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의 평안을 위한 길

한평우 목사 (로마한인교회)

북한에서는 걸핏하면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위협한다. 그러나 실제적으로는 교회가 불바다를 당하는 일이 빈번하다. 현재도 시커먼 연기와 함께 화염이 치솟는 교회도 있고 또한 시커먼 연기가 피어오르는데도 전혀 모르고 깊은 잠에 빠진 교회도 있다. 어떻게 하면 평안하게 목회할 수 있을 까는 이 시대 목회자들의 화두일 것이다. 나는 잘하고 있다고 방심하다가 당하는 경우도 많다. 전혀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말이다. 그러니 안심하면 안 되지 싶다. 일단 교회가 불바다가 되면 그 맹렬한 화염을 진압하기가 아주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

닉슨대통령의 선거참모였던 찰스콜슨(Charles W. Colson)은 자신이 미는 사람을 당선시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자신이 미는 사람을 반드시 당선시키고야 마는 선거 운동의 귀재였다고 한다. 그는 항상 두 권의 책을 금과옥조처럼 참고했는데, 하나는 손자병법이고 또 하나는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이었다고 한다. 오랜만에 군주론을 정독해보니 목회에도 활용할 부분이 많음을 인식하게 되었다. 요즈음은 말세라서 그런지 혼란한 정황에 놓여있는 교회가 많다.

며칠 전에 전화도 어느 목회자와 통화를 했다. 그는 미국에서 이민목회를 하다가 서울로 청빙돼 성도를 네 배나 부흥시킨 실력과 은혜가 있는 분이었다. 그러나 그는 요즈음 터줏대감 당회원이 은퇴 후에 원로장로를 시켜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문제를 만들어 교회가 불바다가 됐다고 한다.

사탄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른 봄에 시골의 논둑에 불을 붙이듯이 교회들을 불을 붙여대고 있다. 일단 교회가 이런 불바다에 함몰되면 이성은 사라지고 추측과 거짓, 소문과 미움이 활개를 친다. 그래서 우리의 부패한 본성이 크게 달구어지게 만든다. 그런데 이런 기간이 길어질수록 손해를 보는 사람은 당사자들은 물론이고, 전 교인들, 그리고 전도 받아야 할 대상들과 자신의 몸을 찢고 교회를 세워주신 주님이시다. 그리고 몇 년이 걸려 수습이 됐다 해도 그 상처가 완전히 아물게 되기까지는 또 수년이 걸리게 된다.

이런 치명적인 결과를 미리 방지하기 위해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목회자들은 심도 있게 읽어야 하지 않을 까 생각한다. 미리 예방차원에서 말이다. 교회문제는 아주 유치한 일로부터 야기되는 경우가 많다. 고로 처음에 지혜롭게 대처하면 금방 해결될 수 있는 문제를 방심함으로 불바다를 만드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목회자는 언제 찾아올지 모를 교회의 불바다를 미리 예방하기 위해서는 지혜롭고 강해져야 한다. 그리고 그런 정황을 꼼꼼히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

대부분의 교회문제는 약함으로부터 오지 싶다. 일개 나라도 약할 때는 주변에서 어렵게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러나 강한 대국을 향해 집적거린다던지 싸움을 걸어오는 나라는 없다. 세상의 힘의 법칙이나 영적 힘의 법칙도 비슷하지 싶다. 목회자가 영적으로 강해지지 않으면 그가 담임한 교회는 언제나 불바다가 될 수 있는 상황이 가까이 있음을 인지하고 정신을 차려야 한다.

마키아벨리는 자신의 나라 피렌체가 교황청과의 불편한 관계, 그리고 밀라노와 베네치아와의 경쟁 관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쳐야 하는 상황을 내다보았다. 그리고 이웃나라들과의 피곤한 관계설정에 고심해야 하는 극한 상황에서 군주론을 썼다. 강한 국가를 만들어야하고 그러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이다.

가장 현명한 방법은 교회가 불바다가 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길이다. 그러기 위해 목회자는 영적으로나 지식적으로 항상 깨어있어야 한다. 교회는 포도원을 허물려는 작은 여우가 호시탐탐 노리는 대상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목회자는 비무장지대를 지키는 전사처럼 항상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어야 한다. 교회를 불바다로 만들려는 영적 무리들을 감시하고 퇴치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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