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선교를 향한 기독교의 전략은 어떠한가? 선한 파괴력이 있는가? 타 종교와 비교해볼 때 세상에 주는 신선한 충격이나 속도감은 그저 그럴 뿐이다. 아니 부끄럽다. 더구나 교회가 생명력을 잃어가고 있는 이 때 우리의 자괴감은 클 수밖에 없다. 뭔가 새로운 사역적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구태의연한 방법으로는 세상을 복음으로 뒤엎을 수 없다. 대안은 무엇인가? 초대교회와 같이 선교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던 디아스포라를 하나님 나라 일꾼으로 일으키는 작업이다. 디아스포라 선교는 종합적이며 전 지구적이다. 이는 흩어진 사람들을 통해 각 나라와 민족 모두에게 복음을 증거 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저들은 역사의 격변과 문명의 발달로 땅 끝에서 땅 끝으로 가 있고 또한 우리 곁으로 와 있다. 뿐만 아니라 인동 초처럼 역경을 이기며 타 문화권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성경과 역사를 볼 때 저들에게는 세계 선교를 위한 하나님의 의도가 있어 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에 우리 교회는 통합적 선교 차원에서 저들을 보아야 한다. 그것은 디아스포라를 향한 전도와 교회개척(Church Planting 선교는 물론이고 세계선교로 동원(Mission Planting) 하는 일이다.
성경과 역사 속의 디아스포라
성경에서 보면 많은 인물들이 본토와 친척, 아비 집을 떠나서 살았다. 아브라함은 갈대아 우르를 떠나 가나안으로 갔다. 야곱은 밧단아람으로 갔다. 요셉은 애굽에 노예로 팔려갔다. 그 후 야곱의 권속 70인이 애굽으로 옮겨서 바로의 압제 하에 살다가 출애굽 하였다. 북왕국 이스라엘이 앗수르에 의해 함락된 후 사마리아 사람들이 앗수르로 강제로 이주되어갔다. 남왕국 유다가 바벨론에 의해 함락되었을 때 다니엘, 사드락, 메삭, 아벳느고가 다 이방으로 흩어진 자들이었다. 선지자 예레미야, 에스겔, 학사 에스라, 느헤미야, 모르드개, 에스더가 다 디아스포라들이었다.
신약 성경에서 보면 예수님도 유아기에 그 가족을 따라 애굽으로 피난한 적이 있다. 초대 세계선교의 중심이었던 안디옥교회는 주 멤버가 이민자들이었다. 사도행전에 나타난 선교의 주역인 바나바와 바울뿐만 아니라 누가, 마가 요한, 디모데, 브리스길라, 아굴라, 루디아, 아볼로 등 모두 디아스포라들이었다.
18세기 초 가장 선교를 열심히 했던 모라비안들은 진젠도르프가 제공한 영지 헤룬후트에 모여들었던 나그네들이었다. 20세기 이후 세계선교의 주역이 된 미국은 신앙의 자유를 찾아 떠났던 사람들이 세운 나라였다. 한민족 역시 식민지 통치와 전쟁 그리고 경제적 어려움 등의 이유로 중국, 러시아, 일본, 남미 등에 흩어지게 되었다.
2015년, 세계의 디아스포라 현황
UN보고서에 현재 세계 70억 인구 중에 약 2억5천만 명이 자기의 난 곳을 떠나 나그네로 살고 있다 한다. 41개 국가에서 인구의 20% 이상이 이주자로 구성되어 있다. 미국이나 케나다 그리고 호주 등은 그야말로 이민자들이 연합되어 이룬 대표적 나라이다. 특히 현대는 교통수단과 인터넷의 발달로 세계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인구 유동이 증가하고 있다. 확실히 우리는 이주가 세계적인 현상이 된 신유목민 시대(New Nomad Era)속에 살고 있다.
구체적으로 전 세계에는 약 5,000만 명의 화교들이 흩어져 살고 있다. 인도계도 디아스포라가 약3천만 명이나 된다. 필리핀계 디아스포라가 7백만이다. 일본계 디아스포라가 3백만 정도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유대인은 2/3에 해당하는 1,600만 명이 디아스포라이다. 이 민족은 AD 70년 예루살렘 명망 후 2000년 가까이 팔레스틴을 떠나 나라 없이 유랑하며 살았다.
