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그레잇넥교회)
요즘은 시대를 AC와 BC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After Corona, Before Corona, 나아가 WC까지도 말하게 되었습니다. With Corona. 갑작스럽게 찾아온 코로나19으로 인해 우리는 전혀 경험하지 못한 두려움과 혼돈의 시대를 살게 되었고, 어떻게 하면 이 시대를 잘 헤쳐갈 수 있을까? 라는 것이 우리 모두의 집중된 화두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와중에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속담이 생각났습니다. 즉 요즘 같은 팬데믹의 혼란을 잘 헤쳐가기 위해서는 침착하고 현명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정신 차림’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정신 차림’이란 자기정체성 확립으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가정에 위기가 찾아와 무너지게 되는 것을 보면 부모들이 자기정체성을 잃어버렸을 때입니다. 학교나 기관들 역시도 마찬가지요, 나라와 민족역시 각 요소에 있는 지도자들과 백성들이 자기들의 본문과 정체성을 잃어버렸을 때 큰 수렁으로 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팬데믹 시대를 맞이하여 교회는 위기를 맞이했다고 진단합니다. 쉽지 않은 대면예배모임, 교회의 사역정지, 성도들의 믿음약화, 헌금 감소와 운영, 무엇보다 사회 속에서의 역할의 한계, 미래의 불투명성 등 혼란스러움이 계속 가중되는 현실입니다. 하지만 이런 시대일수록 크리츠천과 교회공동체는 더욱 자기정체성을 찾아서 견고히 사명을 감당해 가야할 줄 압니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는 자기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는 방안을 가져야 합니다. 그 대안은 먼저 “나는 누구인가?(Who Am I?)”라는 질문과 거기에 맞는 대답을 찾는 것이어야 합니다.
오늘 본문은 사도바울이 복음으로 낳은 아들 디모데에게 권면해주는 목회서신입니다. 당시 디모데는 바울이 2, 3차 전도여행을 통해 세워놓은 에베소교회에서 사역을 하고 있던 때였습니다. 에베소지역은 아데미 신전과 신상을 비롯하여, 우상숭배가 성행했던 도시요, 환락적이고, 쾌락적인 도시였습니다. 세속적인 사상이 팽배한 곳에서 교회를 지켜가야 하고, 지속적으로 몰려오는 영적장애들을 헤쳐 가며 성도들의 신앙을 성장시켜가야 함은 쉽지 않은 사역이었습니다.
따라서 이 모든 상황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던 바울은 안타까움을 갖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상황 속에서도 바울은 오늘 말씀을 통해 디모데와 교회공동체의 정체성을 찾아줌으로 더욱 강하게 세워가기를 원했습니다. 본문은 질문형식으로 씌여져 있지는 않았지만 사실 알고 보면 내용 속에는 (사역자로서, 크리스천으로서) ‘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과 대답이 들어있습니다.
첫째, 나는 누구인가? 나는 약한 자라는 것입니다.
(딤후2:1)“내 아들아 그러므로 너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은혜 가운데서 강하고...” 라고 권면합니다. 여기서 ‘강하고’ 라는 말은 역으로 생각하면 여전히 약한 자임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사실 디모데는 젊지만 영성이 깊은 사역자였습니다. 당시 에베소교회를 지도할 만큼 신뢰할 만한 지도자였습니다. 하지만 바울은 디모데 자신이 먼저 자기가 누구인지를 인식하도록 만듭니다. 나는 누누인가? 약한 존재이다’라는 자기정체성을 확립해줍니다. 그런데 바로 여기서 바울은 답을 찾아갑니다. 약한 존재이기에 너는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것이며, 그 도움은 다름 아닌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은혜 가운데서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내 힘 갖고는 역부족인 환경이 닥쳐오고, 내 능력으로 할 수 없는 상황들이 주어지고, 내 노력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한계점들이 세상으로부터 몰려올 때, 그것을 영적으로 극복하며 승리할 수 있는 비결은 다름 아닌 예수그리스도의 은혜가 주어질 때 강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 같은 말씀은 단순한 권면이 아니라 사도바울 자신의 실존적인 경험을 갖고 또한, 현실적인 적용을 하면서 준 노하우였습니다.
오늘 우리 크리스천들이 세상 속에서 매일매일 사명을 감당하며 산다는 것이 얼마나 역부족인지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의 소망은 그리스도예수 안에 있는 은혜요, 그분의 능력이라는 사실입니다. 빌4:13에서 바울은 네게 능력주시는 자 안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라고 선포했습니다.
나는 비록 약한 존재이지만 은혜 안에서 강한 자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지금은 더욱 은혜를 사모해야 할 때입니다. 그럴 때 우리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긍휼과 자비와 지혜와 능력을 통하여 승리하는 크리스천이 될 것을 믿습니다.
두 번째, 나는 누구인가? 복음의 유통자입니다.
(딤후2:2)“또 네가 많은 증인 앞에서 내게 들은 바를 충성된 사람들에게 부탁하라 그들이 또 다른 사람들을 가르칠 수 있으리라.”
