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디아스포라 교회를 통한 선교 도전

송종록 목사

(크로스 선교전략 연구소)

송종록 목사 (대학선교, Ph.D)

한인세계선교! 이대로 가도 좋은가? 지금까지 우리 개신교회의 선교 패러다임은 이원론적이었다. 교회는 헌신된 극소수의 사람을 파송하고 뒤에서 후원하는 것으로 만족해했다. 선교는 파송 받은 자가 하고 교회는 수동적으로 밀어주면 몫을 다하는 것으로 이해한 곳이 많았다. 이 마저도 약 30% 정도의 교회일 뿐이다. 절대 다수의 교회는 해외선교를 하지 않고 있다. 결과는 어떠한가? 인구 성장 비율을 따라 잡기는커녕 오히려 쳐지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세계 2/3의 인구가 아직 그리스도를 불신앙하고 있다. 이제 뭔가 특단의 조치가 강구되어야 한다. 그간 해온 전통의 방안으로는 결코 세상을 앞질러 갈 수가 없다. 새로운 대안은 무엇인가? 전, 후방이 없이 모든 교우, 모든 교회가 선교적으로 일어서야 한다. 그 일환으로 선교 패러다임을 바꿀 필요가 있다. 그것은 단선적인 기존의 선교사 파송을 지속하되 이미 세계 곳곳에 나가 있는 한인 디아스포라를 선교적으로 동원하는 것이다. 나아가 약 5,800개의 한인 디아스포라교회들이 Missional Church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또한 앞으로 사람 보다 교회를 파송하는 전략이다. 그것은 현지에 디아스포라 한인교회를 세우고 그 교회로 하여금 현지 선교를 감당하게 하는 것이다. 왜 디아스포라인가?

디아스포라 개념의 유래

디아스포라(diaspora)는 본래 이산(離散)을 의미하는 그리스어이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소아시아와 지중해 연안을 정복하고 그곳에 자국민들을 이주시켜 세력을 확장하였다. 이때 디아스포라라는 말이 이주와 식민지 건설을 의미하는 단어로 사용되었다. 디아스포라가 본격적으로 쓰인 것은 AD70년 예루살렘이 로마에 함락된 후부터이다. 외세의 침략으로 전 이스라엘이 세계로 흩어졌기 때문이다. 이때의 디아스포라는 자발적인 이산이기보다는 중심부에서 밀려난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중세 르네상스 이후부터 인간문명의 발달과 함께 자연적인 인구 이동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자연히 디아스포라의 개념도 피동성에서 능동으로 변하게 되었다. 코리안 디아스포라는 일반적으로 "한민족의 혈통을 가진 사람들이 모국을 떠나 세계 여러 지역으로 이주하여 살아가는 한민족 분산"으로 정의된다. 한국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재외 한인 동포는 약 700만 정도이며 그 중 4/5가 중국, 미국, 일본에 있다고 한다. 그러나 등록되지 않는 유동 인구까지를 합산하며 아마도 178개국에 750만 동포는 될 것이다. 남북한 인구의 1/10이 한반도를 떠나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셈이다.

한민족 디아스포라의 역사

한국은 원래 배타성 및 폐쇄성이 강했다. 지리적 위치, 정치적 이데올로기, 인종, 언어, 문화 등 여러 가지 면에서 흩어지기 어려운 환경을 지니고 있었다. 일종의 유대민족과 비슷한 면이 있다. 그러나 한인의 한반도 편중이 깨지기 시작한 것은 일제시대 부터이다. 20세기 초에는 한반도에는 남, 북한 인구가 약 2천만 정도였다. 그런데 일제 36년의 침탈 가운데 무려 1/3의 인구가 해외로 흩어지는 드라마를 연출했다. 기근과 핍박 등으로 살 길을 찾아 민족 대이동을 한 것이다. 그 이후에도 1937년 스탈린에 의한 연해주 교포들의 중앙아시아 강제 이주가 있었다. 무엇보다 6.25사변은 엄청난 인명 피해를 냈으며 많은 한인들을 밖으로 탈출하게 했다. 1960년대 중반 이후 가속화된 남북 아메리카와 유럽 이민물결이 있었다. 그리고 반세기가 넘는 냉전체제의 압박과 한반도 안팎의 크고 작은 사건들이 코리안 디아스포라 증가를 가속시켰다. 현대적으로는 1988년 서울 올림픽이 하나의 계기가 되었다. 자신감을 얻은 한국 정부는 1989년 비로소 세계여행자유화 정책을 폈다. 이로서 학업, 사업, 여행 등 다양한 목적의 한인들이 전 세계로 쏟아져 나오게 되었다.