우리 한민족은 어떠한가? 일제의 침탈과 6.25전쟁 등을 기점으로 많은 이들이 한반도를 떠나 왔다. 행정자치부가 발표한 2015년도 기준 대략 7백50만 정도이다. 아울러 지금 한국거주 외국인은 174만 명이 된다. 순수 단일민족 단일 문화인 한반도에도 이제는 외국인 근로자들, 유학생, 결혼 이민자들이 늘어서 전과는 달리 다문화 사회로 변하고 있다.
디아스포라 선교의 쟁점(Issue)
2010년 3차 로잔대회는디아스포라 선교가 급부상하였다. 참고로 1, 2차 로잔대회는 도날드 맥가브란과 랄프 윈터 박사에 의해 미전도 종족선교가 강조되었다. 하지만 3차 대회에서는 사디리 티라(Sadiri Joy Tira, 필리핀)가 발제자로 나서 현대선교의 큰 변화 중 하나로 “전통적인 선교에서 디아스포라 선교로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이처럼 디아스포라 선교가 강조되는 이유로는 쓰나미, 홍수,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나 생태계 파괴와 같은 인간이 만든 재해, 경제적 혹은 교육적 필요와 기회 때문에 국제간의 이동이 더욱 잦아졌기 때문이다.
이어서 에녹 완(Enoch Wan, 홍콩)은 디아스포라와 관련된 사역을 강조하며 3단계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1)mission TO diaspora 2)mission THROUGH diaspora 그리고 3)mission BY/BEYOND diaspora이다. 첫 단계는 디아스포라 그룹에게 복음을 전파하는 것이다. 둘째 단계는 디아스포라 그룹을 통하여 혹은 그들에 의해서 선교운동이 일어나는 것이다. 셋째 단계는 디아스포라 그룹을 넘어서 세계 모든 열방들에게 선교가 진행되는 것을 말한다.
디아스포라 강점
디아스포라는 잠재 역량에서 보면 가장 큰 선교자원이다. 저들은 직업 선교, 자비량 선교, 비즈니스 선교와 문화 선교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조건을 구비하고 있다. 왜냐하면 디아스포라들은 타향살이에서 많은 고난을 이기고 살아남은 자들이다. 따라서 야생적 생명력이 있으며 성취욕도 높다. 자기의 정체성과 역사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현지 나라에 동화되어 있다. 또한 현지 나라와 모국의 언어와 문화를 두루 섭렵하고 있기에 교량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 저들에게는 고급 인력이 많이 있다. 현지인과의 친밀한 관계도 형성되어 있다.
디아스포라들은 외국인을 힘들게 하는 비자와 재정적 후원도 필요하지 않다. 무엇보다 저들은 본국의 동족들보다 복음에 대해 더 열려있다. 그리고 소수자로서 겪은 고난의 체험들이 복음의 효과적 접근과 관통성에 유리한 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맺음 말
인간은 누구나 친숙하고 편안한 영역을 떠나지 않고 하나님이 주신 사명을 완수할 방도는 없다. 그래서 하나님은 그분의 뜻을 이루시기 위해 자기 백성을 흩으시는 것이다. 마치 농부가 분명한 목표와 의도를 가지고 씨를 뿌리듯 디아스포라는 하나님의 의도적 섭리이지 우연한 사건이 아니다. 그래서 사도행전 1:8에 예언된 세계선교는 유대 그리스도인들이 유대와 사마리아 사람들에게(행8:1-4), 그리고 헬라인(이방인)에게(행11:19-26) 디아스포라로 흩어짐으로써 구현되었다. 결국 디아스포라는 그리스도의 복음을 세계 곳곳에 전하려는 하나님의 선교적 계획 성취를 위해 대단히 중요한 전략적 수단이었다.
역사적으로 바라본 디아스포라의 모습은 다양하나 본질은 복음 전도에 있다. 그러므로 교회는 디아스포라 선교에 눈을 떠야 한다. 그것은 한 마디로 To 디아스포라, With 디아스포라, Through 디아스포라이다. 이는 찾아가는 땅 끝에서 찾아오는 땅 끝으로 선교이다. 단연컨대 만일 디아스포라들이 복음으로 거듭나고 선교에 동원 된다면 남은 미완성 과업은 얼마나 신속히 효과적으로 완수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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