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반(개신교나 천주교 계통 병원이 아닌) 정신과 병동에서 환자와 스태프들을 위한 기독교식 주일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허락받은 경우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적어도 텍사스에선 기록이 없다고 합니다. 약 일년전부터 정신과 병동의 환자들을 일주일에 두 차례 만나 그룹 세션을 인도하면서 성경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꾸준히 참석자가 늘면서 기독교인 환자들이 한결같이 주일에 예배를 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밝혀왔기에 그동안 기도하면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끊임없이 그러나 조용히 병원 측을 설득하는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마침내 채플린 디파트먼트, 소셜워커 디파트먼트, 정신과 병동원장, 전체 종합 병원장으로부터 올해 연말까지 약 3개월간의 실험적 허용을 인가받았습니다. 소식을 듣자 기쁘기도 했지만 두렵기도 했습니다.
예배 시간도 환자들의 집중도와 스태프들의 브레이크 시간, 환자 증세에 따른 격리된 층별 구조 때문에 20분씩 세 번을 연속적으로 드려야 하고, 디지털 장비나 기계는 반입할 수 없어서 초대교회 같은 아날로그식 예배의 핵심 요소만을 갖고 예배순서를 구성해야하는 부담이 있었습니다. 8월부터 시작되어 3개월 기간 동안 격주로 드리는 예배지만 찬송과 기도, 말씀과 축도의 극도로 심플한 예배 속에서 성령님의 임재를 통해 강력한 회개와 소망, 치유와 회복의 역사가 함께 나타나기를 간절히 기도하면서 첫 예배를 지난주에 드렸습니다. 자살 시도를 이미 수차례 했거나 우울증이 심해서 자살 충동을 늘 마음속에 지니고 사는 사람들을 위해, 이 무익한 종을 사용해 주시기를 간절히 바라며, 하나님께서 기뻐 받아주시는 예배가 되길 기원하였습니다.
환자들의 가장 공통적인 감정이 절망감과 좌절감인 관계로 소망에 관한 말씀을 전하였습니다. 역기능 가정에서 성장하거나 가정 폭력에 시달리다가 마약이나 알코올 중독에 빠진 사람들, 가까운 사람들에게서 성적 학대를 당한 사람들, 반복되는 결혼생활의 실패로 인해 삶의 의욕을 상실한 사람들, 광신적인 종교집단에서 세뇌를 당하고 영적인 상처를 받고 극도의 두려움과 불안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이 세상에서 어떤 희망도 찾을 수 없을지라도, 잃어버린 한 마리의 양을 찾아가는 목자의 마음으로 당신을 찾고 계신 주님에게서 우리는 참된 소망을 발견할 수 있다는 10분 정도의 짧은 말씀을 전하였습니다.
세 번에 걸쳐 층별로 나누어 드린, 세상에서 드린 예배 중 가장 짧은 예배였고, 가장 초라하고 작은 방에서 드린 예배였으며, 악기도 반주도 영상도 없이 육성으로 찬송하고 강대상도 없이 그냥 서서 말씀을 전하였지만, 그 초롱초롱한 눈빛들은 얼마나 저들이 복음에 하나님의 말씀에 굶주려 있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난생 처음 기독교인 예배에 참석했다는 어느 무슬림 환자는 그동안 성경공부를 하는 그룹모임에 들어와서 시비를 걸고 비난을 했던 일들을 사과하며 사람들 앞에서 예상치 못한 놀라운 간증까지 하였습니다. 지난 시간에 우울증에 대해 공부하면서 성경구절과 기도문을 적힌 교재를 참석한 환자들에게 나눠주었었는데, 그날 역시 궤변을 늘어놓으면서 수업을 방해하다가 중간에 나가버렸던 기억이 났습니다. 평소 우울증으로 약까지 복용하고 있었지만 그로 인해 불면증이 심해져서 잠을 자지 못해 괴로워하고 있다가 수업시간에 나눠준 성경구절을 읽고 기도문을 따라한 후 잠을 청했는데 아침까지 처음으로 숙면을 취할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아마도 하나님께서 자기 기도를 들어주신 것 같다고 하였습니다. 그렇게 말하는데 두 눈에서는 눈물이 주르르 흘려 내렸습니다. 그 간증을 들은 환자들이 자발적으로 다가가서 안아주며 같이 울었습니다. 성령님께서 환자들을 불쌍히 여기시고 그 마음을 만져주시고 은혜를 주신 것 같았습니다. 사실 정신질환을 겪는 환자들이라 예배를 온전히 드릴 수 있을까 조금은 걱정했지만 그것은 저의 믿음이 부족한 탓이었음을 알았습니다. 시작은 미약하지만 소중한 한 영혼 한 영혼들이 생명의 말씀을 통해 예배를 통해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나고 몸과 마음과 영혼이 다 치유되고 회복되는 구원의 역사가 계속해서 일어나기를 기원해 봅니다.
tdspark@gmail.com
08.23.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