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칼럼

땀이 흘러야 맛보는 기쁨

이희녕 사모 (뉴저지복음장로교회)

“땅은 너로 인하여 저주를 받고 종신토록 수고하여야 그 소산을 먹으리라. 땅이 네게 가시덤불과 엉겅퀴를 낼 것이라. 너희의 먹을 것은 밭의 채소인즉 네가 얼굴에 땀이 흘러야 식물을 먹고 필경은 흙으로 돌아가리니 그 속에서 네가 취함을 입었음이라”(창3:17-19).

얼핏 들으면 잘못하고 호되게 회초리 맞고 서있는 아이모습이 연상됩니다. 허나 아이를 징계하는 아버지의 목적이 야단치는 것에 있다기보다는 자식을 사람 만들어보려는 사랑의 매입니다. 철들게 하려는 아버지의 아픈 사랑입니다. 가장의 책임을 떠밀어내고 변명에 급급한 못난 모습의 아담을 책임감이 강한 리더로서의 가장의 자리를 회복시키기 위해 주신 하나님의 처방입니다. 땅이 저주받아 가시덤불과 엉겅퀴를 내는 바람에 가족을 먹여 살리는 일이 힘겨워졌습니다. 땀을 흘리고 수고를 해야 가족을 먹여 살리는 책임을 해낼 수 있습니다.

큰 아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방학 때 아르바이트를 꼭하겠다고 졸랐습니다. 여름 내내 에어컨이 고장난 고물 자동차를 몰고 다니며 피자가게에서 피자 배달을 했습니다. 돈이 생기기가 무섭게 쓰기에 바쁘던 녀석이 수고한 것에 비하면 쥐꼬리만한 수당을 받고난 후부터는 도무지 그 주머니에서 돈이 나오지를 않습니다. “에어컨이 안나와서 어떻게 해. 힘들지 않니?” 그만두라고 할까봐서 괜찮다고 할 만하다더니… 여름이 지나서야 차 안이 피자오븐보다 더 뜨거운 적도 많았다고 고백해 가난한 목사님을 아빠로 두어 뭐 하나 제대로 못해준 죄스러운 마음에 마음이 무척이나 아팠었습니다. 고생이 약이 되었는지 여전히 일을 열심히 해 직장에서 중요한 일을 맡고 기쁨으로 열공하는 모습이 보기 좋고 고맙습니다.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며 즐기는 모습을 하나님께서도 얼마나 대견스럽고 기뻐하실 것을 생각하니 그저 감사합니다. 땀은 흘러도 기뻐하며 열심히 일함이 큰 아이의 분복이라 여겨집니다. 자신이 기쁨으로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하나님이 주시는 일복임을 보며 모든 우리 2세들은 이 땅에서 자신이 기쁨으로 열공할 수 있는 일을 찾아주시길 축복하며 간절히 기도합니다.

땀 흘리는 수고가 인생에게 명약이 됩니다. “이제부터 아무 일도 하지 말고 쉬십시오”하고 그야말로 손끝 하나 움직일 필요가 없게 되었다고 가정해보십시다. 바삐 쫓기다 갖는 휴가의 맛은 기가 막힙니다. 하나 아무 일도 하지 말고 주는 것 먹고 자고 매일 놀게 되면 과연 나는 행복할까 생각해봅니다. 먹고 자는 동물과 같은 삶의 무료함을 감당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습니다. 사람은 보람에 삽니다. 직장은 은퇴를 하여도 보람있는 인생에는 은퇴가 없습니다. 이웃을 위한 일은 마음만 먹고 세상을 둘러보면 주위에 내 손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사방에 널려 있습니다. 주님께서 부르시는 순간까지 나에게 되돌려줄 수 없는 남을 위해 수고할 때 주어지는 그 생의 깊은 만족감은 이 세상 어느 것과 비교할 수 없습니다. 땀 흘려 수고를 할 때 삶의 소중함을 톡톡히 배우게 됩니다. 땀 흘려서 열매를 얻을 때 말할 수 없는 기쁨을 맛봅니다. 기쁨을 주는 일거리주신 하나님을 감사하게 됩니다.

종신토록 주의 일을 위해 전심으로 헌신하는 자에게 돌아오는 상은 섬겨준 이들의 삶 가운데 무르익어가는 생명의 열매입니다. 육신은 흙으로 필경 돌아가도 수고로이 심은 예수님의 영생의 복음의 씨앗은 심은 이들의 삶 속에 복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이러한 영원한 상을 내 것으로 누릴 수 있는 복된 기회는 땀 흘려 섬기는 자에게 언제나 활짝 열려 있습니다. ▲이메일: heenlee5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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