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닐라 선언(The Manila Manifesto)에 강조된 선교내용

송종록 목사

(크로스 선교전략 연구소)

 

마닐라 선언이란 무엇인가? ‘선언’이란 신념과 의도와 동기를 선포하는 것을 의미한다. 마닐라 선언은 1974년 로잔대회의 정신을 계승한 제 2차 세계복음화국제대회의 결과물이다. 본 대회는 1989년 7월에 약 170개국에서 3,000여 명의 세계 복음주의 지도자들이 필리핀의 마닐라에 모였다. 금번 대회는 두 개의 주제인 “그리스도께서 오실 때까지 그를 선포하라”와 “온 교회가 온 세상에 온전한 복음을 전하라는 부름”에 기초하여 선언문이 작성되었다. 전반부는 21개 항목의 신앙적 고백(affirmations)으로 구성되었으며 후반부는 12항목으로 주제를 설명했다. 이 선언문의 주된 결론은 선교의 시급성 강조와 이 선언을 로잔언약과 함께 연구하며 실천에 옮기기를 촉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특이한 점은 기존 제국주의 시대에 있었던 잘못된 선교방식에 대한 반성과 타 종교에 대한 자유보장을 촉구한 것이다. 그렇다면 마닐라 선언에 나타난 선교적 주된 내용은 무엇인가?

세상의 변화와 선교적 도전 1900년에는 세계 인구의 9퍼센트만이 도시에 살고 있었다. 그런데 2000년에는 50퍼센트 이상이 도시에 살게 될 것이다. 세계 각처에서 사람들이 도시로 이주하고 있으며 이것은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이주’라고 불려 왔다. 이런 현상은 기독교 선교에 주요한 도전이 되고 있다. 도시에는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살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여러 민족이 우리의 문턱에까지 와 있는 것이다. 그 안에서 우리는 복음으로 민족의 장벽을 허무는 우주적 교회들을 발전시킬 수 있지 않겠는가? 우리는 과학 기술과 함께 산업화되어 가며 경제 질서의 변화와 함께 도시화되어 가는 새로운 세계 문화의 출현이라는 ‘현대성’(modernity)의 영향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러한 요인들이 복합되어 환경을 조성하는데, 그것은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형성하게 한다. 더욱이 세속주의는 신앙을 황폐하게 해서 하나님과 초자연적인 사실들을 무의미하게 만들었고 도시화는 사람들의 삶을 비인간화하였으며 대중매체는 말을 영상으로 대체해 진리와 권위의 가치를 하락시키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결국 이런 복합적인 요인으로 현대화의 결과는 많은 사람들이 애써 전하는 메시지를 왜곡시키며 또 선교에 대한 동기 유발을 해친다. 현대화는 위험과 함께 축복을 가져오기도 한다. 전 세계를 연결하는 통신망과 교역망을 통해 전통적 사회든지 전체주의적 사회든지 현대화는 복음이 미개척지 경계를 넘어 그 닫힌 사회 속에 파고들어 갈 수 있는 전대미문의 문을 열어 놓고 있다.

