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상항중앙장로교회)
1906년 4월 18일 샌프란시스코에는 진도 8.3의 대지진이 일어났다. 큰 화재가 발생해서 3천명이 목숨을 잃었고 도시의 80%는 붕괴되었다. 이후 샌프란시스코의 모든 건물에는 강도 높은 내진설계가 요구되었고 건물마다 비상계단이 설치되었다. 1989년 다시 7.1의 대지진이 일어났다. 그런데 이번에는 사망자는 63명에 불과했고 건물은 대부분 멀쩡했다. 같은 시기에 비슷한 지진이 아르메니아에 일어났는데 2만 명이 사망한 것과 큰 비교가 된다. 앞선 지진은 위기였지만 이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 더 안전한 도시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지금 위기의 시간을 지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이 위기도 마침내 극복이 될 것이다. 지혜로운 나라는 의료제도를 정비하고 제약회사들은 신약을 개발할 것이다.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들은 가족의 소중함과 인생의 근본적인 필요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될 것이다. 교회도 더 견고한 믿음으로 참된 하나님의 백성으로 새로워질 것이다. 그러고 보면 위기는 잘 극복하면 더 좋은 나라로, 더 괜찮은 인생으로 변화될 기회일 수도 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지금의 이 위기를 극복하고 이루어낼 변화는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
하나님의 계획을 기대하라
본문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변화를 소개, 야곱이 이스라엘로 변화된 것이다(창32:28).
야곱은 교활한 사람이었다. 히브리어로 사기꾼, 모사꾼을 의미하는 그의 이름처럼 살아왔다. 하지만 일생일대의 변화를 통해 그는 새로운 사람 이스라엘이 된다. 후에 이 이름은 하나님의 선택을 받은 백성의 이름이 되기도 했다. 이 놀라운 변화 이후 야곱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었다. 위기를 제대로 견뎌냈기 때문이다. 우리 위기를 바로 견디어낼 교훈이 여기에 있다.
지금 야곱은 천사와 씨름을 하고 있다. 자랑스럽던 아들들도, 삶의 목적이던 재물과 종들도 없다. 홀로 강가에 남아 천사와 씨름을 한다. 이유가 무엇인가? 위기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20년 외삼촌 집의 종살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중이었다. 재산도 넉넉했고, 가족도 제법 수가 되었다. 그런데 형 에서가 두려웠다. 야곱은 먼저 정중히 종들을 보내 인사를 했다. 그런데 400명의 군사를 이끌고 달려 나온다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이번에는 좋은 것으로만 골라서 선물을 보냈다. 그런데 소용이 없다. 야곱이 소유한 넉넉한 재산도 함께한 사람도 이 위기에는 아무 소용이 없다.
우리도 이런 위기를 만나곤 한다. 멀쩡하던 아이가 껄렁껄렁해지거나 오랫동안 헌신해왔던 배우자에게서 냉정한 거절을 경험할 수 있다. 바지 한 벌 잃어버렸다가 수백만 불짜리 소송을 당하고 가게 문을 닫았던 한인 세탁소의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두려워서 의사를 찾아가지 못하고 있지는 않은가? 어느 날 갑자기 중병을 선고받은 사람들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지난 12월 중국에 폐렴환자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일 년이 지났는데 미국에만 환자는 천만 명, 사망자는 24만 명이 되었다. 전쟁보다 심각한 상황이다. 한 번도 겪어보지 않은 위기를 지나고 있다.
그러나 야곱의 사건에서 한 가지를 기억해야 한다. 야곱이 형 에서에게 환영을 받았다면 그는 과연 이스라엘로 변할 수 있었을까? 하나님은 우리의 아름다운 변화를 위해 위기를 사용하신다.
우리는 때로 벼랑 끝에 서는 경험들을 한다. 그런데 위기를 극복한 사람들의 공통된 고백이 무엇인가? 자신이 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 위기를 두려워만 하지 말자. 그것에 담겨있는 하나님의 계획을 기대해야한다.
허물을 고백하라
천사가 씨름을 하다 자신을 놓아달라고 했을 때 야곱은 이렇게 말한다.
“그가 이르되 날이 새려하니 나로 가게 하라 야곱이 이르되 당신이 내게 축복하지 아니하면 가게 하지 아니하겠나이다”(창32:26).
야곱은 이미 뼈가 부러졌다. 그래도 천사를 놓지 않았다는 것이다. 포기하지 않아야 변화의 기회를 잡는다.
대부분의 사람이 하나님을 향한 소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중 몇 사람만이 하나님의 축복을 얻는다. 이유가 무엇인가? 너무 빨리 포기하기 때문은 아닐까?
