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장로교회)
한국 뉴스를 보다가 혼자 피식 웃는 일이 있었습니다. 지나다 나를 본 아내가 왜 웃냐고 묻습니다. “그냥, 뉴스 보다가 ...”라고 얼버무리고 말았지만 부끄러운 일이라 말을 안 했습니다. 상황은 이랬습니다. 모국의 국회에서 어떤 안건을 상정하고 표결을 진행했는데 부결되었다는 것입니다. 웃은 이유는 이 결과가 아니었습니다. 이 표결에 무효표가 나왔는데, 한문으로 ‘가’표기를 했는데 틀린 글자였다는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표기를 잘못해서 ‘가’를 표기해 상대 표로 계산되는 일도 있었다는 것입니다. 어느 정당을 지지하거나 안건을 옹호하려고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닙니다. 한 나라의 최고 입법부인 국회에서 국회의원이 ‘가부(可否)’ 표기를 못해서(실수였다 치더라도) 국가의 향방에 영향을 끼치는 일이 발생한다면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어 실소를 한 것입니다. 이런 일들이 아직도 일어나고 있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더 재미난 일은 이런 웃픈(웃기면서 슬프다) 사연을 연일 시사프로그램들은 그 이유를 풀어내느라 열을 올리고 있는 것입니다. 문득 이런 조크가 생각났습니다. 어느 목사님이 세례식을 앞두고 문답식을 진행했습니다. 할머니 한 분에게 물었습니다. “할머니, 예수님이 누구 죄 때문에 돌아가셨죠?” 아마도 목사님은 가장 쉽게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이려니 하는 맘에 한 질문인 듯합니다. 그런데 기대하던 대답이 아니라 예상치 못한 대답이 나온 것입니다. 한참을 고민하시던 할머니 왈 “며느리 죄 때문”이라고 대답을 하시는 겁니다. 목사님은 ‘내 죄’가 나올 줄 알고 계셨다가 생각이 빛나가자 다시 물었습니다. “왜, 며느리 죄 때문인가요?” 그러자 할머니는 “며느리가 항상 기도 때마다, 말마다 내 죄 때문에 돌아가신 예수님, 이라고 허니께 내가 그리 안거제 어찌 알겠노?”하시는 겁니다. 덧붙여 “우리 며느리가 뭔 죄를 그리 많이 지었는지 몰라도 예수님이 다 용서해 주셨다니 고마운 일이제”하시더랍니다. 기억해야 합니다. 답을 알고 있었다 해도 틀리면 무효가 됩니다. 실수로 잘 못 표기했노라 볼멘소리를 해도 자신과 함께하는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약점이 될 수 있습니다. 성경에 베드로 사도는 “그리스도를 주로 삼고 사는 사람들은 소망에 관하여 묻는 사람들에게 대답할 것을 항상 준비해야 한다”(벧전 3:15)고 말씀합니다. 나는 무엇을 대답할 수 있을까 고민해 봅니다. 내 지난 실수에 대하여 말하거나, 공과를 설명하라는 의미는 아닐 것입니다. 그것이 어떤 자리 어떤 대상이든지 내가 그리스도인으로 성도라 불리고 있다면, 누구든 나에게 당신이 가진 영생과 구원에 관하여 물을 때 심각하게 고민하거나 우왕좌왕 대답을 찾아 소란 떨다 틀리거나 실수하면 안 됩니다. 우리 주님도 기대하시고 성도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대답을 내놓을 수 있는 인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지 못하면 세상은 기다렸다는 듯 우리의 실수에 연일 열을 올리고 비난해대며, 나뿐만 아니라 우리의 머리 되시는 주님을 부끄럽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Word4u@gmail.com 08.17.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