바울은 디모데에게 내게 들은 바를 충성된 사람에게 부탁하라고 말합니다. 이는 곧 디모데가 복음을 먼저 듣고 배우고 깨우침을 받은 자로서 다른 사람에게 철저히 복음을 전수해주어야 할 사명자라는 것입니다. 즉 나는 누구인가? 복음의 온전한 유통자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별히 시대가 어렵고 혼란스러울수록 복음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그 복음을 전수할 수 있는 사역들이 필요한 것입니다. 특별히 복음으로 강한 일꾼들을 세워가는 것은 더욱 절실합니다. 왜냐하면 흔들리는 세상은 흔들리지 않는 진리로만 세워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팬데믹 시대에 주변으로부터 자주 듣는 이야기는 “힘들다”는 말입니다. 사업이 안 되서, 일자리가 없어서, 돈 벌 길이 사라져서 힘들다고 소리칩니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너무도 바쁘고, 수입이 예전보다 훨씬 많아졌다고 하는 곳이 있습니다. 유통업체들입니다. 특별히 인터넷 유통업체들은 전보다 더욱 많은 매출을 올렸다고 합니다. 여기서 우리 교회와 성도들은 우리의 정체성과 사역을 다시 한번 점검할 힌트를 얻게 됩니다. 왜냐하면 우리도 영적인 유통업을 가진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팬데믹 시대는 심령 밭이 복음을 유통시키기에 더욱 잘 준비된 시기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어디선가 소망의 빛과 생명의 빛을 얻고 싶은 것이 위기시대의 심령들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9월 달에 대뉴욕지구한인교회협의회에서는 할렐루야 대뉴욕복음화 대회를 치렀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행사를 취소해야 한다고 하는 일부여론도 있었지만, 이런 시대일수록 더욱 원색적인 복음, 더욱 강력한 복음이 전달되어야겠다고 확신하여 대회를 오픈했습니다.
그리고 참으로 결과는 놀라왔습니다. 현장에서는 감동과 눈물이 충만했고, 비대면으로는 유례없이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집회 후에도 계속 용기와 소망을 주고 있습니다. 장학생 30명과 선교사들을 후원을 하게 되었고, 미주에 차세대 살리기 운동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할렐루야!
나는 누구인가? 우리는 누구인가? 이 시대를 깨우는 복음의 유통자로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크리스천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세 번째, 나는 누구인가? 그리스도의 좋은 군사입니다.
(딤후2:3)“너는 그리스도 예수의 좋은 병사로 나와 함께 고난을 받으라.”
바울은 디모데에게 그의 정체성을 확립해 주고자 군사라는 호칭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군사는 왜 필요한 것일까요? 적군 때문입니다. 이 세상은 보이지 않는 영적전투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엡2:2)“그 때에 너희는 그 가운데서 행하여 이 세상 풍조를 따르고 공중의 권세 잡은 자를 따랐으니 곧 지금 불순종의 아들들 가운데서 역사하는 영이라.”
(벧전 5:8-9)“근신하라 깨어라 너희 대적 마귀가 우는 사자 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나니 너희는 믿음을 굳건하게 하여 그를 대적하라….”
그렇습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환경, 사상, 정치, 경제, 코로나19 등 수많은 통로를 통해서 성경적인 신앙과 가치관을 무너뜨리려 하고 있습니다. 특히, 차세대 교육에 있어서 동성애를 비롯한, 도덕적인 타락을 조장하는 흐름이 만연해 가고 있는 현실입니다. LA쪽에서는 코로나 때 학생들의 성적인 건강을 위해 5가지 지침을 주었다고 합니다. 섹스팅하는 방법, 자위에 대한 것, 포르노사이트 보는 법, 홀로데이트, 온라인 섹스토이 다루는 것과 dirty talking 하는 방법. 참으로 충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악한 대적 마귀는 지금 우리시대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럼으로 이런 대적을 물리치기 위해서는 그리스도의 온전한 군사가 필요합니다.
그럼, 군사의 정체성은 무엇입니까? 부르심을 받은 자와 직결되어있습니다. 딤후2:4 “병사로 복무하는 자는 자기 생활에 얽매이는 자가 하나도 없나니 이는 병사로 모집한 자를 기쁘게 하려 함이라.”
병사로 부르신 자를 기쁘게 하는 것이 곧 군인의 정체성입니다. 군사로 모집한 자를 기쁘게 하는 것이 무엇일까요? 명령에 순복하는 것입니다. 군인의 위치는 상관의 명령에 죽고 사는 것입니다. 그리고 승패는 바로 상관의 명령에 순응함으로 판가름 나는 것입니다. 지금 우는 사자와 같이 삼킬 자를 찾는 시대에, 팬데믹으로 세상이 흔들리고 있는 이 때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누가 거룩한 백성을 지켜가며, 온전한 진리를 사수하고, 피로 값 준 교회를 견고히 세워갈 수 있겠습니까? 그리스도의 좋은 군사 된 사람들입니다.
이제 힘들고 혼란스런 시대를 맞이하여 영적지도자들과 성도들은 나는 누구인가? 라는 물음과 정체성확립을 통하여 세상을 넉넉히 이기며, 더욱 아름다운 교회공동체를 세워 가시기를 기원합니다.
lilyumc@hotmail.com
10.24.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