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 1장 1-3절
정준성 목사

뉴욕 주사랑장로교회

우리는 고난당할 때 고난을 없애 달라고 기도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기도해도 고난이 계속되면 낙심할 때가 있습니다. 이때 꼭 기억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고난을 면케 해주겠다' 약속하신 적이 없습니다. 정반대입니다. 예수님을 믿는 자는 고난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또 예수님 때문에 고난당하는 자는 복 받은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이 땅에서 예수님 때문에 고난당하면 천국에서 놀라운 상을 받기 때문입니다(마5:10-12). 세상 사람은 '돈'과 '복'을 연결하지만 예수님 믿는 성도는 '고난'과 '복'을 연결합니다. 예수님 때문에 고난당하는 성도가 복 받은 사람입니다.

초대교회 성도들도 예수님 믿고 고난을 많이 받았습니다. 주후 65년 네로황제가 기독교를 박해하기 시작했습니다. 박해는 날로 더 심해져 주후 90년 최악의 상황이 됩니다. 도미티안 황제는 '자기를 신으로 섬기라는 법'을 만들었습니다. 로마제국에 사는 모든 사람은 도미티안 황제의 흉상 앞에 향불을 피우며 '시저는 나의 주님입니다' 고백해야 했습니다. 사도요한은 황제 우상숭배를 거부했습니다. 그 결과 종신형을 선고받고 밧모섬에 갇혔습니다. 초대교회 성도들이 얼마나 불안에 떨었을까요? 하루아침에 목사님을 잃어버렸습니다. 로마제국의 공권력은 황제숭배를 안 할 수 없도록 조여 오고 있습니다. 황제숭배를 하면 예수님을 배신하는 것입니다. 황제숭배를 거부하면 당장 잡혀 들어가 죽습니다. 

여러분이 1900년 전 그 시대에 예수님을 믿었다고 생각해 보세요. 우상 앞에 무릎을 꿇느냐? 아니면 순교의 피를 흘리며 죽느냐? 둘 중의 하나밖에 없습니다. 수많은 형제자매가 죽었습니다. 나도 언제 잡혀 들어가 죽을지 모릅니다. 그러면 의문이 생길 것입니다. '우리가 이렇게 핍박을 당하고 있는데, 예수님은 어디에 계세요? 예수님은 지금 무엇을 하고 계세요?' 바로 그때, 예수 그리스도께서 계시를 통해 응답하십니다(계1:1). 

계시(Ἀποκάλυψις)가 무엇일까요? 어떤 물건을 천으로 덮어놓으면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가 없지요. 그때 천을 걷어서 그 안에 감추인 것을 보여주는 것, 이것이 '계시'입니다. 그러면 예수 그리스도께서 고난당하는 성도에게 '무엇'을 보여주셨습니까? 

 

첫째로, '미래의 승리'를 보여주셨습니다. 

 

1절 중간을 보시면 반드시 속히 일어날 일들을 보여주시려고 계시를 주셨다, 말씀합니다. 초대교회 성도들은 사탄의 맹렬한 공격을 받았습니다. 그들의 눈에는 패색이 짙었습니다. 바로 그때, 예수 그리스도께서 천을 걷어내시며 '미래의 승리'를 보여주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심으로 이미 승리하셨습니다. 또, 예수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시는 그 날 사탄을 멸하시고 승리를 완성하실 것입니다. 상황은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고 박해는 날로 더욱 심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를 통해 미래의 승리를 알고 현재의 고난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고난을 뛰어넘어 승리의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하시는 성도 여러분, 우리가 영적전쟁 한복판에 있기 때문에 때로는 힘들고 지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확실히 승리하는 것을 알고 다시 일어나 싸우시기 바랍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미 승리하셨습니다. 이제 곧 승리를 완성하십니다. 우리도 주와 함께 싸워 승리합니다. 로마서 8:37절 말씀을 잘 아시지요? "그러나 이 모든 일에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로 말미암아 우리가 넉넉히 이기느니라." "We are more than conquerors" 고난의 깊은 터널을 지나는 성도님들께 권면합니다. 미래의 승리를 보고, 현재의 고난을 이기십시오. 

 

둘째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들에게 the Great Unseen Reality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의 진짜 현실'을 보여주셨습니다. 