결혼관계에 문제가 생길 때 얼마나 쉽게 이혼을 생각하는지 모른다. 왜 아내가 변했을까? 왜 남편이 달라졌을까? 수 년 동안 나의 잘못된 습관, 태도, 행동 때문이지 않을까? 그렇다면 그것이 제거되는데도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전염병의 문제는 국가적인 문제이니 나는 포기해도 괜찮은 것인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건강에 위기가 생기며 우리는 우리 몸을 어떻게 사용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경제적 활동을 멈추고 예배당에 모일 수 없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했는지, 포기해도 좋은 것에 매달려 있었던 것은 아닌지 끈질기게 생각해야 한다. 어떤 종류의 문제가 있더라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천사가 야곱에게 이름을 묻는다(창32:27). 왜 천사는 이름을 물었을까? 나는 그 이름이 부끄러운 이름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야곱이 모를 리가 없지 않았겠는가. 그 이름은 사기꾼, 모사꾼이라는 의미였다.
야곱은 대답한다. ‘옳습니다. 저는 사기꾼입니다. 모사꾼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도와주십시오.’
위기를 이겨낼 두 번째 단계는 자신의 허물을 인정하고 하나님 앞에 고백하는 것이다.
위기를 만난 인생의 대표적인 반응은 원망이다. 환경을 원망하고 부모를, 남편이나 아내를 원망한다. 국제적으로도 다르지 않다. 미국은 중국을 원망하고 중국은 미국을 비난한다. 애꿎은 불똥은 WHO로 튀기도 한다. 왜 이럴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도움을 청하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과정을 넘기지 못하면 결코 위기가 지나가도 아무런 변화를 경험하지 못한다. 위기를 변화의 기회로 삼기 원하는가? 그렇다면 하나님 앞에 나아가 정직하게 고백하여야 한다.
‘하나님, 제게 문제가 있습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게 해결할 능력이 없습니다. 도와주옵소서.’
순종하라
하나님이 우리를 변화시키시는 마지막 단계는 순종이다. 야곱의 위기가 무엇이었는가? 형 에서의 위협이었다. 그렇다면 야곱의 가장 고대하는 응답은 무엇이었을까? 형을 물리쳐주겠다. 형을 이길 군사를 주겠다....
그런데 천사는 전혀 다른 답을 주었다. “그가 이르되 네 이름을 다시는 야곱이라 부를 것이 아니요 이스라엘이라 부를 것이니 이는 네가 하나님과 및 사람들과 겨루어 이겼음이니라”(창32:28).
그제야 야곱은 천사를 놓아주었다. 무엇을 의미하는가? 야곱은 이것이 응답이라고 믿었다는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작한 기도였다. 그런데 문제가 변화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변화되었다. 그리고 그는 길을 떠나 분노로 달려온 형과 마주한다. 죽을지도 모르지만, 평생을 고생하며 모은 모든 것을 잃어버릴 수도 있지만 하나님이 ‘나도 너한테 져준다’ 하시며 이스라엘이라고 바꿔주셨으니까 자신을 이스라엘이라고 믿고 선다.
하나님이 얼마나 많이 우리에게 말씀하시던가. ‘너는 내 것이다. 아무도 너를 넘어뜨리지 못하리라. 내가 너를 도울 것이다. 두려워말고 담대하라.’ 그런데 우리는 얼마나 많이 이 말씀대로 서지 못하는지 모른다.
위기를 극복할 마지막은 단계는 하나님의 하신 일을 받아들이는 것, 이것이 순종이다.
결론
오래전에 이런 이야기를 읽었다. 한 나무꾼이 산에 올랐다가 절벽에서 떨어졌다. 겨우 나뭇가지 하나를 붙들고 절벽에 매달리게 되었다. 기도를 시작한다. 얼마나 간절한 기도였겠는가. ‘하나님, 살려주시면 뭐든지 하겠습니다.’ ‘진짜냐?’ ‘그럼요. 교회도 잘 다니고 하나님 일도 하겠습니다.’ 정말 나무꾼은 그럴 마음이 들었다. 잠시 후 하나님이 말씀하셨다. ‘손을 놓아라.’ 나무꾼은 가슴이 철렁했다. 아니 이 나무를 놓으라니. 그럼 절벽 아래로 떨어질 텐데. 한참을 생각하다 나무꾼이 다시 소리를 질렀다. ‘거기 하나님 말고 다른 분 없습니까?’ 이건 우리 이야기다.
살아있는 것은 다 변한다. 생명이 있는 그리스도인도 잘 변해야한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아름다운 변화를 이루기 원하신다.
시작은 위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허물과 부족을 인정하고 고백해야 한다. 그러면 하나님의 음성이 들리기 시작한다. 이젠 순종함으로 서는 것이다.
위기의 시기를 지난다. 우리에게 변화의 기회가 시작된 것인지 모른다. 한탄하고 원망하는 것을 멈추고 야곱이 이스라엘로 변화되는 기회로 삼자. 이 위기가 지난 후에는 훨씬 성숙된 하나님의 사람들로 만나야 한다. 위기를 변화의 기회로 바꾸는 능력의 그리스도인들이 되기를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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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