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싱톤중앙장로교회)
최근에 미시오 신학교와 웨스트민스터 신학교 총장님들과 만남을 위해 필라델피아를 방문했을 때였습니다. 이 지역을 잘 아는 목사님이 한 곳을 가리키며 이탈리아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라고 소개했습니다. 그 말에 귀가 솔깃했습니다. <아웃라이어>라는 책에서 그 지역에 대해 읽은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곳에 집단촌을 이루고 있는 이 사람들은 이탈리아 로제토 발포르토레라는 마을에서 모여든 사람들입니다. 그들이 살았던 지역 이름도 훗날 ‘로제토’라고 바꾸었습니다.
이 사람들이 세상에서 관심의 대상이 된 것은 스튜어트 울프라는 오클라호마 의과대학에서 가르치는 한 의사 때문입니다. 그가 이 지역의 농장에서 한 여름을 보내면서 신기한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로제토 지역에 사는 이탈리아인들은 1950년대 후반에 65세 미만 사람들이 심장마비 환자가 거의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당시는 콜레스테롤이나 심장병 예방을 위한 치료제가 개발 전이였기 때문에 미국에서 심장마비는 65세 미만 남성에게 가장 높은 사망 원인이었기 때문입니다.
울프 교수는 구체적으로 로제토 마을 사람들을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충격적인 결과를 얻게 되었습니다. 로제토 사람들은 55세 이하에 심장마비로 죽은 사람이 없었으며, 65세 이상 심장마비 사망률은 미국 전역에 비해 절반에 불과했습니다. 그 비결이 무엇이었을까요? 울프 박사는 로제토 사람들이 먹는 식생활, 운동성과. 유전적 요소, 그리고 지역적 특성을 연구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어느 것도 로제토 사람들이 다른 지역에 비해 더 좋은 건강요인이 되지는 못했습니다. 그들이 섭취하는 칼로리의 41퍼센트 이상을 지방에서 섭취하고 조깅을 하는 사람이 없고 사람마다 비만과 싸우면서도 담배를 피워댔습니다. 이 사람들의 비결은 로제토 마을 자체에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 지역에 어울려 사는 사람들은 서로를 이웃처럼 방문하고 길을 걷다가 마주치면 그리운 친구를 만난 듯 서로 담소를 나누고 서로가 만든 음식을 나눠 먹으며 살았습니다. 그들이 이루고 있는 지역은 거대한 한 가족 공동체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가난한 자도 부유한 자도 모두 한 공동체의 일원으로 서로를 도우며 평화롭게 살았습니다. 서로 어울려 살아가는 공동체의 삶 자체가 건강한 삶의 비결이었습니다.
펜실베니아 로제토 마을을 지나면서 진정한 공동체가 주는 능력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탈리아 한 작은 마을에서 낯선 땅으로 이주하여 100년 이상을 살아왔지만 그들은 한 민족과 한 문화 그리고 한 가족이라는 정신을 가지고 행복한 공동체를 이루었습니다. 세월이 흐르고 환경이 달라졌지만 로제토 주민의 삶을 역사를 건너 오늘까지 소중한 삶의 교훈을 전해 줍니다.
우리 각자는 다양한 환경을 배경으로 살아오다가 하나님의 특별한 인도하심으로 현재 속해 있는 교회의 교인이 되었습니다. 성도의 삶이란 그냥 예수님을 믿는 사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학습, 전도, 기도 등 다양한 훈련 과정을 통해 더 깊이 주님을 닮아가는 것입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하나님을 아버지로 모시고 예수 그리스도의 몸 된 지체를 이루는 형제, 자매라는 사실입니다. 함께 예배하고 교제하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삶 자체가 지상에서 천국을 누리는 가장 강력한 증거입니다. 그렇게 살아갈 때 세상 사람들은 우리를 보면서 세상의 기준과 전혀 다른 신비로운 능력이 있다는 것에 궁금해할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 하나 된 천국 공동체의 비밀입니다. 언젠가 하나님 앞에 이르게 될 때 경험한 그 공동체의 기쁨을 미리 맛보는 성도의 삶을 지상에서도 이룬다면 참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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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5.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