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쟁이의 기본과 원칙


『미국의 유명한 햄버거 체인점 인앤아웃은 '시대착오적인 햄버거 가게'로 불립니다. 경쟁업체에서 신메뉴를 쏟아내는 동안 인앤아웃은 세 가지 햄버거 메뉴로 74년째 장사를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디지털 시대에 그 흔한 자체 주문 앱도 없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경쟁에서 밀릴 거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콜로라도주에 매장을 오픈하자 고객들이 14시간을 기다릴 만큼 엄청난 입지를 보여줬습니다. 이 같은 성공의 배경에는 '화려한 비즈니스 전략보다 기본에 충실하는 게 곧 혁신'이란 경영철학이 있습니다. 1948년 스나이더 부부의 손에서 탄생한 인앤아웃, 한 평도 안 되는 작은 매장으로 시작했지만 '맛과 품질이라는 기본에 충실하자'는 경영철학에 신규 매장은 신선한 식자재를 배송할 수 있는 곳에만 개설했습니다. 또 신메뉴를 내놓는 공격적인 마케팅보다는 신선한 재료로 만들 수 있는 맛과 품질을 지키기 위해 메뉴도 크게 바꾸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경영철학은 '사람'입니다. 최고의 직원에게서 최고의 햄버거와 서비스가 나온다는 신념으로 직원들에게 업계 최고 수준의 급여를 줍니다. 세계 최대 직장 평가 사이트 글래스도어에 따르면 인앤아웃은 2018년 일하기 좋은 직장 4위에 뽑히기도 할 만큼 신의 직장이라고 불리는 구글보다 한 단계 높은 순위라고 합니다. 이 경영철학은 패스트푸드점이 파트타임으로 잠깐 일하는 곳이라는 통념을 깨고 직원들이 미래를 거는 일터로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일했고 이는 매장의 매출까지 연결돼 연 매출 1조를 넘기는 회사가 되었습니다. 기본에 충실하다는 것은 누가 보든 안 보든 내가 손해를 보든 이익을 보든 어떤 상황에서도 마음이 바르고 곧은 것을 말합니다. 어떤 이들은 융통성이 없다고 혹은 바보 같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그렇게 원칙과 기본을 잘 지키는 사람이 세상을 바꿉니다.』 (퍼온 글)

원칙과 기본! 가슴을 울립니다. 제가 그리 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선생님은 학생들을 잘 가르치는 일이 원칙과 기본입니다. 의사들은 병든 사람을 잘 고치는 일이 원칙과 기본입니다. 과학자들은 기술 개발에 전념하여 진보된 새로운 문명시대를 열어가는 일이 원칙과 기본입니다. 지도자들과 정치인들은 민생을 챙기고 나라를 번성하게 하여 민족의 유산을 후대로 이어주는 일이 원칙과 기본입니다. 목회자들과 교회는 성도들의 영혼을 구원하고 이 땅 위에 하나님 나라를 세워 나가는 일이 원칙과 기본입니다.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이 기본과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모두다 삯꾼들이고 이들로 인해 이 세상은 부정이 난무하고 부패하고 분열되고 타락한 사회가 될 것입니다. 사단의 역사입니다. 사단은 분열의 영이기 때문입니다.(유 1:19) 반대로 성령은 하나 되게 하시는 영입니다. 우리는 각기 기본과 원칙에 충실하여 성령의 도우심으로 하나 되게 하시는 역사에 힘써야 합니다.(엡 4:3) ‘논어 학이편’에 보면 “본립도생(本立道生)”이란 말이 나옵니다. 이 말은 “기본이 바로 서면, 나아갈 길이 보인다.”는 뜻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도 서있는 삶의 자리에서 원칙과 기본에 충실한다면 희미한 세상 속에서 분명 나아갈 길이 선명하게 보일 것입니다. 예수는 항상 공생애의 원칙과 기본의 자리에 아주 분명하게 서 계셨습니다. 공생애의 시작 메시지인 ‘복음을 전파하고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셨습니다. (마 4:17) 그리고 모든 제자들이 다 떠나갔지만 십자가를 지시기까지 그 길만을 오롯이 지켜나가셨습니다. 그러기에 그는 복음의 원칙과 기본이 흔들리지 않고 가셨던 바로 그 자리에서 부활의 생명으로 나타나셨습니다. 우리에게 그리 살라고 인간의 몸을 입고 오셔서 그 자리와 길을 직접 보여주셨습니다. 그러나 제자들도 우리들도 그리 살기란 만만치 않습니다. 그러나 그리 살아야 할 길이 제자도(막 8:34)이기에 적어도 그리 살려고 몸부림만은 끊김 없이 쳐야 합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나침반을 무척 좋아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어떤 상황이나 현실에서도 나침판의 바늘은 파르르 떨며 북극을 가리킵니다. 이것도 나침판의 기본과 원칙입니다. 떨림이 없는 그래서 방향을 못 찾는 나침판이라면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고장 난 나침판입니다. 항상 파르르 떠는 그 떨림 그리고 결국에는 방향을 찾아가는 순간들이 너무나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우리들도 비록 그리 살지는 못할지라도 예수님을 따라 살고 싶은 그 떨림이 항상 파르르 살아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언제 어디서나, 어떤 상황이나 현실에서도(반복) 항상 예수를 향한 방향성만큼은 잃지 말아야 합니다. 운전할 때도 약간의 핸들 움직임은 직진하는데 아무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이것을 ‘유격’이라고 합니다. ‘삶의 유격’ 또한 존재합니다. 좌우로 약간은 움직여도 방향을 잃지 않는 ‘인생의 유격’ 말입니다. 예수가 부르신 사역의 삶의 자리(CALLING)에서 소명의 열정을 갖고 파르르 떠는 떨림으로 원칙과 기본을 잃지 않고 항상 하나님 나라를 가리키며 사는 우리들이 될 때, 적어도 인생의 유격이 있더라도, 아니 그 유격을 가끔은 벗어날지라도 어느 자리에서든지 그렇게 살려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려는 끈을 놓치지만 않는다면 내 안에, 가정 안에, 교회 안에, 공동체 안에, 세상 안에 하나님 나라의 열매들이 성령의 역사로 눈에 보이게 손으로 만져지게 ‘여호와의 행적’으로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우리들은 작은 예수(SMALL CHRIST)요 걸어 다니는 교회(WALKING CHURCH)이기에 세상은 이런 우리를 통하여 예수를 봅니다. 2년여 넘게 코로나의 긴 터널을 지나 평상의 일상으로 조금씩  돌아가는 즈음, 자칫 흔들릴 수도 흐려질 수도 흩트려질 수도 있는 예수쟁이들의 기본과 원칙을 5월 가정의 달에 공동체의 달에 다시 한번 자리매김해 봅니다.

pastor.eun@gmail.com

05.07.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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