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사는 나라, 거룩한 나라

-분열과 회복, 기도의 영성, 이기는 싸움
전남수 목사

잘사는 조국

매년 여름이면 한국을 방문한다. 대략 두 주간을 방문하면서, 집회와 세미나 그리고 교회에 필요한 물자수입을 하게 된다. 금년에도 7월말부터 2주간을 방문하게 되었다. 한국은 매년 모든 것이 편리하고 잘 사는 것처럼 보여진다. 시골의 군 면 단위의 마을을 가보아도 얼마나 경지정리와 환경에 신경을 썼는지, 선진국의 웬만한 관광지처럼 잘 꾸며 놓았다. 그렇게 도시와 농어촌 구별 없이 이젠 대한민국이 잘 사는 나라가 되었다. 

식당 같은 곳을 가보면, 맛집으로 소문난 곳곳마다 도시의 경계를 넘어 그 뜨거운 뙤약볕에서도 줄을 서서 소문난 그 음식을 먹겠다고 찾아오는 것을 본다. 오리고기를 먹겠다고 산 중턱으로 올라가는데, 여기에 무슨 식당이 있을까 싶었는데, 가보니 산중턱에 겨우 차를 세우고서는 표를 받아 기다릴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다. 해외여행도 활발하다. 인천과 김포공항뿐 아니라, 지방의 작은 공항들도 인근 동남아시아와 중국의 여행지들을 향해, 미국처럼 규모가 작은 비행기들을 운행하면서 관광의 절정을 지나고 있다. 정말 조국 대한민국이 잘 살게 된 게 확실하구나 싶었다. 

 

하늘문을 여는 나라

그러나 한편으로는 현재가 아닌 조국의 미래를 생각해보면 마음이 무거워짐을 느낀다. 개인과 가정과 나라와 민족의 미래는 오직 하늘에 달려있다. 하늘로부터 임하는 은혜와 믿음이 사람을 세우고, 그를 통해 하나님은 당신의 역사를 이루어 가신다. 사람이란, 신 불신을 막론하고 공통의 영적인 감각을 가지고 살아간다. 대부분 의 사람들이 입으로는 그 맛나는 맛집 음식을 먹으면서도 그 자리에서 나라와 민족을 걱정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음을 본다. 주변 열강들 속에서 구한말 같은 시대의 혼란함이 예견되는 것은 아닐지, 혹은 하나되지 못한 위정자들의 모습에 대한 장탄식이 저들 대화의 주제가 되는 것 같다. 

미국에서 자원조달을 위한 땅의 개발에 대한 의견은 두 가지로 대별된다. 한 가지는 앨 고어 같은 사람을 대표로 하는 기후환경까지 생각하는 환경론자들의 주장이다. 가급적 개발을 자제하면서, 땅을 그대로 보존하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의 학자들은 멕시코만의 기름이나 알라스카의 지하자원을 파내 쓰자는 것이다. 개발론의 관점이다. 그 개발론의 전제엔 적극적인 신앙관이 깔려있다. 꺼내고 파내어 쓰더라도 하나님께서 다른 대체 에너지를 준비해주셨을 것이라는 믿음의 생각과 판단이다. 미국 경제의 부흥에는 이런 개발론에 입각하여 세워진 정치지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일정부분 그 역할을 감당했던 것이다. 하나님이 모든 것을 예비하시고, 못하실 일 전혀 없는 하나님께서 자신들의 삶을 적극적으로 인도하신다는 생각이 바탕이 된 것이다. 믿음의 생각이 분명하다.    

 

하나님의 뜻-거룩한 나라

타국에서 대한민국을 바라보며 새벽마다 마치 다니엘처럼 조국을 향해서 기도드린다. 조국 대한민국에도 나라를 부강하게 할 믿음 있는 참 지도자들이 탄생하기를 기도한다. 동성애를 인권으로 끌고 간다든지, 교회와 신앙을 지키는 것과 반대되는 정치관이 힘을 얻는 그런 세력이 아니라 정말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백성을 사랑하는 위정자들이 나타나야 한다. 이를 통해서, 세상이 회복되는 것이다. 제대로 잘 사는 나라가 되는 것이다. 

하나님의 메시지는 우리가 잘 사는 나라를 이루는 것보다 거룩한 나라를 이루어가는 것이다. 물론, 참으로 하나님 앞에 거룩한 나라와 민족이 될 때, 그들을 축복하시는 하나님의 간섭 속에 그 복을 누리게 될 것이다. 조국 대한민국을 바라보며 가지는 소망은 잘사는 나라에 대한 기대보다는 하나님이 주시는 메시지 ‘거룩한 나라’에 대한 기대가 훨씬 더 간절하다.  

