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을 보여주는 언어

최해근 목사

몽고메리교회 담임목사

지난 주간 한국을 시끄럽게 했던 주요 내용 중의 하나는 대통령이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를 마치고 나오며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비속어(욕설)를 사용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욕설을 한 대상이 한국국회이냐 미국국회이냐를 놓고 설왕설래 하고 있습니다만 어느 국회이든 관계없이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언어에 의해 인격적으로 무시당하는 것은 결코 아름답지 못합니다. 더군다나 욕을 한 주체가 소위말하는 힘을 가진 경우에는 더 그렇습니다.

아주 드물기는 하지만 선교사들의 사역보고를 듣다보면 선교사들이 선교지 백성들을 지칭할 때 대단히 조심스럽게 단어를 사용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지만 아주 드물게 선교지 백성들을 마치 물건 지칭하듯이 ‘그것’ ‘이것’과 같은 단어를 무의식 중에 사용하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자신의 인생과 땀을 드려 섬기고 있는 선교지 백성들을 물건 지칭하듯이 지칭하는 그런 사역자가 있는 선교지는 더 이상 들어보지 않아도 가 보지 않아도 무엇이 남아 있는지 훤하게 보입니다. 그건 바로 기득권을 가지고 선교지 백성들을 짓누르는 그런 제국주의 심보(心褓)일 것입니다.

얼마 전 모대통령이 자신을 향해 비속어를 사용했다는 당대표의 말을 들으면서 대통령도 ‘왠만큼 속이 상했구나!’라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전직이 검사였던 만큼 이전에 피의자들을 대할 때 저런 식의 단어들을 사용했겠구나 하고 추측해 보았습니다. 평생을 수사검사로 지내면서 범죄자들을 상대하다 보면 사용언어들이 거칠어질 수 있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이번에 또 그것도 해외에서 이런 비속어의 사용을 보면서 ‘아, 저분에게 저런 단어는 기본적으로 베여져 있는 언어이구나!’라는 생각에 한편으론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국민을 하늘같이 우러러 볼 줄 아는 지도자의 자세로 출발해도 때론 우매한 국민들이 취하는 형편없는 행동으로 인해 국민들을 하늘이 아닌 땅으로도 대우해 드리기 어려운 상황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국민이 아니라 국민의 대표가 되는 한 국가의 의회원들을 향해 비속어를 사용한다면 그런 마음의 중심에 일반 국민들을 향해서는 어떤 단어가 숨어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언어는 내면의 생각과 가치를 밖으로 드러낸 것입니다!

우연하게 생각없이 나온 말일뿐 그 마음에는 전혀 무시하거나 우습게 보는 자세가 아니기를 간절히 바라며 남은 기간 동안 겸손하고 신실한 지도자의 언어와 행동이 넘쳐나기를 먼 타국에서 기도합니다! 

샬롬.

 

hankschoi@gmail.com

10.08.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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