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녕 사모 (뉴저지복음장로교회)
결혼할 때 남편은 분명코 박사 학위를 끝내고 대학교로 돌아가 교수로 학원 선교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교수를 하더라도 교회를 모르면 안된다는 그의 이유를 따라 시한부로 잠시 목회의 길에 발을 디디게 되었지요. 그렇게 하여 얼떨결에 그저 싫다고 막무가내로 반대하는 나를 끌고서 한인교회를 담임하게 되었습니다. 반항으로 시작된 목사 사모의 길이었습니다. 그래도 남편에 대한 사랑은 회의에 넘치는 반항심을 충성스레 누르고 “나는 죽고 그리스도만”을 철저히 순종하도록 나를 붙들어 앉혔습니다. 수많은 시간을 회의, 반항, 분노, 정죄로 다람쥐 쳇바퀴 돌 듯 고통스레 지나갔습니다.
꼭 목회만이 하나님의 일인가? 왜 본래 뜻하던 학원 선교로 돌아가던지, 신학교에 가서 가르치던지… 가르치는 은사를 알맞는 곳에 쓰면 안되는가? 설득도 해보고 “이혼한다, 죽는다, 한국으로 가버리겠다…” 막무가내로 협박해도 남편은 듣는지 마는지 자기 소명대로 이민목회 벌써 36년째 들어섭니다. 그런데 정작 사명 받은 그는 말씀 준비하는 것만으로도 벅차 다른 것은 신경을 끄는 바람에, 사명 없다고 원망하고 불평하는 내가 오히려 죽기로 교회를 섬겼습니다. 얼마나 아이러니인지요. 그대로 혼자 버려두면 교회가 문을 닫을 것 같은 두려움 반, 주님이 부어주신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을 배반하지 못한 탓이었습니다. 불타는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잃어버린 영혼을 찾아 전도하고 저들을 챙겨주는 것이 온 몸에 배어있어 작은 이민 개척교회 5개를 안 해본 것이 없이 대단히도 섬겼습니다.
순복해도 힘든데 반항으로 시작된 나의 사모 길은 당연히 가시밭길이었습니다. 쨍쨍한 날에 100년간을 방주를 짓는 노아… 가족을 설득한 것도 아니고 자신이 사명을 받고 막무가내로 따라 줄 것으로 믿고 혼자 달려간 무심하고 무정해 뵈는 노아… 그럼에도 타의 반 쫒아갔어도 특별히 구원받고 은총을 누리게 된 노아의 가족들입니다. 이제 36여년을 뒤돌아보니 우리 가족과 너무나 똑 같습니다. 힘겨워 투덜대면서도 자신을 쳐 복종시키는 엄마를 따라 아빠를 세워가며, 자신을 믿음으로 무장하며 온 가족을 주님의 은혜의 날개 안으로 모으는 것을 따라준 기특한 세 아이들입니다. 미래에 세 아이들이 결혼하여 며느리들도 합류하면 노아처럼 8명의 노아 방주의 용사들입니다. 하나님의 역사는 참으로 오묘하니 우리 8식구를 주님의 가족 선교팀으로 쓰시려고 그토록 많은 일들을 이민 교회와 더불어 지나가게 하셨는가 봅니다.
사랑하는 주님! 무지하여 이치를 굽게 한 제가 무슨 할 말이 있습니까? 나의 중심을 아시는 주께서 말씀으로 사랑하는 종의 우리 내외를 훈련하시고 온 가족을 여기까지 데리고 오셨습니다. 우리 온 가족이 한 마음으로 많은 사람들을 주님께로 인도해내는 구원의 방주 짓는 일을 잘 감당하도록 세워주시고 인도하소서! 서로가 뜨거운 가족사랑으로 서로 세워주며 끝까지 잘 달려가는 믿음 가족으로 축복하소서! 이 땅의 많은 주님의 백성들의 가정들이 “오직 나와 내 집은 여호와를 섬기겠노라” 담대히 여호수아처럼 선포하고 승리케 하소서! 주님의 무궁한 지혜와 인자하심을 찬양하고 감격합니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