이를 위해서는 사람이 중요하다.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귀한 믿음의 지도자가 나오도록 기도한다. 조국 대한민국에 영적부흥이 일어나기를 소망한다. 무엇보다 하늘에서 단비가 내려야 한다. 하늘문이 열리고, 주의 은혜의 역사가 다시 나타나야 한다. 하늘에서 비가 내리지 않으면, 인생은 가뭄에 허덕이며 마침내 흉년과 기근에 이르게 될 것이다. 방황하다가 사람에게 매인 종이 되고 만다. 아버지 집을 떠난 둘째아들이 입에 돼지가 먹는 쥐엄열매도 먹지 못할 형편이 되는 것처럼, 현재 잘사는 것을 넘어서서 거룩한 나라를 꿈꾸는 백성이 되지 못할 때, 잘 산다는 것 자체가 우리에게 재앙이 될 수도 있다. 

 

하나되는 민족

한국을 방문하던 시기는 반일감정이 아주 격해져 있을 때였다. 이곳저곳에서 일본의 식민지 통치 중에 행한 잔혹한 일들을 젊은 사람들에게 전파하여 공유하기를 시작했다. 축구경기가 아님에도 일본을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기는 방법이나 목소리가 전혀 다르다는 데 있다. 

한편에서는 경제시험에 왜 역사책을 들고 나와서 점수가 나오겠느냐고 말한다. 다른 한편에서는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을 가리켜 친일파 혹은 토착왜구라는 말로 편가르기를 한다. 한국의 최고학부의 교수를 지내고 국정을 책임진 사람들과 가장 나라를 사랑한다는 이들이 서로 집안 싸움하기에 여념이 없는 것이다. 역사가 교훈하는 분열이라는 최고의 민족의 재앙에 대해서는 전무한 인식을 가진 것처럼 싸우기에 여념이 없다. 미국의 주 하나도 안 되는 작은 땅에서 이렇게 하나 되지 못하는 지도자들을 보면서 국민들은 절망하는 것이다.

 

현실은 영적문제

한반도의 여러 가지 얽히고설킨 문제들을 보면서, 다시금 눈을 들어 교회를 보게 된다. 교회가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민족의 지도자들을 키워냈던 모판의 역할을 했던 옛적 일들을 회상해본다. 그러나 현실의 한국 교회를 바라볼 때는 더욱 큰 회복을 위해 간절히 기도해야 함을 생각하게 된다. 

모든 현실의 문제는 영적문제이다. 영적인 문제는 교회생활의 온전함에서 시작된다. 그런데 대형교회와 특별한 사역을 위해 몸부림치는 소수의 교회를 제외하고는 대다수 목사님들의 목소리는 미래의 성장에 대해 부정적이다. 갈수록 쇠퇴해간다는 것이다. 모이기를 힘쓰라하신 주님의 말씀은 이런 때를 예견하셨는지 새로운 교회의 개척은 차치하고서라도 기존의 교회마저도, 특히 교육부서와 예배회집에 있어서 확실한 격감을 느끼게 된다. 예전의 중대형 교회에도 학생들의 숫자는 자꾸 줄어간다. 이것이 결국에는 교회 전반의 교육과 예배의 형식과 내용에도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다시 교회와 신앙이 회복되어 하늘문이 열려야 한다. 기도해야 한다. 예전에는 기도원, 삼각산, 북한산 등에서 나무뿌리를 잡고 밤을 새워 씨름하며 기도하는 성도들을 만나는 것이 어렵지 않던 한국교회였다. 그렇게 나무뿌리를 붙들고 흔들면서 기도했다. 목이 터져라 외쳤다. 국가 지도자들을 위해 밤을 새워 기도했다. 그러나 이젠 나의 사랑하는 조국에서는 이런 모습들이 사라지고 있다. 도시인근 기도의 처소들도 문을 닫고, 성도들도 세상과 다를 바 없이 비행기를 타더라도 인생을 맛을 즐기고 누리기에 여념이 없다.

 

이기는 싸움

이순신 장군 이야기들이 많이 회자된다. 그는 23전23승 전승을 했다. 이유는 무엇인가? 이기는 싸움을 했던 것이다. 친일파, 토착왜구, 기승전 북한, 온갖 이야기들이 있지만, 모두의 바램은 하나가 아니겠는가? 제발 우리나라가 승리하는 나라, 다시 외세에 굴복되지 않고 온전히 강건함을 지키는 나라가 아니겠는가? 어떻게 전승을 했을까? 답은 간단하다. 이기는 싸움만 하면 되는 것이다. 

교회가 이기는 길, 민족과 나라가 이기는 길이 무엇일까? 이김과 승리는 하나님이 주시는 것임을 먼저 잘 믿어야한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방법대로, 하나님 좋아하는 것 나도 좋아하고 그가 싫어하시는 것을 싫어함으로 하나님이 대신 싸워주실 때 승리가 있는 것이다. 우리 조국은 주께로 돌아가야 한다. 영적으로 다시 부흥의 불길이 타올라야 한다. 잘사는 나라보다 거룩한 나라가 되기에 힘써야 한다. 주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나라가 될 때, 나머지는 하나님이 책임져 주시는 것이다.

 

08.10.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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