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보험자 한인 동포와 미국의 사회복지


요즘은 거꾸로 한국에 사는 분들은 모두가 국가건강보험에 가입이 되어 있어서 각종 의료혜택을 받고 있지만, 미국에 사는 한인동포나 유학생들의 경우 아직도 많은 분들이 건강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채 의료사각지대에서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바마케어가 시작된 후 미국의 모든 거주자들이 의료보험을 강제로 가입하도록 벌금제까지 도입하며 강력한 추진책을 펼쳤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강제 조항이 철회되고 다시금 무보험자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통계가 나오고 있습니다. 건강보험에 가장 민감한 계층은 사실 65세 이상의 노년층으로 보험료와 의료비 지출이 생계비 지출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만 65세가 되는 달부터 저렴한 비용에 소위 메디케어라는 국가건강보험이 모든 병원비와 의사비를 지출하며 다만 처방약과 같은 보조보험만을 별도로 가입토록 함으로써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해주고 있습니다. 물론 저소득층이나 빈곤층 가족들에게는 연방정부의 메디케이드나 각 주정부별 특별 보험지원 방안이 있어서 돕고 있습니다.

일전에 응급실에서 연락이 와서 내려가 보니 영어가 아직 불편한 한인 청년이 낙상을 해서 허리를 다친 채 실려 와서 응급조치를 받고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때 조기유학을 왔고 누이와 함께 자취를 하며 커뮤니티칼리지에 진학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18세의 한인 청년이었습니다. 대학 입학허가를 받지 못한 상황이라 학생의료보험도 없었고 큰 사고를 당해 병원에 실려 왔지만 거듭되는 각종 첨단 검사비용과 수술비용 등이 걱정되어 수술동의서에 서명을 못하고 눈물만 글썽이고 있었습니다. 누이가 한국에 계신 부모님께 전화연락을 했지만, 하시던 사업도 문을 닫게 되고 미국에도 들어오실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하면서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일단 환자와 가족을 진정시키고 위로해주면서 마음의 평강을 위해 같이 기도를 하였습니다. 한국에서는 교회도 다니며 신앙생활을 했다는 말을 하며 미국에 와서 공부하면서 주말에도 아르바이트 일을 해서 신앙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울먹였습니다. 마음속에는 두려움과 죄책감이 가득했고 육신의 고통과 함께 경제적인 어려움까지 예상되면서 좌절하는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자비로우신 하나님의 도우심을 믿고 시급한 치료를 위해 일단 검사와 수술을 받겠다는 동의서에 서명하도록 도왔습니다. 담당 간호사 및 의사에게 상태를 묻고 사회복지사와 케이스 매니저와 면담을 해서 환자와 가족의 상황을 말해주고 조언을 구했습니다.

짐작하신대로 환자는 미국도 한국의 경우처럼 원무과에서 와서 입원수속을 하면서 보험이 없으면 현금으로 수술비를 납부해야 수술을 해주는 줄 알고 걱정하고 두려워하였지만, 미국의 모든 종합병원은 응급환자의 경우, 보험유무와 체재신분에 관계없이 일단 수술동의서만 받으면 필요한 모든 조처와 수술을 해주며 퇴원 전에 보험이 없는 환자의 경우, 일차로 연방정부나 주정부 혹은 카운티와 시정부에서 지원을 받아 입원과 수술비용을 커버하도록 노력하며, 그게 불가능할 경우는 환자나 가족들과 상의하여 감당할 수 있는 매월 일정액을 정기적으로 지불할 수 있도록 월부금납부계약을 작성하고 퇴원조치를 시킵니다. 그래서 이 한인 청년은 거의 6만여 불이나 되는 수술을 보험도 없이 잘 받고 물리치료까지 받은 후 Rehab Center까지 소개받아 단 1불도 내지 않고 퇴원할 수 있었습니다. 환자 본인과 누이 남매는 병원에 있는 동안 대부분이 기독교인인 스태프들의 극진한 간호와 돌봄을 받으며 하나님의 사랑에 다시  한번 감사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인근 한인교회에 다시 출석하고 있다는 누이의 소식과 많이 회복되어서 혼자 집 근처를 산책도 하기 시작했다는 이메일을 받고 저 역시 좋으신 하나님을 찬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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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2.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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