 

인간의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인간의 눈에 보이지 않는 진짜 현실이 있습니다. 요한계시록 1:8은 하나님이 알파와 오메가 되심을 말씀합니다. 인간의 눈에는 도미티안 황제가 너무나 강력해 보였습니다. 황제의 말 한 마디에 성도의 목이 잘려 나가고, 십자가에 못 박혀 화형을 당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가리고 있던 천을 걷어주시니, 진짜 현실을 보게 되었습니다. 도미티안 황제가 천년만년 통치할 것 같았지만, 그는 불과 6년 후에 죽습니다. 그가 아무리 권력을 휘둘러도 유한한 인간일 뿐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알파와 오메가이십니다. 하나님은 영원 전부터 영원까지 온 천하 만물을 통치하십니다. 바로 그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지키고 계십니다. 여러분의 눈이 열려 하나님께서 지금 이 순간 얼마나 놀라운 일을 행하고 계시는지 보시기를 원합니다. 현재의 승리를 보고 고난을 이기십시오. 하나님은 여러분이 고난을 이기고 복 있는 사람 되기를 원하십니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복 있는 사람이 누구일까요?(계1:3)

 

첫째로, 복 있는 사람은 '신실한 사람'입니다. 

3절은 “이 예언의 말씀을...”로 시작합니다. 요한계시록은 계시'이며 동시에 '예언'입니다. 하나님께서 요한계시록에 주신 가장 중요한 '예언'은 다음과 같습니다. ‘최후승리는 확실하다. 그러나 지금 당장 상황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다. 지금보다 훨씬 더 상황이 악화될 것이다. 그다음에 최후승리를 얻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성격이 급합니다. 고난을 당하며 기도할 때, 지금 당장 고난을 멈추어주시기를 바랍니다. 치료를 위해 기도할 때, 지금 당장 고쳐주시기를 원합니다. 가정과 사업을 위해 기도할 때, 지금 당장 문제를 해결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요한계시록 6:9-11절에 주님께서 요한에게 환상을 보여주셨습니다. 순교자들의 영혼들이 하나님께 부르짖고 있습니다. 성도들을 박해하고 죽이는 자들을 언제까지 내버려 두시렵니까? 예수님 믿는 자들을 잡아 죽이는 세상을 언제까지 이대로 내버려 두시렵니까? 언제까지 기다려야 합니까? 주님께서 순교자들의 영혼에게 뭐라고 답하셨지요? 너희 형제들과 친구들도 순교의 피를 흘릴 때까지 기다려라! 더 많은 성도가 피 흘려 순교할 때까지, 박해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 답하셨습니다. 

로마제국이 기독교를 박해했던 시대와 우리가 사는 이 시대가 너무 똑같습니다. 우리가 사는 이 시대를 Post-Christendom 시대라 부릅니다. 기독교 시대는 이미 끝났고, 기독교를 박해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역사를 잠깐 살펴볼까요? 초대교회는 약 200년 동안 로마제국의 박해를 당했습니다. 그런데 주후 313년,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밀라노 칙령을 선포하여 기독교인들이 종교의 자유를 얻게 되었습니다. 이때부터 기독교 시대가 1600년 이상 지속하였습니다. 그런데 18세기에 계몽사상이 일어나자 기독교 시대는 저물기 시작했고 20세기 말에 기독교 시대는 완전히 끝났습니다. 초대교회 성도들이 박해 당하던 시대와 똑같은 세상을 우리가 살고 있는 것입니다. 기독교를 박해하는 세상에서 믿음을 끝까지 지키는 자가 '복 있는 사람'입니다. 

초대교회 성도들은 로마황제냐? 예수그리스도냐?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했습니다. 1900년이 지난 오늘날은 로마황제 대신 '돈'과 '성공'이 아닐까요? 신앙 양심을 한 번만 버리면, 큰돈을 벌 기회가 있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신양 양심을 한 번만 버리면, 성공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큰돈을 벌 기회를 놓친다 해도, 성공할 기회를 놓친다 해도, 예수님을 향한 신실한 믿음을 지키심으로 복 있는 사람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아주 오래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예수님 믿은 지 얼마 안 된 부부가 교회를 잘 안 나오는 것 같아서 무슨 일이 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교회에 안 나갈 때는 아무 일이 없었는데 교회에 나가니까 어려운 일이 자꾸 생기는 것 같다는 거예요. 더 어려운 일이 생길까봐 교회에 안 나온다는 거예요. 조그만 일에도 믿음을 내려놓는 연약한 믿음을 보며 안타까웠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십니까? 신앙생활 하시다 어려움을 당하면 믿음을 쉽게 버리지는 않으시는지요? 교회생활 하시다 어려움을 만나면 교회를 쉽게 떠나지는 않으시는지요? 직장생활 하실 때 그리스도인이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당하면 신앙을 내려놓지는 않으시는지요? 