선교적 측면에서 본 네 부류 사람 첫째로, 잠재적인 선교역군으로 헌신된 사람들이다. 이러한 범주에 속하는 기독교 신자들이 1900년에는 4천만이었는데 오늘날에는 5억으로 늘어났다. 그리고 지금은 다른 어떤 주요한 종교 그룹보다 두 배 이상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둘째로, 헌신되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그리스도인이라고 스스로 고백한다. 그들은 세례를 받고, 교회도 가끔 참석하며, 자신들을 기독교인이라고 부르기까지 한다. 그러나 이들에게 있어 그리스도에 대한 인격적인 헌신이란 개념은 생소하기만 하다. 우리는 이들을 시급히 재 복음화해야 한다. 셋째로, 비복음화 된(unevangelized)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복음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을 가지고 있지만 이 복음에 응답할 수 있는 적절한 기회를 만나지 못한 사람들이다. 아마도 그리스도인들이 이웃의 거리, 길, 마을, 촌락에 가면 만나 전도할 수 있는 사람들일 것이다. 넷째로, 미복음화 된(unrached) 사람들이 있다. 예수님이 주되심을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이 20억이나 되는데 이들은 자국의 그리스도인들이 접촉할 수 있는 영역 안에 있지 않다. 사실 약 2,000여 민족들 가운데서는 아직도 활발한 토착적인 교회운동이 일어나고 있지 않다. 여기에서 ‘민족’이란, 서로 유사성, 예를 들면 공통된 문화, 언어, 가정, 직업을 가진 종족의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전략적 선교사 재배치 오늘날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명목상으로는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한다. 그리고 나머지 40억 중 절반은 그리스도에 관하여 들었으며 그 나머지 반은 듣지도 못하고 있다. 1989년도 기준 통계에 의하면 2,000여 개의 큰 민족들 속에 그와 같은 약 12,000여 개의 미전도 종족이 있으며 그들을 전도한다는 과제는 전혀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현재 전체 선교사의 겨우 7퍼센트만이 이 일에 전념하고 있으며 나머지 93퍼센트는 세계의 절반이 되는 지역 곧 이미 복음화 된 지역에서 일하고 있다. 이와 같은 불균형을 시정하려면 선교 인력을 전략적으로 재배치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 이후 거의 2000년이 지나도록 아직도 세계 인구의 3분의 2가 예수님을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심히 부끄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가망성이 없어 보이는 곳에서도 하나님의 능력의 역사가 힘 있게 일어나고 있음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선교를 위한 교회 연합 ‘협력’이란 다양성 가운데서 통일성을 찾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여러 가지 다른 기질, 은사 그리고 문화, 지역 교회와 선교 단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 함께 일하는 것을 의미한다. 신약 성경에는 전도와 연합이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예수님은 세상이 자신을 믿도록(요17:20-21) 하기 위해 자신이 성부와 하나 됨같이 하나님의 백성들이 하나 되기를 위하여 기도하셨다. 또 바울도 빌립보 교인들을 권면하며 “한 뜻으로 복음의 신앙을 위하여 협력하라”(빌1:27)라고 했다. 이런 성서적 비전과는 달리 우리는 서로 의심하고 대결하며 비본질적인 것들에 대해 고집을 부리고 권력 투쟁과 자기 왕국 건설에 힘씀으로 복음 전도 사역을 부패시키고 있음을 부끄럽게 여긴다. 우리는 선교에 있어서 협력이 필수불가결한 것임을 확인한다. 이는 하나님의 뜻일 뿐 아니라 화해의 복음이 우리의 분열로 인해 불신을 받기 때문이다. 세계 복음화 과제가 기필코 성취되려면 우리가 이 일에 함께 협력해야만 한다.

맺음 말 “그리스도께서 오실 때까지 그를 선포하라.” 이는 로잔 2차 대회 격인 마닐라 대회의 주제이다. 본 대회는 예수께서 아우구스투스가 로마의 황제였을 때 이 땅에 오셨고 언제가 그 분의 약속대로 그 나라를 완성하기 위해 상상할 수 없는 영광 속에 다시 오실 것이라고 강조한다. 따라서 오늘의 교회는 이 초림과 재림 사이에서 희생과 연합으로 선교적 사명을 긴박히 감당해야 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지금이다. 로잔언약(The Lausanne Covenant)이 발표된 15년 후 그 정신을 계승한 마닐라 선언(The Manila Manifesto)이 다시 나왔다. 왜 비슷한 선언문이 또 나올 수밖에 없었는가? 이는 교회가 선지적 목소리에 귀를 닫고 있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사실 많은 교회들이 선교의 중요한 원리보다 내부 지향적 개 교회 중심 활동에 집착해 있다. 교회가 전통의 관성과 중력을 거스르기는 쉽지 않다. 성령의 능력을 힘입지 않고는 세류를 돌파하기 어렵다. 반복은 강조이며 다급한 촉구이다. 세계 미완성 과업을 향한 주님의 엄한 명령을 우리는 한시도 경시해서는 아니 된다. “그리스도께서 오실 때까지 그를 선포하라.” 그리고 “온 교회가 온 세상에 온전한 복음을 전파하라” 이것이 본 대회의 결산이다. 이메일: jrsong00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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