한인 디아스포라의 선교적 잠재력

하나님께서는 동방 '은자(隱者)의 백성'(the hermit nation)인 한민족을 긴 동면에서 영적으로 깨어나게 하셨다. 그리고 세계 방방곡곡으로 흩으셨다. 이는 이스라엘을 흩어 선교의 과업을 이루게 하신 하나님께서 한인에게도 동일한 목적으로 일하신 것이다. 이제 한인은 전 세계 곳곳에750만이나 산재하고 있다. 이중 20%만 그리스도인이라 가정해도 150만이나 된다. 이 숫치는 대한민국 군인 전체의 2배를 초과한다. 이렇게 한인 디아스포라는 수적으로 많을 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잘 준비되어 있다. 그들은 선교적 영성을 지니고 있으며 헌신도도 뛰어나다. 또한 현지 언어와 문화적으로도 적응을 잘 하고 있다. 그들에게는 비자 문제도 없고, 재정적 지원이 없이도 자비량하며 사역할 수 있다. 그들은 이주한 나라에 더부살이로 살아왔기 때문에 선교지의 약자나 소수민족을 깊이 이해할 수 있다. 그들은 이민자로서 수많은 애환을 경험했다. 따라서 선교지에서의 어지간한 난관을 두려워하지 않고 돌파할 수 있다.

한인 디아스포라 교회의 선교 동원

한인 디아스포라 교회는 엄청난 선교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Christian Today 통계에 의하면2015년 말로 해외 한인교회 수는 5,880이며 이중 북미주에 4,730로 집계되어 있다. 한국의 경우 기독교인은 약 20%이나 해외 경우는 40%가 넘는다. 이것은 디아스포라 한인들이 독특하게도 교회를 중심으로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는 증거이다. 이 교회들은 타문화권 한 복판에 자리하고 있다. 그곳에는 많은 인적 자원과 재정 그리고 교회 건물이라는 하드웨어가 있다. 그런 점에서 선교를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할 수가 있다. 이를 위해 한인교회는 첫째, 성도들을 전문인 선교사로 훈련시키는 것이다. 그들 중에는 다양한 직업의 전문성과 선교적 열심 그리고 언어, 문화적으로 자질이 있는 고급 일군들이 많다. 둘째는 주변의 종족들에게 훈련된 교우들을 보내 직접 선교를 하는 것이다. 준비된 일꾼들은 교회의 뒷받침 속에 현지인들을 양육시켜 그들 자신의 종족 가운데로 재 파송할 수가 있다. 셋째는 해당 지역의 선교사들과 전략적인 협력을 하는 것이다. 현장에 나가 있는 선교사들은 생활과 심적으로 기댈 수 있는 한인 교회가 필요하다. 이러한 역할은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파송교회가 채워줄 수 없다. 만일 27,000명의 선교사가 현지에 베이스캠프처럼 선교기지화 되어 있는 한인 디아스포라 교회와 연합한다면 한인 세계선교는 어떻게 될까?

맺음 말

한인 디아스포라! 세계 178개국에 750만 명이나 흩어져 살고 있다. 지구촌 구석구석마다 한인이 없는 곳이 없다. 한인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교회가 있다. 해외 한인공동체는 교회를 중심으로 엮어져 있다. 여기 주 구성원인 한인 크리스천은 선교적 DNA를 가지고 있다. 하나님을 향한 사랑과 복음에 대한 열정은 다른 어느 민족도 흉내낼 수가 없다. 그러므로 한인 디아스포라 교회는 태생적으로 선교적 동기와 사명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제 21세기 선교의 동력으로 떠 오른 한인 디아스포라와 그 교회에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 초기 유대인 회당이 선교의 전초기지로 쓰임 받았듯 한인 디아스포라 교회가 선교적 교두보 역할을 해야 할 때이다. 이제 영적 최전선에 자리하고 있는 해외 한인교회는 교민이란 울타리를 헐고 열방을 향해 과감한 사역적 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 Missional Church로서!

05.28.2016

jrsong00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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