우리의 자녀들은 어떤가요? 우리의 자녀들은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보다 예수님 믿고 살기 훨씬 더 어려운 세상을 살 것입니다. 우리의 자녀들의 신앙이 이 악한 시대를 감당해낼 수 있을까요? 우리가 자녀들에게 신앙교육을 올바로 하고 있나요? 가정과 교회가 다음 세대에 신앙을 물려주는 것에 더욱 힘을 쏟으십시오. 

 

둘째로, 복 있는 사람은 '말씀의 사람'입니다. 

3절 말씀은 이 예언의 말씀을 읽는 자와 듣는 자와 그 가운데에 기록한 것을 지키는 자는 복이 있다, 말씀합니다. 요한은 지금 밧모섬에 갇혀 있습니다. 주님의 명령을 따라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를 두루마리에 다 기록합니다. 이 두루마리를 일곱 교회에 보냅니다. 지금은 수백 장 복사해서 성도들에게 나누어드리면 되지만, 그때는 복사기가 없었습니다. 지금은 거의 모든 사람이 글을 읽을 수 있지만 그때는 약 15%의 사람만 글을 읽고 쓸 수 있었습니다. 이 두루마리가 교회에 도착했을 때 글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이 앞에 서서 큰 소리로 또박또박 읽었을 것입니다. 다른 모든 성도는 한 마디도 놓치지 않으려고 집중해서 들었을 것입니다. 얼마나 정성을 들여 읽었을까요? 얼마나 집중해서 들었을까요? 바로 이것이 초대교회 성도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듣는 방법이었습니다. 

우리는 어떤가요? 우리는 말씀의 홍수시대를 살기 때문에 말씀이 귀한 줄을 모르고 말씀을 향한 갈급함이 없는 것은 아닌가요? 또, 복 있는 사람은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들을 뿐 아니라 말씀을 지키는 사람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다 그렇게 살아도 말씀이 그렇게 살면 안 된다고 하시면 그렇게 살지 않는 사람이 복 있는 사람입니다. 말씀을 읽고, 듣고, 순종하심으로 복 있는 사람 되십시오. 

 

셋째로, 복 있는 사람은 '깨어있는 사람'입니다. 

3절은 “때가 가까움이라” 말씀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실 날이 가까움을 알고 깨어있는 사람이 복 있는 사람입니다. 

계시록 1장 7절은 “볼지어다 그가 구름을 타고 오시리라” 말씀합니다. 한글성경에는 '오시리라' 미래형으로 되어있지만 헬라어 성경에는 현재형입니다. 영어성경 ESV는 현재형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Behold, he is coming). 예수님께서 지금 오고 계시는 중이라는 뜻입니다. 아타나시우스가 쓴 성 안토니의 전기를 읽다가 귀한 구절을 보았습니다. ‘아침에 해가 뜨면, 저 해가 지기 전에 예수님 다시 오실 것처럼 하루를 살자. 저녁에 해가 지면, 저 해가 다시 뜨기 전에 예수님 다시 오실 것처럼 저녁을 살자.' 

여러분은 며칠 동안 청소를 안 하고 집안을 어지럽히고 샤워도 안 하고 잠옷 바람으로 늘어져 있는데 갑자기 손님이 와서 당황한 적이 있으십니까? 예수님께서 오늘 오셔도 조금도 당황할 것 없는 사람이 복 있는 사람입니다. 다시 오시는 예수님을 바라보며 언제나 깨어있는 복 있는 사람 되십시오. 

 

말씀을 맺겠습니다. 예수님 때문에 고난당하면 복 받은 줄 알고 기뻐하십시오. 미래의 승리와 진짜 현실을 보고 현재의 고난을 이기십시오. 신실한 사람, 말씀의 사람, 깨어있는 사람이 되어서 진정으로 복 있는 사람이 되십시오. 

john.junsong.jung@gmail.com

05.29.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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