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잘 해야 합니다

곽덕근 목사 (은혜와평강교회 담임)
곽덕근 목사

(은혜와평강교회 담임)

목회를 30년 이상 하다 보니 다양한 목사님들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그 중에는 본인이 개척한 교회에서 평생 목회를 하고 은퇴하신 존경스런 목사님들도 있습니다. 본인이 개척은 하지 않았더라고 부임한 교회에서 20년 이상을 목회하고 계시는 귀하신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에 비하면 나는 미국의 동서남북을 골고루 섭력한(?) 아주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 목사입니다. 

내가 한국에서 목사 안수를 받고 부목사로 사역하다가 신학공부를 더 하고 싶어 미국 유학을 결심하고 처음 도착한 곳이 동부 버지니아의 Lynchburg에 있는 리버티 신학교입니다. 그곳에서 신학석사(Th.M)를 마칠 즈음에 한국에서 IMF 사태가 터졌습니다. 그래서 박사 과정을 이어서 하지 못하고 급히 목회지를 찾았는데, 그곳이 바로 서부 캘리포니아의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상항중앙장로교회였습니다. 그곳에서 4년 반 정도 부목사로 사역하고 있을 때 신학대학원 은사이신 심창섭 교수님이 중부 지역인 시카고에 있는 갈보리교회 담임목사로 가시면서 함께 사역하자는 연락을 주셔서 시카고로 사역지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우리 가족은 이삿짐은 부치고 자동차로 4박 5일 동안 운전해 가면서 제 아내에게 농담 삼아 “이제 남쪽으로만 가면, 미국 동서남북 모든 지역에서 살아 보겠네”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로부터 2년 반 후에 나는 나의 말한 대로 남쪽에 있는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담임목회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멤피스에서 7년 쯤 사역하였을 때, 아내는 “아파트는 너무 오래 살았으니, 이제는 텃밭을 가꿀 수 있는 마당이 있는 하우스에서 살아봤으면 좋겠네”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나서 반년 쯤 지났을 때 하나님께서는 LA 지역에 있는 지금의 은혜와평강교회로 사역지를 옮겨 주셨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앞뒤로 널찍한 마당이 있는 사택이 있는 교회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내가 말한 대로 이루어주신 것입니다. 사택도 하우스는 하우스니까요. 그 때 우리 부부는 말을 정말 잘 해야 한다는 것을 몸소 느꼈습니다.

저의 큰딸 글로리아(Gloria)가 8살 때입니다. 하루는 자기는 커서 의사가 되겠다는 겁니다. 왜 의사가 되려느냐 했더니 자기는 의사가 되어서 아빠가 선교 다닐 때, 자기도 따라 다니겠다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그 어린아이의 말을 들으시고 얼마나 기뻐하셨을까요? 큰딸은 내년 6월이면 레지던트를 마치고 안과 전문의가 됩니다. 하나님께서 글로리아의 말을 들으시고 기뻐하시는 뜻대로 행하신 것입니다. 

우리는 말을 잘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성경은 하나님께서 우리의 말을 들으시고 그대로 행하신다고 말씀하기 때문입니다. 민수기 14장에 보면 가나안 땅을 눈앞에 둔 이스라엘 백성들은 열 명의 정탐꾼들의 부정적인 보고를 듣고는 밤새도록 통곡하고 원망하며 “우리가 이 광야에서 죽었으면 좋았을 것을...” 하며 다시 애굽으로 돌아가자고 말합니다. 하나님은 그들의 원망하는 소리를 들으시고 “너희 말이 내 귀에 들린 대로 내가 너희에게 행하리라”(28절)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맹세까지 하시며 내가 반드시 이 악한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 광야에서 죽게 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처럼 하나님께서 우리가 하는 말을 들으시고 그대로 행하시는 것을 안다면 우리는 정말 말을 잘 해야 합니다. 모든 부정적인 말을 버리고 사랑의 말, 믿음의 말, 축복의 말, 긍정적인 말만을 해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말을 듣고 그대로 행하시는 것은 우리의 기도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마태복음 8장에 보면 한 나병환자가 예수님 앞에 나아와 절하며 “주여 원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나이다”(2절)라고 구합니다. 그의 말을 들은 예수님은 “내가 원하노니 깨끗함을 받으라”고 말씀하시며 그를 깨끗케 하여 주셨습니다(3절). 예수님은 그 나병환자가 간구한 것을 들으시고 그대로 응답해 주신 것입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셨을 때에, 그의 한 편에는 자기 죄로 인해 십자가 형을 받게 된 강도가 있었습니다. 그는 마지막 순간에 “예수여 당신의 나라에 임하실 때에 나를 기억하소서”라고 구합니다. 그러자 예수님은 “내가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의 말을 듣고 그대로 응답하신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의 기도 언어가 중요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고 가장 좋은 것으로 응답하시는 것을 믿음으로 기도하고 또 감사함으로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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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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