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한인예수교장로회미주한인예수교장로회(KAPC) 제43회 정기총회가 지난 5월 21일부터 24일까지 3박4일간 힐튼호텔 LAX에서 개최돼 신임 총회장에 양수철 목사(가주노회, 에버그린선교교회)가 선출됐다(관련기사 1면). 양수철 신임 총회장을 만나 취임소감과 함께 총회와 개인적인 목회철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2세 목회자 양성, 북한교회 재건대비, 신학교건물재판 마무리, 은퇴연금제도 활성화
섬김의 목회...바른 신학 바탕위에 분쟁 없는 교회 지향
-총회장으로 당선되신 것을 축하드리며 당선 소감을 말씀해 주십시오.
첫째는, 두렵습니다. 미주 최대의 한인 교단을 저같이 부족한 사람이 이끌어가야 한다는 것은 사실 무거운 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당선될 때까지의 여정 속에서 하나님의 손길을 보았기 때문에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의지하고 담대하게 나아가려고 합니다.
사도행전 20장 24절을 보면, “내가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조차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고 사도 바울은 고백했는데, ‘생명보다 사명이 더 귀하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저에게 주어진 사명을 위하여 혼신의 힘을 다할 것입니다.
둘째는, 놀랍습니다. 대학교 때 학생회장이 일찍 결혼하게 되어 친구들이 모여서 축하파티를 했는데, 그 자리에서 나도 모르게 그 친구에게 “너는 정치지도자가 되라. 나는 종교지도자가 되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정말로 종교지도자가 된 것을 보면서 “너희 말이 내 귀에 들린 대로 내가 너희에게 행하리라”(민14:28)고 하신 하나님의 언약의 말씀이 떠올라 놀랐습니다.
-43회 총회를 맡으시면서 총회를 향한 비전과 계획은 무엇이신지요?
총회를 향한 비전과 계획이란 한 마디로 ‘가장 건실하고 하나님께로부터 칭찬을 받는 교단’을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의와 공의가 실현되는 교단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이번 총회의 주제를 “항상 정의와 공의를 행하게 하소서”(시106:3)로 정했던 것입니다. 사실 모든 문제는 법을 따르지 않고 질서를 지키지 않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총회에 산적해 있는 사안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먼저, 이 교단을 창립하신 어르신 분들이 많이 천국에 가셨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이 교단을 2세들에게 물려주기 위하여 2세 목회자들을 양성하고 그들을 바르게 훈련하는 일이 시급합니다. 그리고 목회자들의 지속적인 연장교육도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번 총회기간 동안 세 번의 세미나를 개최했습니다.
또 이번 총회에서도 안건이 상정되었듯이 통일된 후의 북한교회의 재건을 위하여 미리 방법과 인력을 준비하고, 재정을 확보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그래서 우리 교단에서는 금년에 선교본부장을 영입하고 좀 더 전략적인 선교에 박차를 가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번 회기년도 안에 총회직영 신학교 건물을 되찾는 재판도 끝내야 합니다. 또 목회자들의 은퇴 후에도 걱정 없이 편히 노년을 보낼 수 있는 은퇴연금제도도 활성화해야 합니다.
-목사님이 보시는 현재 한국 교계와 미주 교계에 대한 견해와 조언은 무엇인가요?
불완전한 인간들이 모여서 만든 단체나 기관에는 반드시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교회나 교계에도 문제점이 많다는 사실을 인정합니다. 그러나 교회와 교계에 문제가 있는 것은 본질에 충실하지 못하고 비본질적인 것에만 치우쳤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가 해서 할 일은 본질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그러면 교회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이것을 대답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이 질문의 핵심은 누가 주인이냐?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마태복음 16장 18절에서,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고 하셨는데, 그 말씀은 예수님께서 교회의 설립자이심을 밝히신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예수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주인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인간들이 교회의 주인 노릇을 하려는 데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재산분쟁 문제도 그렇고, 세습 문제도 그렇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잘못된 주인의식을 버리고 오직 종으로써 주님의 말씀에 순종해야 합니다. 그러면, 한 가지씩 모든 문제들이 해결될 줄로 믿습니다.
-평소에 갖고 계신 목회 철학은 어떤 것인가요?
머슴 목회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섬김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여우도 굴이 있고 공중의 새도 집이 있으되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도다”고 하시면서 섬기셨습니다.
로마서 15장 8절을 보면, “그리스도께서 하나님의 진실하심을 위하여 할례의 추종자(개역성경은 수종자로 되어있음)가 되셨다”고 했는데, 그 ‘수종자’라는 단어가 헬라어로 디아코노스, 즉 집사라는 단어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만왕의 왕으로 오셨지만 사실은 먼지를 일으키며 뛰어다니는 종처럼 섬기셨습니다. 그런데, 어찌 목사가 대접을 받으려고 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용어 가운데 ‘노블레스 오블리주’ 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보통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귀족의 의무라고 번역하지만 사실 노블레스는 수탉의 벼슬을 뜻하고, 오블리주는 암탉이 낳은 계란의 노른자를 뜻하는 프랑스어입니다. 그것은 닭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사명은 벼슬을 자랑함에 있지 않고 알을 낳아 인간에게 유익케 함이 있다는 뜻이지요.
목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명예를 자랑할 것이 아니라 알찬 인생이 되어야 합니다. 그것은 바로 섬김입니다. 그래서 저의 목회철학이 섬김입니다.
-목사님과 목사님 교회에 대해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희 교회는 1999년 11월 6일에 처음 예배를 드렸는데, 4명의 성도님들과 함께 시작했습니다. 그것도 60대 중반의 가정과 70대 가정 부부였습니다. 그러기에 요즘 젊은 목사님들은 꿈도 꾸지 못할 일이겠지만 ‘맨 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개척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사례비 받는 것은 고사하고 빌린 미국교회의 렌트비 내기가 어려워 3년 동안 풀타임으로 일하면서 목회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은혜로 교회가 점차 성장하면서 직장을 사임하고 지금은 목회만 전념하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는 수적으로는 큰 교회가 아니지만 자랑할 것이 참 많습니다. 그 중의 제일은 성도들의 인성이 너무나도 좋다는 점입니다. 지난 20년 우리 교회는 한 번도 분열이나 분쟁이 없었고, 당회를 하면서 얼굴을 붉힌 적도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하신 수많은 천국에 관한 비유들을 두 단어로 요약한다면 잔치와 상속입니다. 그만큼 천국은 기쁨과 즐거움이 충만한 낙원입니다.
그런데 교회는 그 천국의 지소(支所)입니다. 그러므로 교회에도 당연히 기쁨과 즐거움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본질적으로 문제가 있습니다. 따라서 신앙생활하시는 분들 가운데 교회에 가서 불평하고, 짜증내고, 다투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내가 정말로 바른 신앙생활을 하고 있나 돌아보시기를 바랍니다.
우리 교회는 편리가 아니라 진리를 위해 신앙생활하기 때문에 신학을 대단히 강조합니다. 왜냐하면 신학이 잘못되면 그 위에 건설된 신앙은 당연히 잘못되고 결국은 사상누각(沙上樓閣)처럼 붕괴되고 말기 때문입니다. 이단들을 보세요. 그들에게 열정이 없습니까? 헌신이 없습니까? 아니지요. 우리보다 훨씬 더 뜨겁고, 헌신도도 높습니다. 그러나 신학이 잘못되었기에 모든 것이 잘못됩니다. 따라서 바른 진리의 길을 가려면 바른 신학을 가져야 하는데 우리 교회는 그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정리: 이성자 기자>
06.01.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