고스톱처럼 1등이 싹 쓸어간다. 아무리 근소한 차이라 해도 2등 3등은 국물도 없다. 그래서 후보자들은 죽기 아니면 살기로 용을 쓴다. 이번 선거전은 시작부터 뜨거웠다. 개성 강한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해기 때문이다. 선거 레이스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이는 트럼프와 샌더스였다. 공화당의 트럼프는 70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뚝심이 있었다. 그의 화법이나 모선은 코믹하고 직설적이며 자극적이었다. 그는 기성 정치에 염증을 느낀 사람들에게 카타르시스(catharsis)적인 역할을 하였다. 또한 민주당에서는 75세의 버니 샌더스(Bernie Sanders)가 있었다. 그는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민주적 사회주의자(democratic socialist)'라고 규정했다. 그는 미국이 벌어들이는 돈의 99%가 상위 1%에게 가는 이 엄청난 경제적 불균형을 혁신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를 지키기 위해서 슈퍼 팩이라는 대선지원 자금도 그는 사양했다. 이에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과 젊은이들이 열광했다.

여론과 힘의 쏠림

트럼프는 엄밀히 말해 주류 공화당원이라고 말할 수 없다. 그는 사업가로서 손익계산이 빠른 사람이다. 그는 대선승리라는 최종 목표를 위해서 공화당의 옷을 입은 것이다. 그가 처음 정치판에 등장할 때 공화당의 대표주자로 나갈 확률은 1%였다. 그 곳에는 젊고 정치적 배경이 있는 인물들이 16명이나 있었다. 민주당에서는 일찍부터 힐러리로 대세가 굳혀졌다. 샌더스가 치고 올라왔지만 힘이 부칠 수밖에 없었다. 힐러리 사단에서는 예선보다 본선에 치중했다. 그들은 트럼프가 대항마로 뜨기를 기대했다. 트럼프는 인격이나 사생활 그리고 정치에 대한 무경험 등으로 약점이 많다고 보았다. 예상대로 두 사람은 본선 레이스를 펼쳤다.

힐러리는 많은 지원사격을 받았다. 대부분의 언론들, 재력의 큰 손들, 오바마 부부 등 정권 실력자들, 유럽을 비롯한 해외 여러 국가들이 직, 간접으로 그녀를 밀었다. 반면에 트럼프 진영에는 계속 비관적인 파열음이 나왔다. 선거 참모가 계속 바뀌었다. 부시 가문과 롬니 전 대선 주자 그리고 현직 폴 라이언 하원의장 등 다수의 공화당 지도부가 트럼프 지지를 철회했다. 승리의 저울은 이미 기우는 듯 했다.

트럼프 승리 배경

헌데 어떻게 정치(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수 있었을까? 첫째는 정치 환경이다. 주류 격인 미국인(변화를 원했다. 그들은 지난 8년간의 민주당 정권에 지루해 하고 있었다. 힐러리는 오바마의 정권의 연장으로 보았다. 또한 민주당의 이민 정책, 테러의 대체능력, 의료보험제도, 실업 율 등에 불만을 가진 자가 많았다. 둘째는 힐러리의 아킬레스건이다. FBI의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 발표는 힐러리의 삼겹줄을 끊는 격이 되었다. 더구나 오바마 의료보험료가 대폭 인상된다는 뉴스가 터졌다. 셋째, 트럼프의 선거 전략이다. 그는 America First를 열정적으로 외쳤다. 세계 우방을 이끄는 Big Brother로서의 명분보다 실리를 앞세운 것이다. 이는 미국의 러스트 벨트(Rust Belt) 즉, 쇠락한 공업 지역의 저학력 블루칼라 백인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얻게 되었다. 나아가 중남부를 가로지르는 바이블 벨트(Bible Belt) 사람들은 공화당의 보수적 신앙색체를 선호하였다. 트럼프는 확실히 다수의 집토끼를 잡는데 집중했고 결국 목표를 달성했다.

새 정권이 져야 할 과업

미국인의 사랑과 존경을 받은 존 맥스웰(John C. Maxwell) 목사는 후보자를 택할 때 인격과 삶보다 정책을 우선시하라고 했다. 왜 미국인은 트럼프를 택했나? 그의 정견 때문이었다. 하지만 불안함이 있다. 그가 잘할 수 있을까? 세상에 돈을 많이 벌려면 사업을 하고 권력을 잡으려면 정치를 하고 명예를 얻으려면 학자나 성직자가 되라는 말이 있다. 문제는 권력과 재력을 동시에 추구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타락의 지름길이다. 당선자가 과연 마음을 비우고 정치에 올인할까? 또 하나 그는 미국의 이익을 앞세운 보호무역주의를 표방해왔다. 무역은 상대적이다. 힘 있다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곤란하다. 이를 테면 한반도를 경제논리로만 보면 문제가 있다. 이제 그 앞에는 산적한 과제가 놓여있다.

그가 해야 할 일은 첫째, 청교도적 신앙 가치로 사회 기강을 잡는 일이다. 신앙이 무너지면 도덕이 무너지고 도덕이 무너지면 사회가 무너진다. 둘째, 미국 민을 하나로 엮는 것이다. 현재 승자와 패자로 극명하게 갈려 있다. 자칫하면 백인 우월주의가 기승을 부리지 않을까 염려된다. 이민자 나라답게 누구에게나 편견 없는 정책이 펼쳐져야 한다. 셋째, 미국은 세계를 리드하는 선두에 서 있다. 축복이 큰 만큼 사명도 크다. 미국 우선주의가 선린 우방관계를 헤쳐서는 안 된다. 미국만을 위한 왕국을 건설해서는 아니 된다. 인류 평화와 복지를 두루 살피고 선도해야 한다.

맺음 말

트럼프(Trump)란 카드놀이의 으뜸 패를 의미한다. 나팔이란 뜻도 있다. 한 마디로 어떤 일을 승부해 이기면 나팔을 불고 싶을 것이다. 사실 그는 부동산업을 통해 엄청난 부를 축적했다. 그것은 일종의 도박적 요소가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대선도 도 아니면 모였다. 트럼프는 그 이름에 맞게 살아왔다. 원컨대 그의 천성대로 강렬한 기질이 정치판에 선하게 쓰임 받기를 기대한다.

삼국지에 “난세는 영웅을 만들고 영웅은 역사를 만든다”라는 말이 있다. 지금은 어느 때인가? 영웅을 필요로 하는 때이다. 비록 물질적으로 풍요롭다 할지라도 영적으로 보면 소돔과 고모라를 향해 가는 난세적 요소가 짙다. 도처에 음습하는 어둠의 세력이 깔려 있다. 중동의 끝없는 전쟁과 한반도의 긴장 그리고 세계에 샬롬을 헤치는 치열한 이권 싸움이 있다. 자고로 한 국가의 통치자는 하늘의 뜻이 임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트럼프를 세우신 하나님의 뜻은 무엇일까? 이는 변화이다. 이참에 확 바꾸기를 기대한다. 좌고우면하지 말고 탐욕스런 월가를 손봐야 한다. 성경적 가치로 환부를 도려내야 한다. 사회 기강이 서고 정의와 평화가 강물처럼 흘려야 한다. 그래서 청교도들이 세운 God Bless America가 회복되어가야 한다. jrsong00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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